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돈을벌기 위해서는 취직을 하던지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좀 더 윤택한 생활을 얻기 위해서는 더 좋은 직장에 취직을 하던지 사업을 더 크게 벌릴 필요가 있다.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할려면 취직하기 전까지의 내 시간과 건강을 깎아서 나의 능력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겠고 사업을 더 크게 벌리고자 한다면 점점 늘어만가는, 망했을 때의 리스크를 감당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법정스님처럼 산에들어가 혼자 오두막 짓고 살 게 아닌이상 현대 자본주의 인간문명사회의 구성원으로 살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자아의 실현이고 궁극적 가치의 목표고뭐고 일단은 살아야되고 살기위해 일단은 점심끼니를 때울 돈과 오늘 몸을 누일 집이 있어야 한다.
하고싶은 일이 과학연구라 연구소에 들어갈려고 해도 마찬가지고 언론의 자유를 실현하고자 기자가 될 때도 마찬가지고 한국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기업을 경영해도 마찬가지고 영화감독이어도 마찬가지고 야구선수도 마찬가지고 축구선수도 마찬가지고 변태도 마찬가지고 정신병자도 마찬가지다.
돈이 필요하다. 자아의 실현 이전에 이 문명사회에서 나라는 존재를 어떻게든 지속시키기 위한 돈은 누가 됐던간에 필요하다.
나는 얼마전에 아는 사람을 통해서 일본인이 운영하는 기업의 취직자리를 소개받았다.
보수는 상당하지만, 문제는 10년이상 할 것이며 하는 일은 고기 자르는 일이란다.
고기 자르는 일이다.
사실, 고기를 자르는 '일' 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런 감상도, 편견도 없다. 그게 하찮은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도데체 몸밖에 쓸 게 없는 사람들밖에 하지 않을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게 내가 하고싶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내가 보기에 현대문명사회의일반인들은 '돈을 벌기위해' 취직을 하고 있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위해' 취직을 하는 것이 아닌.
다른인간들의 행위는 나에게 어떤 의미도 될 수 없지만 어쨌든 '대다수의 힘' 이란 것은 나의 정신세계를 압박하는 것이 사실이다.
풍요로운 미래란 무엇인가.
돈이 많은 미래.
돈이 많다는 것은 풍요로운 것인가?
내가 옆에서 돈많은 우리 사장님을 계속 보아왔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풍요로운 것은 아닌것 같지만.
난 요즘 혼란스럽다.
내가 정말 연구소에 들어가서 연구원이 되서 뭘 하고 싶길래 돈많이 주겠다는 직장을 일언지하에 거절해 버린 것일까. 그것은 단순히 고기 자르는 작업이 싫어서는 아니다.
이 미쳐버린 세상에서 연구원이 되서 뭘 토해낼려고 그런 것일까.
그냥 돈 많이 벌어서 40대에 은퇴해서 여생을 유유자적하게 살 수도 있는데 왜 그랬을까. 정말 나는 그렇게 연구원이 되기를 갈구하고 있었는가? 도데체 언제부터? 동기는? 목표는? 궁극적 귀결점은?
앞으로도 나에게는 이런 기회가 들어올 수 있다. 커넥션을 만들어 놓기만 하면 그 이후로는 여러가지 기회가 계속 흘러들어온다.
중요한 건 내가 그때마다 어떻게 반응 할 것인가. 자아실현을 위해서 계속 윤택한 미래를 거절 할 것인가. 그 전에 내게 자아라는게 있기는 한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윤택한 먼 미래와 눈앞의 -같지도 않은-자아실현.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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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는 인생사에 추구할만한 가치가 있는 4가지를 다음과 같이 꼽는다;
1.아르다 - 부 / 2.까마 - 행복 / 3.다르마 - 의무 / 4.목샤 - 해탈
돈이 있어 살고 행복이 있어 삶을 유지하며 의무가 있어 사람 구실을 하고 해탈이 있어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무튼 이건 인도 얘기고, 심리학적으로는 항상 뭔가 나은게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어떤 선택도 못하게 되어버린, 후회하기 싫어하는 인간형 콤플렉스 정도랄까. 자아실현은 그냥 같다 붙이기 편리한 개념일 뿐이고.. 동물은 왜 사는가를 물어봄도 좋겠다.
궁금한점은 얼마준다던고?
에.. 연구원이 되고 싶었던 거야?? 클리??
근데 어떤 연구원?;
넌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사상이 깨어있을까? 그리고 난 뭐하고 살았길래 아직도 하고싶은걸 못찾는건지...
이런글도 있는지 몰랐네. 너가 성균관대 문과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잊고있었다. 난 공대생인줄 알았지.. ㅡㅠㅡ
명동에서 와인숙성돼지갈비 먹고 자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