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를 지나다니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 얼마전에 읽었던 현대물리가 날 미치게 해!(링크참조) 처럼 문답식으로 간단간단하게 읽을 수 있게 짜놓은 책인 줄 알았더니 오히려 파인만선생의 한국판 물리법칙의 특성(링크참조)과 비슷한 성격의 책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강의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타이핑한 책으로(그냥 통째로 가져온 건 아니고 편집은 했겠지만...) 문체가 대화체로 되어있어 상당히 읽기 편하고 물리용어를 죄다 한국어로 통일하고 있는데 물리용어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한번에 안 와닿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건 그사람 문제이고 어쨌든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사실 일본에서 수입한 한자어로 점철된 교과서를 읽고 있자면 차라리 원서를 읽겠다 하는 절망감조차 들었는데 한글용어로 읽으니 어쨌든 받아들이기가 한결 수월한 느낌도 들었다. 문제는 나름대로 인문계였던 나조차 조금 버거움을 느낄 정도로 생소한 한글들... 이건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이 책에서는 입자물리, 고전역학, 양자역학, 통계역학, 혼돈이론, 우주론이 최대한 수식을 배제하고 알기쉽게 설명되면서도 중간중간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한 적극적인 의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물리법칙의 특성이 출판되었다면 한국에서는 이 책이 출판되었다고 말 할수 있을정도의 가치를 지닌 책.
두 문화(링크참조)에서도 다루고 있는 인문계와 자연계의 단절을 극복하고자 하는 이 의도가 과연 당시 수업을 받은 서울대생들에게 먹혔을까?
인문계라면 과학전반에 대한 상식고양을 위해, 자연계라면 과학을 주제로 한 사회상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을 위해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