요즈음 보면 자신이라는 개체가 가지는 존재의미를 고민하는 물건들이 꽤 많은 모양이다.
장기백업을 위한 클론으로 만들어져 결국 본래의 자신을 살해하는 '아일랜드'의 주인공이나 연성한 혼을 갑옷에 구속시켜 살아가는 '강철의 연금술사'에서의 동생 알. 잃어버린 기억에 괴로워했지만 그 잃어버린 기억마저도 조작된 기억이었다는 설정의 특뇌연구소 피험체 마이, 아야 코바야시 자매. 연방군을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그들에 감화되어 만든 주인을 파괴하는 인조인간 W17(이상 SRW OG2) 등등.
그들의 공통점은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의 구성요소중의 하나. 특히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육체와 인간의 뇌 수준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감정논리회로구조. 몸은 비록 강철로 된 빈 갑옷일지언정 명백한 인간의 혼을 담고 있는 그릇. 육체자체는 인간이지만 그 기억의 알파에서 오메가 까지를 '싸그리' 수정당한 개체.
육체 자체도 다른 인간에 의해 창조되었고 자신의 기억은 미리 정해진 샘플중에서 랜덤하게 골라져 주입당한 클론.
어쨌던간에 모두는 '마음'을 갖고 있다. 조작당한 기억이든 창조당한 육체든, 결과적으로 모든 개체는 마음을 가져서 인간과는 다른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갖고 나는 과연 인간인가 하는 고민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사실 이전부터 정말 많이 생각해 왔던 게 '인간의 조건'이란 과연 무엇인가. 라는 것이다.
'인간같지 않은 인간들' 이 얼마든지 존재하는 이 인간쓰레기들 속에서 인간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원더프로젝트J의 피노키오나 인간을 위해 노력하고 결국에는 신비의 힘에 의해 인간을 뛰어넘은 에보류더가 되어 인간과 공존하는 인조인간 시시오 가이와 같이 인간이 아니었다가 모든 구성요소가 인간의 그것이 되는 경우도 있고 SRW A에서의 라미아처럼 인조인간 자체의 모습은 인정하면서도 그의 인격을 인간으로 인정해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일단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인간이 되었다는 점에는 이의를 달 수 없을 것이다.
그 말은, 그들이 인간이 되기위한 조건을 만족시켰다는 이야기이다.
굳이 자신이 인간인 이상에야 인간이 되기위한 노력을 할 필요가 없겠지만 인간이 아닌 개체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그를 위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인간의 육체를 고도로 구현한 동체에 비선형적 행동과 사고패턴을 가능하게 한 초고속 CPU를 장착한 개체와, 사고에 의해 온 몸을 쓸 수 없게 되어 뇌를 제외한 모든 기관을 인공기관으로 대체한 개체.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 유기체.
이 셋이 모두 같은 수준의 사고능력을 가지며 육체의 한계반응이 같다고 친다면 우리는 이 셋을 구분할 수 있나? 그걸 알려준다고 해서 1번이랑 3번은 인간이 아니고 2번은 인간이다라고 할 수 있겠는가?
무엇이 인간이고 무엇이 인간이 아닌가? 그들을 나누는 기준이 과연 너에게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하나? 뇌만 있으면 사람인 것인가?
뇌를 가진 개체와 똑같은 수준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느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그마한 단백질 덩어리 하나때문에 내가 인간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기에는 너무 부당하다 생각지 않는가?
사실 위에 언급한 세 개체는 모두 인간이 아닌 '인조인간' 이다.
그것도 맨 처음의 경우는 휴머노이드(Humanoid), 두 번째의 경우는 사이보그(Cyborg), 세 번째의 경우는 안드로이드(Android)라는 학술명마저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너는 고민했을거다. 셋 중에 어떤 게 인간일까.
답을 냈을 수도 있다. 그 말은 그 부류에 있어서만큼은 그 개체를 네가 인간으로서 인정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결론은 그 모두는 '인간' 이 아니라 '인조인간' 이라는거다.
인간중에도 인간같지 않은 놈들이 태반인데 인간이 아닌 개체중에는 또 인간같은 놈들이 수두룩하다. 인간의 조건이란 과연 무엇인가.
내 생각에 인간의 조건이란 '그 개체가 가진, 스스로 인간이고자 하는 치열하고 불꽃같은 의지' 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그 전에 나는 왜 그런 '상급종족'들이 인간같은 하등생물이 되기위해 자꾸 편입시험을 볼려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커다란 대전제(=난점)을 안고 있기는 하다.
불꽃같은 의지를 가져라.
- Posted
- Filed under 잡담
Comments List
난점의 풀이를 하자면...
상급종족이라 칭한 그놈들이 결국은 인간밑에서 일을 하니까... 겠지. =ㅅ=;;
그런데 "아일랜드"고 "강철의 연금술사"고 간에, 이런 작품들은 인간의 피조물들이자나...
이러한 작품을 만드는것도, 인조인간을 만드는것도 모두 인간의 입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창조자인 인간을 우성인자로 그려, 피조물들이 인간을 닮기를 원하는 것이겠지...
그것도 인간이 생각하는 밝은면의 인간을... 그래서 처음부터 고찰할 필요도 없는것 아닐까?
왜 인간을 닮기 원하는 걸까라는 맨 마지막의 의문은 의문이라기보다는 반어적표현이랄까.. 냉소적 표현이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조인간이던 진짜 인간이던 정말 인간이기 위해서 중요한 건 그 개체가 가진 존재성립에의 치열한 의지가 아닐까? 하는 거지.
불꽃남자!!! 내가 정말 좋아하는 단어중 하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