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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소방관 여러분, 의용소방대원과 내외 귀빈 여러분, 쉰 다섯번째 소방의 날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365일 단 한 순간도 잠들지 못합니다. 소방관은 모두가 대피할 때 그 곳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입니다.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소방공무원이 아니면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화마와 싸우는 분들도 계십니다. 오직 명예와 보람만으로 지역 주민의 안전을 돌보고 계신 10만 의용소방대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재난의 현장으로 밤낮 없이 뛰어가는 소방관의 뒤에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늘 가슴을 졸일 것입니다. 소방관의 용기와 긍지의 원천이 되고 계신 가족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소방관 여러분, 특히 올해는 소방청으로 독립하고 처음 맞이하는 소방의 날입니다. 여러분들의 감회와 기쁨이 남다를 것입니다. 더 커진 책임감으로 이 자리를 맞이했을 것입니다. 저도 같은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땅에 이어져온 소방의 역사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국가의 약속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관청인 '금화도감'은 백성을 아낀 세종대왕에 의해 설치되었습니다. 의용소방대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습니다. 소방은 항상 최전선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켰습니다.

재난의 형태가 복잡해지고 규모가 커진 지금, 소방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독립기관으로 승격한 소방청은 육상재난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화재 뿐 아니라 육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자연재해와 사회재난에서 국민의 안전을 더욱 철저히 지켜내야 합니다. 지금 국민들은 독립된 소방청에 기대와 신뢰를 보내고 있습니다. 소방관 여러분께서도 더욱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져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소방관 여러분, 의용소방대원 여러분, 저는 오늘 소방충혼탑을 참배했습니다. 충혼탑에 새겨진 순직 소방관들께 국민들을 대신해 경의를 표했습니다. 방화복도 없이 화마와 맞섰던 시절이 있었고 사다리차도 없이 대형화재를 상대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소방이 국민의 든든한 이웃이 되기까지 선배 소방관들의 무한한 책임감이 있었습니다.

소방관들께서 그렇게 국민을 위해 희생하는 동안 국가는 그만큼의 예우를 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동안 저는 일선 소방서와 소방학교, 화재현장에서 사명감에 넘치는 소방관들을 만나왔습니다. 모두들 긍지가 높았지만, 인력부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수재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고 강기봉 소방관과 빈소에서 만났던 동료들의 눈물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간호학과를 나와 구급업무를 담당했던 강 소방관이 구조업무에 투입되었던 것도 인력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소방관들의 고질적인 인력부족은 업무의 과중을 넘어 국민 안전과 소방관 자신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화재 진압과 구급·구조 임무를 맡은 현장 인력은 법이 정한 기준에 비해 1만9000여명이나 부족합니다.

정부는 올해 1500명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부족한 소방인력을 차질 없이 확충할 계획입니다. 국민과 소방관 모두가 안전한 나라를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것을 국민들께 말씀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부족한 인력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 소방관들이 해온 역할은 눈부십니다. 지난해 소방관들은 하루 평균 120여건의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매일 2000회의 구조출동을 했고, 화재와 사고를 당한 368명의 국민을 구조해냈습니다.

이러한 눈부신 활약 뒤에는 소방관들의 가슴 아픈 희생이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언론보도로 알게 되는 순직 사고 외에도 화재와 구조 현장에서 하루 한 명꼴로 공상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부상만이 아닙니다. 위험한 작업과 참혹한 사고현장, 불규칙한 교대근무 등으로 10명 중 7명이 건강 이상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신적 트라우마로 인한 자살자가 순직자보다 더 많은 실정입니다.

더 이상 사명감과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소방관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 국가가 나서겠습니다. 소방관의 건강과 공무상 재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강화하겠습니다. 소방관들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는 복합치유센터의 설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소방병원 신설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은 분명히 숭고한 직업입니다. 동시에 좋은 직업도 되어야 합니다.

소방관들의 숙원인 국가직 전환을 시도지사들과 협의하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다른 소방관들의 처우와 인력?장비의 격차를 해소하고 전국 각 지역의 소방안전서비스를 골고루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방관 여러분, 소방관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국민의 손을 가장 먼저 잡아주는 '국가의 손'입니다. 국민이 소방을 신뢰하는 만큼 미흡한 점이 있다면 과감히 드러내고 개선해야 합니다. 소방에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갈수록 복잡해지고 대형화하는 재난에 대비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난과 원전, 산업단지, 화학물질로 인한 화재 등 특수화재에 대한 대응역량을 길러나가길 바랍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한민국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소방청은 대형재난에 대한 체계적 대응역량을 조기에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랍니다.

둘째, 거주지역이나 연령, 장애로 인해 안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주택 밀집 지역과 전통시장 등 안전에 취약한 지역의 소방시설을 특별히 살피고, 구급차가 배치되지 않은 농어촌 등 안전 사각지대를 해소해주기 바랍니다.

임산부와 어린이, 장애인 등 위험에 특히 취약한 분들에 대한 안전 대책을 더욱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마련해야 합니다. 현재 병력등록자 일부에게만 제공되는 119안심콜서비스를 몸이 아픈 65세 이상 어르신들께 확대하는 계획도 차질 없이 수행하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랍니다. 보이지 않는 여러분의 땀방울이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여러분의 노고를 기억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소방관 여러분, 119를 호출하면 구조될 수 있다고 국민들은 믿고 있습니다. 그 동안 소방관 여러분은 혼신의 힘을 다해 그 믿음에 보답해왔습니다. 고맙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쉰다섯 번째를 맞는 '소방의 날이' 여러분의 긍지를 높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확고히 지킬 것을 다짐하는 날이 되길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소방관 여러분과 소방 가족 모두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11월3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2017/11/03 16:28 2017/11/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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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10.4 정상선언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회담의 준비위원장이었던 저도

이 자리에 서게 되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10년 전, 남북의 두 정상은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을 했습니다.

그 선언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남북관계가 지금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날 도라산역에서 노무현 대통령께서

회담의 성과를 설명하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남과 북의 그 벅찬 합의와 감격으로부터

평화의 한반도를 다시 시작하고픈 마음, 간절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4 정상선언은 한반도의 평화지도였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과 반목의 역사를 걷어내고,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로운 지도를 그려나가자는

남북의 공동선언이었습니다.

남북관계의 기본이 상호존중과 신뢰의 정신임을 분명히 했고,

한반도에서 더 이상의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남북간 협력을 위한 군사적 보장과 신뢰구축조치와 함께,

북핵문제 해결까지 합의했습니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다양한 경제협력을 통해

우발적인 무력충돌의 가능성까지 원천적으로 없애고

평화 번영의 길을 남북이 함께 개척하는

담대하고 창의적인 접근에도 뜻을 같이 했습니다.

저와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신북방정책 역시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10.4 정상선언은 노무현정부에서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역대정부의 노력과 정신을 계승한 것이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7.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통일의 원칙으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대내외에 천명했습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이 통일의 원칙에 합의한 이 정신은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대통령의 6.15 공동선언으로 이어졌고,

그 모든 성과들을 계승하고 포괄하면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담아

노무현 대통령의 10.4 정상선언이 이뤄졌습니다.

이렇게 10.4 정상선언은

역대 정부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오랜 세월 한 걸음, 한 걸음씩 힘들게 진척시켰던

노력의 결실이었습니다.

10.4 정상선언이 이행되어 나갔다면

현재 한반도 평화 지형은 크게 변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10년,

10.4 정상선언을 비롯한 역대 정부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고,

남북관계는 박정희 대통령의 7.4 남북공동성명 이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되었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갈수록 고도화되어

우리뿐 아니라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지금 우리가 치르고 있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합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연이은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는 유례없이 함께 분노하며

한 목소리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단호하게 압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전세계를 상대로 핵으로 맞서려해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깨닫도록 할 것입니다.

그와 함께 분명한 것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여정은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중단되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국제사회도 평화적 해결원칙을 거듭거듭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국민의 안전과 평화적인 상황관리가 우선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과정에서 군사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한편,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군사적 충돌이 야기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할 것입니다.

북한에게도 여전히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여러 번 밝혔듯이 북한이 무모한 선택을 중단한다면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발전을 도울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남북관계가 주춤거릴 때마다

누구보다 우리 국민들의 걱정이 클 것입니다.

촛불혁명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고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역사가 펼쳐지길 기대했던 만큼,

국민들은 안타까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 위기를 넘어서야 10.4 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을 때 촛불을 들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도 지금 위기 상황입니다.

여야 정치권이 정파적 이익을 초월하여 단합하고

국민들께서 평화라는 오직 하나의 목표로 마음을 모아주시면,

우리는 늘 그래왔듯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평화는 현실이 될 것이며, 10.4 정상선언은

여전히 살아있는 합의로 숨쉬게 될 것입니다.

10.4 정상선언 합의 중 많은 것은

지금도 이행 가능한 것들입니다.

특히 평화, 군비통제 분야에서 합의한 군사회담의 복원은

남북 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시급히 이뤄져야 합니다.

인도적 협력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이산가족 상봉은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당국에 촉구합니다.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10.4 정상선언의 정신으로 돌아오기 바랍니다.

남과 북이 함께

10.4 정상선언이 여전히 유효함을 선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노무현재단 회원 여러분,

고뇌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던 노무현 대통령님이 그립습니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신 분입니다.

언제나 당당했고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제가 지켜보는 눈 앞에서

군사분계선을 직접 걸어 넘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이번에 대통령으로서 이 선을 넘어갑니다.

제가 다녀오면 더 많은 사람들이 다녀오게 되고

점차 금단의 선이 무너질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10.4 정상선언은 금단의 선을 넘는 수많은 국민들에 의해

반드시 이행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런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계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26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2017/09/27 19:38 2017/09/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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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국민여러분과 함께 6·10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광장에 서니 정말 감회가 새롭습니다.

스물이 안된 청년부터 일흔의 원로까지, 제주에서 서울까지, 모두가 하나가 되고, 영남과 호남이 한 목소리로 외쳤던 함성, ‘호헌철폐, 독재타도’, 그 뜨거웠던 구호가 지금도 귀에서 생생합니다.

30년 전 6월, 우리는 위대한 국민이었습니다. 빗발치는 최루탄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청년학생들. 응원군에서 항쟁의 주역으로 변해간 넥타이부대.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손수건을 흔들고, 빵을 나눠주고, 전투경찰의 가슴에 평화의 꽃을 달아주었던 시민들. 그 모두가 역사의 주인공이었습니다.

30년 전 6월, 우리는 국민이 승리하는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엄혹했던 군부독재에 맞서 불의에 대한 분노와 민주의 열망이 만들어낸 승리였습니다.

국민은 시대의 흐름을 독재에서 민주로 바꿔냈습니다. 대통령을 내 손으로 뽑을 권리, 국민이 정부를 선택할 권리를 되찾았습니다.

바위에 계란치기 같았던 저항들이 끝내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낸, 너무도 위대하고 감격스러운 역사였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만이 아니었습니다. 6월 항쟁은 우리 사회에 광장을 열었습니다.

보도지침이 폐지되고, 언론과 시민은 말 할 자유를 찾았습니다. 다양한 시민사회운동 조직이 생겼고, 억압되고 폐쇄되었던 민주주의의 공간을 확대했습니다. 민주주의가 아니었다면, 눈부신 경제발전도, 사회 각 분야의 다양성도, 문화와 예술도 꽃피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난 30년, 우리 사회가 이뤄온 모든 발전과 진보는 6월 항쟁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이룬 그 모든 성취를 바탕으로 출범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저는 오늘, 6월항쟁의 주역인 국민과 함께 30주년을 기념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6월항쟁의 정신 위에 서 있습니다. 임기 내내 저 문재인은 대통령이라는 직책을 가진 국민의 한 사람임을 명심하겠습니다.

역사를 바꾼 두 청년, 부산의 아들 박종철과 광주의 아들 이한열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항쟁을 이끌어주신 지도부, 87년 뜨거운 함성 속에서 함께 눈물 흘리고, 함께 환호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세계가 경탄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우리 국민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라는 사실이 무엇보다 자랑스럽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시작은 해방과 함께 바깥으로부터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민주주의를 이만큼 키운 것은 국민들이었습니다. 그 길에 4.19가 있었고, 부마항쟁이 있었고, 5.18이 있었고, 6월 항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은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촛불은 한 세대에 걸쳐 성장한 6월 항쟁이 당당하게 피운 꽃이었습니다.

우리는 6월 항쟁을 통해 주권자 국민의 힘을 배웠습니다. 촛불혁명을 통해 민주공화국을 실천적으로 경험했습니다. 6월의 시민은 독재를 무너뜨렸고 촛불시민은 민주사회가 나아갈 방향과 의제를 제시했습니다. 촛불은 미완의 6월 항쟁을 완성시키라는 국민의 명령이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우리 앞의 과제는 다시 민주주의입니다. ‘더 넓고, 더 깊고, 더 단단한 민주주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6월 항쟁으로 성취한 민주주의가 모든 국민의 삶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민주주의가 구체적인 삶의 변화로 이어질 때, 6월 항쟁은 살아있는 현재이고 미래입니다.

민주주의는 제도이고, 실질적인 내용이며, 삶의 방식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약속드리고 제안합니다.

제도로서의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후퇴하는 일은 이제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주의는 발전하고 인권은 확대될 것입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헌법, 선거제도, 청와대, 검찰, 국정원, 방송, 국민이 위임한 권한을 운용하는 제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권력기관이 국민의 의사와 의지를 감시하고 왜곡하고 억압하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도전은 경제에서의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가 밥이고, 밥이 민주주의가 되어야 합니다. 소득과 부의 극심한 불평등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일자리 위기가 근본 원인입니다. 제가 일자리대통령이 되겠다고 거듭거듭 말씀드리는 것은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속에서 민주주의는 형식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는 경제의 문제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가 함께 경제민주주의를 위한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합니다. 양보와 타협, 연대와 배려, 포용하는 민주주의로 가야 합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동자, 시민사회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6월 항쟁 30주년을 디딤돌 삼아 우리가 도약할 미래는 조금씩 양보하고, 짐을 나누고, 격차를 줄여가는 사회적 대타협에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해내야할 과제입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진정한 노사정 대타협을 위해 모든 경제주체의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누구나 성실하게 8시간 일하면 먹고사는 것 걱정 없어야 합니다. 실패했더라도 다시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함께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해가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정치권에서도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 가지, 꼭 함께 기억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6월 항쟁의 중심은 특정 계층, 특정 지역이 아니었습니다. 사제, 목사, 스님, 여성, 민주정치인,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문인, 교육자, 법조인, 문화예술인, 언론출판인, 청년, 학생, 그 모두가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로 모였습니다.

전국 22개 지역에서 동시에 열린 6.10 국민대회가 6월 26일, 전국 34개 도시와 270여 곳에서 동시에 열린 ‘민주헌법 쟁취를 위한 국민평화대행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이처럼 6월 항쟁에는 계층도 없었고, 변방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저도 부산에서 6월 항쟁에 참여하며, 민주주의는 물처럼 흐를 때 가장 강력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독재에 맞섰던 87년의 청년이 2017년의 아버지가 되어 광장을 지키고, 도시락을 건넸던 87년의 여고생이 2017년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 촛불을 든 것처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이어지는 민주주의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정치와 일상이, 직장과 가정이 민주주의로 이어질 때 우리의 삶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삶,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역량이 더 성숙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갑시다. 관행과 제도와 문화를 바꿔나갈 일은 그것대로 정부가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주변에 일상화되어있는 비민주적인 요소들은 우리 모두 서로 도와가며 바꿔나갑시다. 개개인이 깨어있는 민주시민이 되기 위한 노력은 그것대로 같이 해나갑시다.

민주주의가 정치, 사회, 경제의 제도로서 정착하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일상에서 민주주의로 훈련될 때, 민주주의는 그 어떤 폭풍 앞에서도 꺾이지 않을 것입니다.

6월 항쟁의 이름으로 민주주의는 영원하고, 광장 또한 국민들에게 항상 열려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10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2017/06/13 21:38 2017/06/1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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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늘 5.18민주화운동 37주년을 맞아,

5.18묘역에 서니 감회가 매우 깊습니다.

37년 전 그날의 광주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슬프고 아픈 장면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을 떠올립니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이웃이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이었고 학생이었습니다.

그들은 인권과 자유를 억압받지 않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광주 영령들 앞에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월 광주가 남긴 아픔과 상처를 간직한 채

오늘을 살고 계시는 유가족과 부상자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1980년 오월 광주는 지금도 살아있는 현실입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역사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이 비극의 역사를 딛고 섰습니다.

광주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버티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월 광주의 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께 각별한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5.18은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맞선 시민들의 항쟁이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진실은 오랜 시간 은폐되고, 왜곡되고, 탄압 받았습니다.

그러나 서슬퍼런 독재의 어둠 속에서도

국민들은 광주의 불빛을 따라 한걸음씩 나아갔습니다.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일이 민주화운동이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도 5.18때 구속된 일이 있었지만

제가 겪은 고통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광주의 진실은 저에게 외면할 수 없는 분노였고,

아픔을 함께 나누지 못했다는 크나큰 부채감이었습니다.

그 부채감이 민주화운동에 나설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 것이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성장시켜준 힘이 됐습니다.

마침내 오월 광주는

지난 겨울 전국을 밝힌 위대한 촛불혁명으로 부활했습니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분노와 정의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나라의 주인은 국민임을 확인하는 함성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나라를 나라답게 만들자는 치열한 열정과 하나 된 마음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감히 말씀드립니다.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있습니다.

1987년 6월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다짐합니다.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입니다.

광주 영령들이 마음 편히 쉬실 수 있도록

성숙한 민주주의 꽃을 피워낼 것입니다.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용납될 수 없는 일입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룩된

이 땅의 민주주의의 역사에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더욱 큰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헬기사격까지 포함하여 발포의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밝혀내겠습니다.

5.18 관련 자료의 폐기와 역사왜곡을 막겠습니다.

전남도청 복원 문제는 광주시와 협의하고 협력하겠습니다.

완전한 진상규명은 결코 진보와 보수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식과 정의의 문제입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가꾸어야할

민주주의의 가치를 보존하는 일입니다.

5.18 정신을 헌법전문에 담겠다는 저의 공약도 지키겠습니다.

광주정신을 헌법으로 계승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시대를 열겠습니다.

5.18민주화운동은 비로소 온 국민이 기억하고 배우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매김 될 것입니다.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이 자리를 빌어서 국회의 협력과

국민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닙니다.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그 자체입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키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은

그동안 상처받은 광주정신을

다시 살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오늘의 제창으로 불필요한 논란이 끝나기를 희망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2년 전, 진도 팽목항에

5.18의 엄마가 4.16의 엄마에게 보낸 펼침막이 있었습니다.

“당신 원통함을 내가 아오. 힘내소. 쓰러지지 마시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짓밟은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통렬히 꾸짖는 외침이었습니다.

다시는 그런 원통함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국가의 존재가치라고 믿습니다.

저는 오늘,

오월의 죽음과 광주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삼으며

세상에 알리려했던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도

함께 기리고 싶습니다.

1982년 광주교도소에서 광주진상규명을 위해

40일 간의 단식으로 옥사한 스물아홉 살, 전남대생 박관현.

1987년 ‘광주사태 책임자 처벌’을 외치며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노동자 표정두.

1988년 ‘광주학살 진상규명’을 외치며

명동성당 교육관 4층에서

투신 사망한 스물네 살, 서울대생 조성만.

1988년 ‘광주는 살아있다’ 외치며 숭실대 학생회관 옥상에서

분신 사망한 스물다섯 살, 숭실대생 박래전.

수많은 젊음들이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며 자신을 던졌습니다.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을 때,

마땅히 밝히고 기억해야 할 것들을 위해 자신을 바쳤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던 많은 언론인과 지식인들도

강제해직되고 투옥 당했습니다.

저는 오월의 영령들과 함께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헛되이 하지 않고

더 이상 서러운 죽음과 고난이 없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참이 거짓을 이기는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

광주시민들께도 부탁드립니다.

광주정신으로 희생하며 평생을 살아온

전국의 5.18들을 함께 기억해주십시오.

이제 차별과 배제, 총칼의 상흔이 남긴 아픔을 딛고

광주가 먼저 정의로운 국민통합에 앞장서 주십시오.

광주의 아픔이 아픔으로 머무르지 않고

국민 모두의 상처와 갈등을 품어 안을 때,

광주가 내민 손은 가장 질기고 강한 희망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오월 광주의 시민들이 나눈 ‘주먹밥과 헌혈’이야말로

우리의 자존의 역사입니다.

민주주의의 참 모습입니다.

목숨이 오가는 극한 상황에서도 절제력을 잃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정신은

그대로 촛불광장에서 부활했습니다.

촛불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 위에서

국민주권시대를 열었습니다.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임을 선언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부가 될 것임을

광주 영령들 앞에 천명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한민국입니다.

상식과 정의 앞에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숭고한 5.18정신은

현실 속에서 살아숨쉬는 가치로 완성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삼가 5.18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2017/06/13 21:35 2017/06/13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