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
Friday February 1 |
Saturday February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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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wan Kim (KIAS) Overview of quantum information science I |
Jaewan Kim (KIAS) Overview of quantum information science II |
10:50~ |
Coffee break |
Coffee break |
11:00~12:00 |
Hai-Woong Lee (KAIST) Quantum Entanglement |
Soojoon Lee (Kyung Hee Univ.) Quantum Algorithms and Hidden Subgroup Problem I |
12:00 ~ 1:00 |
Lunch |
Photo & Lunch |
1:00 ~ 1:50 |
Hai-Woong Lee (KAIST) Quantum Optics for Quantum Information: Photon Added and Subtracted States |
Soojoon Lee (Kyung Hee Univ.) Quantum
Algorithms and Hidden Subgroup Problem II |
1:50 ~ 2:00 |
Coffee break |
Coffee break |
2:00 ~ 3:50 |
Soonchil
Lee (KAIST) Basic principles of quantum
computing |
Won-Young
Hwang (Chonnam Nat. Univ.) Realistic
explanation of quantum mechanics: de Broglie-Bohm theory |
3:50 ~ 4:00 |
Coffee break |
Coffee break |
4:00 ~ 6:00 |
Yoon Ho Kim (POSTECH) 양자광학/양자정보실험의
기초 |
Jinhyoung Lee (Hanyang Univ.) Quantum Nonlocality |
6:00 ~ |
Pizza & Discussi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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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
사 회) 안도열 박사님은 1983년도에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포항공대 교수를 역임하셨고 LG에서도 근무를 하셨습니다. 1996년부터는 서울시립대에서 교수직을 맡고 계십니다.
발 표) 오늘 제가 말씀드릴 것은 양자 정보 처리에 대한 것입니다. 잠시 과학의 역사를 살펴보면 물리학의 발전 과정에서 역사적 획을 그었던 사건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 번째가 17세기 초에 나온 뉴턴의 역학입니다. 그 다음으로 19세기 말 전자기 이론이 수립되었고, 마지막으로 1920년대 초에는 양자역학이라고 하는 물리학 법칙이 발견되었습니다.
기 술력이나 경제력이라는 측면에서 동서양을 비교해 보면 중세까지는 어느 정도 비슷한 정도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동양이 더 앞선 경우도 있었죠. 중요한 발명품인 종이나 화약, 나침반 등은 모두 동양에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동서양의 기술적인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17세기, 18세기입니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서양과 동양 사이의 경제력에 큰 차이가 생겨났던 것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당시 서양 사람들이 미적분을 할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동양에도 나름대로 우수한 수학체계가 있었지만 그것은 방정식을 푸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땅을 나눈다거나 이자를 계산한다든가 하는 것이죠. 반면에 미적분이라고 하는 것은 변화하는 양을 기술하는 것입니다. 움직이는 물체를 기술하는 수학인 것이죠. 이런 수학 체계가 있었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은 증기기관이나 내연기관 같은 동력기관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동서양이 갈라진 가장 큰 원인을 미적분학에서 찾고 있습니다.
두 번째 큰 사건은 19세기 말 전자기학의 발견입니다. 물론 고대부터 전기라는 존재에 대해서 알고는 있었죠. 호박같은 것을 문지르면 전기가 생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 특수한 형태의 쇠를 갖다놓으면 항상 일정한 방향을 가리킨다는 자기의 성질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전기를 쓰기 위해서는 전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만들지는 못했었죠. 그 전에도 볼타전지라는 것이 있어서 황산과 납을 이용해 극히 제한적인 용도로 전기를 쓸 수는 있었지만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것처럼 항상 일정한 크기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19세기 말 패러데이가 발전기를 발명하고 난 후의 일입니다. 20세기 우리 문명의 가장 큰 기본은 전기에 기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의 전기공학, 전자공학이 가능한 것은 전자기학이라는 물리학의 발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우리는 전자기학에 기초한 전기적인 문명의 혜택을 계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그 런데 역사라는 것은 항상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20세기 초에 양자역학이 발견되었거든요. 아주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은 뉴턴의 역학이나 맥스웰의 전자기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던 것이었습니다. 양자역학은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등장했습니다. 또 이 양자역학과는 반대되는 개념에서 상대성이론이 등장하였습니다. 아주 거시적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말이죠. 결국 20세기 초반에 물리학의 혁명이 두 차례나 일어났던 셈인데, 그 첫 번째는 아주 작은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설명해주는 양자 역학이고 두 번째는 아주 거시적인 세계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설명하는 상대성 이론입니다. 상대성이론을 이용해서 어떤 문명의 혜택을 받는다는 것은 아직 좀 이른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술력이 점차 발달하다보니까 아주 작은 세계에 있는 물건들은 만들 수도 있고, 제어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 작은 세계를 설명하는 양자역학은 마치 17세기의 고전역학이나 19세기말의 전자기학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시대로의 점프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입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볼 때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학문적인 체계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기술들이 발전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학문체계가 생기면 거기에 기초한 또 다른 기술이 생겨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금 양자역학이라고 하는 미시적인 세계에 잘 맞는 물리책을 갖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 다음 단계의 기술적인 도약이 생길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입니다.
오 늘날의 정보사회를 이루는 중요한 주체 중의 하나가 정보처리 기술입니다. 이 정보 처리 기술의 핵심은 많은 양의 정보를 더 빨리 처리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정보 처리 기술은 두 가지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그 하나는 정보를 빨리 처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탱해주는 것이 바로 반도체 산업입니다. 반도체 집적 회로에 들어가는 소자의 크기가 바로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단위면적에 집어넣을 수 있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죠. 반도체 소자의 크기는 60년대부터 약 18개월마다 절반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다시 이야기하면 18개월마다 저장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두 배씩 늘어났던 것이죠. 그래서 대략 2010년경이 되면 우리가 쓰고 있는 트랜지스터의 크기가 300 옴스트롱까지 줄어들게 됩니다. 지금 반도체 소자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하기 보다 고전적인 전자기학에 기초해서 설계한 소자들입니다. 그런데 300 옴스트롱보다 작아지면 그러한 기존의 설계에 의한 소자들에서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현상들이 일어날 수 있게 됩니다. 또 배선도 문제가 되죠. 금속의 저항은 그 폭에 반비례합니다. 가늘수록 저항은 더 커서 열이 발생하거든요. 반도체 소자가 작아지면서 더 많은 소자를 집적하려다 보니까 반도체 소자를 배선하는 선들이 가늘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항이 더 많이 생기고 열도 더 많이 생깁니다. 그래서 극단적인 경우에는 소자에 전기가 한번만 통해도 확 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그 배선을 금으로 만들다 보니까 정작 배선하는 비용 자체도 올라가거든요.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필요가 있는데,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을 가지고 집적화를 한다면 그 한계는 대략 200-300 옴스트롱이 될 것입니다. 지금 알고 있는 기술의 한계는 1테라 비트 정도입니다. 삼성에서 요새 256메가 D램을 양산한다고 하는데 그 4배가 1기가이고, 기가의 1000배가 1테라 비트입니다. 결국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의 1000배 정도까지의 집적화는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인류 문명의 역사를 인간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으로 변수화 시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만년 전에 우리 선배님들이 동굴에서 사실 때 셀 수 있는 숫자가 얼마까지였을까요? 옆동굴이랑 생선도 바꿔먹고 해야하니까 숫자 개념은 있었을 테죠. 제 생각에는 대략 자기 손가락 수 정도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옆의 사람 손가락까지 합해서 한 100개 정도까지는 셀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20만년 전에 인류문명은 100비트 정도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죠. 지금은 어떨까요? 현재 여러분들 PC들 대부분이 40기가 짜리 하드를 달아놓고 있을 텐데, 그 25배 정도면 1테라거든요.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1테라 비트 정도라고 해도 무방한 것이죠. 제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가 1979년인데, 공대 전체에 컴퓨터가 1대 있었습니다. 세콤이라는 컴퓨터였는데, 메인 메모리가 16킬로바이트였어요. 그래서 행렬문제를 풀 때 16×16정도 되면 못 풀었습니다. 지금부터 20년 전에는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이 1메가 바이트 정도 됐습니다. 20년 동안에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1메가 바이트에서 1테라바이트로 늘어난 것입니다. 100만배가 늘었죠. 그런데 20만년 전부터 20년 전까지는 10,000배 밖에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20년 뒤에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금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적어도 100만배 이상은 늘어나겠죠. 그렇게 되면 1테라바이트가 충분치가 않은 거죠. 이는 다시 말해서 앞으로 20년 후에는 적어도 지금의 100만배 이상 되는 정보처리 능력을 가져야만 지난 20년 동안 이루어왔던 기술적인 진보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여기서 멈추면 인류의 문명은 끝나는 겁니다. 계속 진보하려면 대안이 생겨나야 하는 것이구요.
지 금 우리가 알고 있는 실리콘 집적 회로의 한계에 해당하는 크기가 200-300 옴스트롱인데, 트랜지스터라는 기존의 관념에서 벗어나서 양자역학의 원리를 직접 사용해보고자 한다면 그것이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트랜지스터에서는 전류와 전압 같은 숫자만 알면 되지만 양자역학적인 체계에서는 그 숫자뿐만 아니라 벡터도 필요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양자소자라는 것은 그것이 가진 전류나 전기의 성질이 단순한 숫자가 아닌 벡터의 성질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벡터라고 하는 것은 크기뿐만 아니라 방향도 가지는 것이구요. 그 벡터적인 성질을 이용해서 정보처리를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숫자에 기초한 정보처리 방법과는 전혀 다른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양 자정보처리의 정의는 양자 역학적인 현상들을 이용해서 정보를 얻고 보내고 처리하는 과정을 총괄하는 새로운 학문체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는 수학, 전기, 전자, 화학, 물리학 등을 하시는 분들이 모두 총망라해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여태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이죠. 최근 이코노미스트지는 21세기를 이끌어갈 10대 기술 중의 하나로 양자정보처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퀀텀 컴퓨터를 들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그것을 선정한 근거는 이런 것입니다.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주요 국가의 연구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이 분야에 1995년도에 1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2000년에는 30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대부분의 돈은 NSA(National Security Agency)와 국방부에서 나온 것이구요. 일본은 올해 이 분야에 약 1000만 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유럽은 3개의 큰 네트워크가 있어서 일본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고, 오스트리아는 최근에 퀀텀 컴퓨터 센터를 세웠습니다. 이렇게 선진국들이 최근 5년 사이에 이 분야에 대해 30배 이상 연구비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물론 절대적인 연구비 규모로 볼 때는 그렇게 큰 수치는 아니죠. 하지만 한 분야에 대한 투자가 이렇게 증가했다는 것은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그 의미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는 역사적으로 볼 때 뉴턴이 이루어낸 기계공학이나 전자기학에 기초한 전자공학 이후에는 양자역학을 이용한 정보처리가 중요한 기술 혁명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깔려있습니다.
고 전적인 정보처리 과정을 보면 정보를 보내는 소스가 있습니다. 이것은 알파벳들의 집단이죠. 이들을 채널이라는 통신망을 통해서 목표지점에 보내서 거기서 다시 복원하는 것이 정보처리 과정입니다. 전화나 컴퓨터 모두 이에 해당하는 것이죠. 정보의 소스를 적당한 통신망을 통해 보내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보내는 것은 결국 0과 1로 처리되는 2개의 숫자입니다. 이 숫자의 조합에서 의해서 정보를 처리하게 됩니다.
그 런데 0이라고 하는 벡터는 크기와 위상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갖는 것입니다. 보통의 숫자 0과 1에는 그 두 가지 숫자밖에 없습니다. 0과 1을 아무리 조합시켜도 0과 1 밖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벡터는 두 개를 조합하는 방법에 따라 크기는 같더라도 무한히 많은 방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만약 정보를 이 방향에 저장할 수 있다면, 0과 1이라는 두 개의 벡터만 갖고도 저장할 수 있는 정보량은 엄청나게 많아집니다.
굉 장히 수학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 나오는 2페이지 정도만 아시면 퀀텀 컴퓨터 전체를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좀 설명하고 넘어가도록 하죠.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함수라는 것을 배웠었죠. X라는 독립변수가 있을 때 거기에 해당하는 숫자가 나오는 것이 바로 함수입니다. f(x)가 바로 그것이죠. 보통의 컴퓨터나 계산기가 하는 일은 X라는 값을 넣었을 때 f(x)라는 함수값을 계산해 주는 것입니다. 디지털을 쓰게 되면 그 함수값이 0또는 1이기 때문에 두 가지 경우밖에 없습니다. f(0)과 f(1)은 같은 값이거나 다른 값이겠죠. 제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이런 것입니다. 보통 계산기로 계산할 때 숫자를 하나 누르면 답이 하나 나옵니다. “Y는 X다”라는 함수에서 x에 1을 넣으면 1이 나오고 3을 넣으면 3이 나오는거죠. 그런데 어떤 사람이 굉장히 게을러서 두 개의 변수에 대한 값을 한번에 계산하고 싶었습니다. 즉 x가 1일 때와 3일 때를 한번에 계산하고 싶었던 것이죠.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제가 설명하는 것에서는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X라는 것이 하나의 벡터이고, Y라는 것도 하나의 벡터입니다. U라고 쓰여져 있는 것은 계산기가 해주는 일인데, 이 계산기가 처음에 앞에 있는 벡터는 그대로 놔두고 두 번째 벡터에 있는 변수 값을 Y와 f(x)에 exclusive 0이라는 값으로 바꿔줍니다. 이것은 이진법의 덧셈인데, 이것은 더한 다음에 2로 나누고 그 나머지를 쓰는 것입니다. 만약 Y가 0이면 0+0=0이고. 0+1=1이고, 1+0=1이고, 1+1=0 입니다. 그리고 0과 1이라는 두 개의 벡터를 더하면 새로운 벡터가 된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습니다. Y대신에 0이라는 벡터와 1이라는 벡터를 빼준 양을 넣으면 처음 X는 그대로 있고 Y는 0-1이라는 값으로 되죠. 그래서 이 식에 따르면 X는 그대로 있는데, Y=0일 때는 0과 f(x)값의 이상한 덧셈, 두 번째는 여기 1이 있으니까 1과 f(x)값의 이상한 덧셈이 됩니다. 이것을 exclusive 0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0과 f(x)의 덧셈과 1과 f(x)의 덧셈은 만약 f(x)값이 0이 되면 0+0=0이 되고, 1+0=1이 됩니다. 그래서 0-1로 그대로 있게 되죠. 반면에 f(x)값이 1이 되면 0+1=1이 되고, 1+1=0이 되죠. 그래서 1-0이 됩니다. 이 두 가지를 잘 보면 f(x)값이 0일 때는 0-1이고, f(x)값이 1일 때는 1-0이니까, f(x)값이 0일 때와 1일 때의 값의 차이는 부호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10은 1이죠. 그런데 -1이 한번 있으면 -1입니다. 이것은 마치 -1f(x)에서 0빼기를 해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한 것을 정리해보면, X는 그대로 놔두고 이러한 input을 얻을 때 Y대신에 0-1을 해줬더니 그 결과는 X는 그대로 있고, -1f(x)에 0을 붙여주는 것입니다. 항상 어떤 문제를 풀 때, 답은 대입해서 0이 나오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X에 0+1과 0-1이라는 특별한 값을 넣어봤습니다. 그랬더니 X가 0일 때 는 -1f(0)제곱이 되고, 뒤의 것은 -1f(1)제곱이 됩니다. 인수분해를 해보면 -1의 f(0)이 있고 -1의 f(1)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약속대로 계산을 한번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가 대입하는 값을 잘 고르기는 했습니다. 그런 특정한 값을 넣으면 f(1)의 값과 f(0)의 값이 한번에 나오는 것이죠. 계산이 무지 길어서 5만년이 걸린다고 할 때 2번 할 계산을 1번만 할 수 있겠죠. 이런 벡터를 두 개가 아니라 N개를 병렬로 쓴다면, 한번에 2n개의 계산을 한꺼번에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0과 1로 이루어진 하나의 벡터조합을 쓰면 2개의 계산을 한번에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벡터조합 2개를 쓰면 4개의 계산을 한번에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퀀텀 벡터라고 해서 큐빗이라고 합니다. 1큐빗을 쓰면 2개의 계산을 한번에 할 수 있습니다. 2개의 큐빗을 쓰면 4개의 계산을 할 수 있죠. 3개의 큐빗을 쓰면 8개를 한번에 할 수 있고, 4개를 쓰게 되면 16개를 한번에 할 수 있습니다.
Q) 10개를 쓰게 되면 1024배입니다. 이렇게 처리할 수 있다면 똑같은 하드웨어를 사용해도 1000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하드웨어를 늘리지 않더라도 처리방식만 바꾸면 1000배나 그 성능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인가요?
A) 예.
Q) 이런 수학적인 측면이 다 연구가 되어 있습니까? 아니면 지금부터 해야됩니까?
A) 해야 되죠. 이런 이야기가 처음 발견된 것이 1995년입니다. 물론 초보적인 것은 어느 정도 되어있지만 깊이 들어가는 것은 아직 안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Q) 오늘 방송에서 7만년 걸려 계산할 내용을 단 1초만에 계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금요일만 되면 그런 방송이 많이 나오는데, 그렇게 한번 나오고 나중에는 신문에도 안 나와요. 하여튼 그것과 비슷한 이야기인가요? 혹시 그 방송 보셨습니까?
A) 보지는 못했지만, 비슷한 이야기 같습니다. 보통 실리콘 인텔 프로세서가 32bit입니다. 그것은 숫자를 32개 쓴다는 것인데, 우리가 만약 벡터를 32개 처리할 수 있다면, 232가 됩니다. 약 40억배 정도 되죠. 그렇게 되면 10만년이 걸리는 일을 약 12분만에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Q) 오늘 방송한 프로그램의 요지는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미국에 핵폭탄이 떨어질 곳을 가상해서 시뮬레이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옛날 같으면 10년씩 걸리는 것을 말이죠.
A) 그렇다면 제가 이야기한 것과 다른 이야기일 수 있겠네요.
Q) 앞에 도이치를 붙인 이유가 있습니까?
A) 이 문제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데이빗 도이치로, 1995년에 이 논문을 썼거든요.
발 표) 우리가 만약 퀀텀 프로세서를 만들어낸다면 적어도 지금 컴퓨터 보다 40억배 빨리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같은 메모리 스페이스를 가지고도 말입니다. 여기서 예를 한가지 들면 RSA코드라는 것은 다들 아실 겁니다. 인터넷에서 쓰는 정보 보안이 전부 RSA 거든요. 1978년에 이것이 공개되었는데, 그 이유는 당시 이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CDMA입니다. 지금 우리는 지금 CDMA를 가지고 이동통신을 한다고 떠들고 있지만 이미 1970년대에 CIA나 국방부에서는 대사관간의 암호통신이나 정보원간의 암호통신을 모두 CDMA로 바꿔가면서 이미 지난 기술인 RSA는 민간에게 넘겨줬던 것입니다. 이 RSA는 솟수의 특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모든 정수는 2개 이상의 솟수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솟수를 아는 상태에서 두 개를 곱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를 거꾸로 풀어내는 것은 어렵죠. 현재 인터넷보안이나 은행보안에서 쓰는 것이 128비트 정수인데 이를 두 개의 솟수로 풀어내는 데에는 슈퍼컴퓨터로도 몇 년이 걸립니다. 이 RSA 인크립션의 장점은 풀 수는 있지만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2000자리 정도가 되면 우주의 나이보다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보안 방법으로는 아주 좋죠.
Q) 그런 것을 양자 정보 처리를 이용하면 빨리 풀어진다는 것입니까?
A) 예
Q) 양자 정보처리 방식을 이용하면 아주 쉬워진다는 것이 결론이니까 복잡한 수식 부분은 좀 넘어가도록 하죠.
A) 결국 계산을 많이 해야하는데, 여러 계산을 한번에 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끝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32비트가 40억배 빨라지는 것이라고 했으니까 40억년 걸릴 것을 1년만에 할 수 있다는 거죠. 4억년 걸리는 것은 1달이면 끝나는 것이고, 4천만년 걸리는 것은 1주일 안에 끝나는 것이고, 400만년 걸리는 것은 하루에 끝날 수 있는 것이죠.
Q) 계산에서는 이해가 되는데, 가령 동영상같이 단순 정보량을 많이 주는 것도 이 방식을 쓰면 빨라질 수 있습니까?
A) 예, 왜냐하면 숫자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벡터의 모든 방향에 저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같은 크기의 메모리를 이용해도 훨씬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죠.
Q) 그렇게 되면 이 퀀텀 컴퓨터의 기본 알고리즘이 마련되면 거기에 맞추어 부품이나 소프트웨어가 모두 바뀌어야 하나요?
A) 그렇기는 한데, 역사가 진행되는 방식을 보면 항상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특정부분부터 바뀌겠죠. 특별히 연산속도를 많이 필요로 하는 부분이나 특별히 정보를 많이 저장해야하는 부분이 있으면 거기만 바뀌고, 주변은 우리가 쓰고 있는 것들과 호환을 시켜주는 인터페이스 기술이 개발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점차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바뀌어 가겠죠.
발 표) 과연 그렇다면 양자 정보처리가 암호 쪽에만 해당되는 것이냐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1998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했는데, 3년 동안 1bit를 만들었습니다. 양자 정보 처리를 위해서는 우선 양자역학적인 효과를 가지는 소자를 만들어야 하는데, 3년 전부터 저희는 양자점(quantum dot)을 형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그 안에서 패턴을 만들고, 양자역학적인 방법으로 처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래프로 그린다면 이렇게 quantum dot 2개를 이용해서 전자와 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두 개의 벡터를 조합하고 분리하는 기술을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대충의 크기가 수십 옴스트롱, 거리는 50옴스트롱 정도 됩니다. 하지만 극저온인 4도 K에서 그것도 천억분의 1초 정도의 시간에 벡터를 더하고 뺀 것이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은 굉장히 멉니다.
Q) 그 정도 실현하신 것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이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A) 다른 나라는 대개 NMR이나 아이언 트랩, 광소자 등을 이용해서 시도를 하고 있고, 저희는 퀀텀 컴퓨터가 상업화되어 돈을 벌 수 있으려면 반도체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리콘 반도체에 기반을 두고 연결을 시켰습니다. 이 쪽 분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그리 떨어지는 수준이 아닙니다.
저 희한테 일렉트로 빔 리소그라피라는 전자 측각기가 있어서 200옴스트롱 보다 작은 패턴을 만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것을 마음대로 분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고, 이 점들이 퀀텀 벡터 큐빗을 구현할 수 있는 기본 요소들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얘들이 백금을 좋아해서 백금을 얇게 길러놓으면 그 자리에서만 자랍니다.
Q) 그러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그것을 구현할 수 없고 하드웨어도 그것을 구현할 수 있는 뭔가가 마련되어야 하는 것입니까?
A) 그렇죠. 실제로 벡터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하거든요. 큐빗이라는 벡터형태를 만들어내고, 아까 말씀드린 덧셈 뺄셈을 할 수 있는 것이 소자 단위의 하드웨어에서 구현이 되어야 합니다.
Q) 양자 정보처리 연구단에서는 알고리즘 개발도 하고 하드웨어도 개발하는 것입니까?
A) 예
Q) 그것이 시간 내에 가능합니까? 두 팀으로 해도 될까 말까 할 것 같은데..
A) 어렵죠. 저희 팀에 지금 박사가 10명 있거든요. 이 사람들이 이론팀과 실험팀으로 반반씩 나눠져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론팀에서 알고리즘 개발하는 데에는 돈이 별로 안 들어갑니다. 필요한 것은 인건비와 종이값, PC값뿐이죠. 그래서 연구비의 80%는 실험팀에서 쓰고 있습니다.
Q) 장비는 다 있나요?
A) 몇 가지는 구매해서 갖춰놓고 있는데 없는 장비들이 많아서, 여기서 할 수 있는 것은 여기서 하되 안 되는 것은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해 오고 있습니다.
발 표) 이것이 저희가 만든 두 개의 벡터입니다. 반도체와 반도체 사이에 퀀텀 벡터 2개를 길렀거든요. 간격이 50옴스트롱 정도 됩니다. 여기에 벡터가 하나 있고, 여기에 벡터가 하나 있는데, 밖에서 적당히 전압을 걸어주면 벡터가 더해지기도 하고 빼지기도 합니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서 1000억분의 1초마다 펄스를 매기면 마지막에 전류로 나온 값이 됩니다. 이 벡터는 전류를 가해주지 않으면 원래 0벡터였다면 0벡터, 1벡터였다면 1벡터 그대로 있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짧은 시간 펄스를 가해주면 그 펄스에 의해 0이 1이 되기도 하고 1이 0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펄스를 줬다 뺏다를 반복하면 벡터가 계속 바뀝니다.
Q) 어느 정도 되어야만 일반인이 쓸 수 있습니까?
A) 10개 정도가 되면, 아니 대 여섯 개만이라도 안정적으로만 만들 수 있다면 30배 정도 빠른 것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희가 이론적으로 확인한 것은 반도체 공정을 이용해서 퀀텀 비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Q) 지금 현재의 기술로 1테라비트까지가 한계라고 하셨는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그 이상도 실리콘상에서 가능하다는 것이죠?
A) 크기는 비슷할 겁니다. 하지만 차이점은 그 테라비트가 그냥 테라비트가 아니라 벡터라는 것입니다. 즉 2의 천억제곱이 되겠죠.
Q) 그렇다면 기존의 반도체 저장 용량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다른 대체 물질을 찾고 있습니까?
A) 그렇습니다.
Q) 하지만 이 퀀텀 정보처리가 가능해진다면 굳이 그런 물질을 찾을 필요가 없는 것 아닙니까?
A) 그래도 계속 찾아야겠죠. 반도체 공정을 잘 해서 지금 200옴스트롱 정도 되는 것을 50옴스트롱으로 줄인다면 대략 30배 정도가 늘어나니까 30×30=900해서 1테라의 약 1000배 정도까지는 만들 수 있겠죠. 하지만 거기가 한계일 것입니다. 50옴스트롱까지 내려가면 분자단위거든요. 그 다음에 또 무엇을 하려면 공상과학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시·공간에 정보를 저장한다든지 하는 것으로 말입니다. 제가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론상으로는 아까 말씀드린 것들이 모두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Q) 우리나라에서 이런 연구를 하는 곳이 또 있습니까?
A) 예. 저희 외에 한 군데가 더 있습니다. 과기원에 NRL사업으로 양자 컴퓨터 연구팀이 생겼습니다. NMR을 이용해서 분자 구조를 연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정보처리가 빨라진다고 하셨는데, 전송도 빨라지는 것입니까?
A) 전송도 빨라져야겠죠. 사실 오늘 제가 말씀드린 주제에 전송은 안 들어가 있습니다.
Q) 발표자께서 연구하는 분야는 아니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이 양자를 이용하면 전송 부분에서도 응용이 가능한 것인가요?
A) 퀀텀 텔레포테이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공상과학영화에 보면 사람을 다른 곳으로 전송하잖아요. 양자 역학의 성질을 이용하면 그것이 가능합니다. IBM에서 실험을 했는데 입자 하나를 전송하는데 성공을 했습니다. 물론 입자 하나를 보내는 것과 사람을 보내는 것은 다른 일이죠.
Q) 기술적인 가능성이라는 것이 현실화되려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하는데, 이 부분은 생명복제와는 달리 사회적 합의가 비교적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정책적인 측면을 좀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하부구조가 병행이 되기 마련입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2005년경에는 현재 기술에 적합한 정보통신 하부구조가 완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양자 정보 처리라는 분야가 발달하면서 약 5년 정도가 지난 2010년 쯤에는 지금 구축된 하부구조를 다 바꿔야 하는 상황이 올 것 같습니다.
A) 그 문제는 별로 걱정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1960년대에 HDTV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HDTV 때문에 그 당시 이미 깔아놓은 방송설비들을 모두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에야 HDTV시험방송을 하잖아요. 그것을 모두 바꾸려면 몇십년 걸리겠죠. 정보통신의 하부구조를 바꿀 만큼 기술이 성숙되려면 마찬가지로 몇 십년이 흘러가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4, 50년 동안은 지금 가지고 있는 하부구조의 가치가 다할 정도로 쓰일 수 있을 것입니다.
Q)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이유가 가장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왜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접근을 하지 않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두 가지 방법을 다 하고 있는데, 우리만 한가지 방법을 선택한 것인가요?
A) 우리도 두 팀이 있습니다. 과기원 팀은 NMR이라고 하는 유기물을 이용한 방법을 택하고 있고 저희는 반도체를 이용한 방법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적으로도 두 가지 방법을 다 하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들이 비슷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반도체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못 가는 이유는 어렵기 때문이죠. 유기물을 가지고 시작한 팀도 굉장히 중요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유기물을 이용하면 3내지 4비트까지는 가능한데, 그 다음이 안돼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유기물 구조가 제한이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유기물 구조는 반도체처럼 회로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Q) 그렇다면 적용 분야가 달라지는 것인가요?
A) 작은 비트를 이용할 수 있는 응용예들을 찾겠죠. 다시 말하자면 작은 큐빗을 이용해서 하는 방법들을 찾는 데에는 굉장히 유용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초창기에 사람들에게 양자정보처리나 양자 컴퓨터의 유용성을 인식시켜주고, 아까 말씀드린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는 굉장히 필요한 연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 즉 정말로 사회를 바꾸고, 인프라를 바꾸는 단계에서는 결국 반도체로 가야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Q) 지금 안교수님의 개인 경력을 보면 미국에 계실 때에도 이런 계통의 연구를 하신 것 같고 한국에 돌아와서도 포항공대, LG 등에 계시면서 이와 관련된 연구들을 하셨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들을 감안해 보면 아주 큰 기업에서는 기초연구 레벨에서 자체적으로 이런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A) 사실 제가 LG에 있었을 때에는 이것이 가능했습니다. 그 당시는 IMF 전이어서 10년 뒤를 내다보고 연구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IMF가 터지면서 기업에서 하는 프로젝트들이 성격이 다 바뀌었어요. 요즘 기업에서는 1년 뒤의 결과를 보는 프로젝트만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삼성이나 LG 정도 되면 여력은 있죠. 하지만 마인드가 안 되어 있습니다. IMF를 겪으면서 기업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전에는 10년 뒤에도 LG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그런 확신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10년 뒤에 쓸 기술은 연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Q) 지금 연구하는 팀에 삼성이나 LG에서 참여하는 사람도 있습니까?
A) 아니요, 없습니다. 최근 LG에서 암호쪽에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Q) 지금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를 보면 일반적으로 기반 기술 부분의 연구비는 100% 정부가 대고, 거기서 성과가 나오면 2단계 내지 3단계쯤에서 민간기업들이 돈을 대면서 참여하게 되거든요. 저는 그 과정, 즉 기술 이전이나 산·연협력 부분에서 큰 잘못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단계부터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3단계에서 싸게 생산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만을 연구한다는 것이 영 못마땅합니다. 기업 측에서 많은 돈은 못 대더라도 적어도 연구원들의 인건비 정도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이 사실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 과제뿐만 아니라 다른 과제들도 모두 마찬가지거든요
A) 사실 1998년에 시작할 때에는 LG반도체와 이야기가 됐었습니다. 한사람을 파견받기로 했었거든요. 그런데 잘 아시겠지만, 그러는 가운데 구조조정이 시작됐습니다. LG가 현대로 넘어가면서 흐지부지 됐죠.
Q) 좀 이상한 것이, 10년 전에 일본 산업기술 총합연구소에서 나노프로젝트를 시작했을 때 제가 방문해 보니까 거기에 LG에서 온 사람이 있더라구요.
A) 그게 아톰 프로젝트죠?
Q) 예.
A) 예, 저희가 2명을 보냈었습니다.
Q) 제가 지금도 그 중 한 명의 명함을 갖고 있습니다. 외국연구소에는 10년 전에도 자기 회사 직원을 파견해 연구팀에 넣으면서 왜 국내 연구팀에는 안 넣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A) 그분이 귀국을 해서 저희 쪽으로 들어오려고 했었습니다. 그런데 현대와 반도체 빅딜을 하면서 위에서 결정하는 사람들이 갈라지니까 그 일이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Q) 제 말은 LG나 삼성같은 기업들이 외국에는 몇 년씩 앞서서 사람을 파견하면서 국내 연구팀에는 파견을 왜 안하느냐는 것입니다.
A) 답하기 참 힘든 말씀인데요.
Q) 아까 일본에서 돌아오셨다는 분은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A) 대만으로 가셨어요. LG반도체의 중견급 이상 기술자들이 대부분 현대로 가지 않았습니다. 싱가폴이나 대만으로 갔습니다. 그 때문인지 대만의 반도체 기술이 우리를 금방 따라잡았죠.
Q) 양자 정보처리 분야에 대해서 우리나라가 이 정도를 투자하고 있는 것이 충분합니까 아니면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합니까?
A) 제가 이 쪽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관적이 되기 쉬운데, 어쨌든 지금 연구비 규모가 두 군데 합쳐서 100만 달러 정도 되거든요.
C) 일본은 1000만 달러인데
A) 저희같은 팀이 너댓군데 더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쟁도 되고 말이죠.
Q) 만일 이런 연구에 민간기업이 직접 대규모 투자는 하지 않더라도 사람 파견이라도 하면 나중에 기업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국가적인 중요과제로 계속해볼 수 있겠는데, 기업은 전혀 참여하지 않은 채 몇몇 과학자들만이 연구하고 있는 분야에 정부에서 많은 투자를 한다는 것도 사실 이상합니다.
A) 연구의 성격 자체가 선행 기초 연구이기 때문에 대규모 연구비를 투자한다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선진국들을 따라갈 수 있는 정도로만 투자가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국방부나 NSA에서 이 분야에 투자하는 이유는 다른 나라에 있는 전략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Q) 연구성과가 나와서 물건이 가시화되기 시작할 때, 한국이 미국과 같은 레벨에서 대응할 수 있는 정도로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A) 그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분야는 시작된 지 6, 7년 밖에 안 됐습니다. 1995년 정도부터 시작됐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기술격차가 그다지 크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key- technology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결국은 정책하시는 분들이 결정하셔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나노도 마찬가지구요.
Q) 여기서도 특허가 중요합니까?
A) 저희들이 기술을 개발해도 그것이 실용화되어 경제적인 성과를 거둘 때까지 최소 10년은 걸린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특허에 대해서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면 중요해 지겠죠.
Q) 알고리즘 개발과 관련해서는 우수한 알고리즘만 갖고 있어도 좋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수학자들과의 협력은 없었습니까?
A) 저희가 자문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서울대 수학과 교수님을 비롯한 몇 분들이 거기에 참여하고 계시고, 그 네트워크를 만드는 중입니다. 현재 6분 정도가 계신데, 정기적으로, 비정기적으로 모여서 정보교환도 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분야는 자원투여도 굉장히 경제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만 확보해 놓으면 연구비가 많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는 분야니까요.
C) 제가 일본에 가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이런 것입니다. 일본은 국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 먼저 센터를 짓더라구요. 그리고는 사람들을 뽑아서 모두 거기에 입주를 시키더라구요.
C) 그것이 한 장소 집중 공동연구방식이라는 겁니다.
A) 창의사업도 그런 것이죠. 소규모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예를 들어 프론티어 사업 같이 큰 규모의 사업은 한 장소에 집중시켜서 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 30대 중반부터 40대 중반까지 한 10년 동안은 연구비든 뭐든 걱정말고 한가지만 하시오 하는 취지에서 하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돈으로 지원해도 해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더라구요. 일본의 연구자 중 국립연구기관의 연구자들은 어디 가서 일을 하더라도 자기 신분이 보장됩니다. 또 국립연구기관의 연구원이 아닌 사람이 연구에 참여하는 경우는 대부분 퇴직을 하고 거기에 자기 인생을 겁니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적어도 그런 팀에 들어가 연구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곳에서 높이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웬만하면 자신이 원하는 곳에 갈 수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그 사람이 우수하더라도 한번 나가면 잘 안 받아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가서 합류하지 못하는 것이죠. 이것은 정부가 인건비를 100% 대주는 제도를 만들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입니다. 원래 우리도 창의사업을 기획할 때, 한 장소 공동 집중형이라는 개념을 넣었습니다. 저희 연구소에서 그것을 만들었거든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이동을 하지 않더라구요. 그런 이유 때문에 대형 국가 프로젝트에서 사업단이나 연구단 형태를 운영하시는 분들이 연구 보다 인력관리와 과제 관리 관리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Q) 아까 말씀하신 유기물을 이용한 방법과 반도체를 이용한 방법이 너무도 달라서 양자간의 호환성은 전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유기물을 이용한 쪽에서 쌓은 기술이나 노하우가 반도체를 이용하는 쪽으로 이전되거나 전환될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A) 하드웨어는 힘들죠. 대신에 알고리즘은 공유할 수 있습니다. NMR연구가 중요한 것은 몇 큐빗 밖에 안되지만 적어도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단계에서는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알고리즘이 좋은 점은 하드웨어의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죠.
Q) 그렇다면 그 쪽이 개발이 용이하다거나 돈이 덜 든다거나 하는 장점이 있나요?
A) 예. 하지만 쉬운 만큼 제약도 많습니다. 반대로 어려운 만큼 얻을 수 있는 부분은 많습니다.
이 순칠 교수님 강의는 앞으로 이온트랩을 할려고 하는 나한테 있어 상당한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내 생각으로도 퀀텀 컴퓨터의 근본적인 철학을 실현하기 위한 기구에 가장 합당한 게 이온트랩인 것 같고 또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해주셨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뉘앙스를 흘리긴 했지만 어차피 나로서도 이온트랩만 붙들고 죽을 것 같지는 않기 때문에. 박사과정까지 이온트랩을 다룰 수 있게 되면 박사후과정에서는 이온트랩으로 응용, 그 다음에는 이온트랩을 계속하거나 다른 구현개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렇게 짧은기간에 유력한 구현개념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실리콘양자점 얘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건 너무 기반이 없는고로...
뭐, 하여튼 괜찮았던 것 같다. 교수님들 압박에 끌려서 나온 애들이 태반이겠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도 양자정보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 있긴 있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된게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또 내가 이런거 아니었으면 서울대, 카이스트 애들이랑 같은 수업을 언제 다시 들어볼 수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 확실히 Over the SKY 하고싶은 SKKU 애들이랑은 수업듣는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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