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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가를 지나다니다가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책. 얼마전에 읽었던 현대물리가 날 미치게 해!(링크참조) 처럼 문답식으로 간단간단하게 읽을 수 있게 짜놓은 책인 줄 알았더니 오히려 파인만선생의 한국판 물리법칙의 특성(링크참조)과 비슷한 성격의 책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물리가 날 미치게 해! - 궁금증도 풀어주고 물리 실력도 쑥쑥 올려주는 재미있는 물리 퍼즐  프랭클린 포터.크리스토퍼 야르고즈키 지음, 김영태 옮김
물리학의 최근 발견과 응용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19세기 말과 20세기의 물리학인 현대물리학과 관련된 250여 개의 퍼즐을 담은 책. 삶은 달걀을 입구가 좁은 병에 넣었다가 다시 병 밖으로 꺼내는 고전적인 문제에서부터 상대성 이론과 관련되어 널리 알려진 쌍둥이 역설을 거쳐 거대한 우주에 관한 문제까지 이어진다.

  물리법칙의 특성  리처드 파인만 지음, 안동완 옮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파인만의 강의는 '물리학계의 전설'로 통할 만큼 명성이 자자했다. 이 책은 영국 BBC 텔레비전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신나는 물리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서울대 강의내용을 그대로 가져와 타이핑한 책으로(그냥 통째로 가져온 건 아니고 편집은 했겠지만...) 문체가 대화체로 되어있어 상당히 읽기 편하고 물리용어를 죄다 한국어로 통일하고 있는데 물리용어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한번에 안 와닿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건 그사람 문제이고 어쨌든 대단히 신선하게 느껴졌다. 사실 일본에서 수입한 한자어로 점철된 교과서를 읽고 있자면 차라리 원서를 읽겠다 하는 절망감조차 들었는데 한글용어로 읽으니 어쨌든 받아들이기가 한결 수월한 느낌도 들었다. 문제는 나름대로 인문계였던 나조차 조금 버거움을 느낄 정도로 생소한 한글들... 이건 우리나라 국어교육의 문제인것 같기도 하고...

알고보니 한국물리학회에서 추진한 이 한글용어 개정작업에 저자분이 참여하고 계셔서 더욱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모양이다.[footnote]한국물리학회의 물리용어 조정안은 아래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http://www.kps.or.kr/home/kor/morgue/dic/default.asp?globalmenu=6&localmenu=2
[/footnote]

가벼운 마음으로 집어든 이 책에서는 입자물리, 고전역학, 양자역학, 통계역학, 혼돈이론, 우주론이 최대한 수식을 배제하고 알기쉽게 설명되면서도 중간중간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기 위한 적극적인 의도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 물리법칙의 특성이 출판되었다면 한국에서는 이 책이 출판되었다고 말 할수 있을정도의 가치를 지닌 책.

두 문화(링크참조)에서도 다루고 있는 인문계와 자연계의 단절을 극복하고자 하는 이 의도가 과연 당시 수업을 받은 서울대생들에게 먹혔을까?

인문계라면 과학전반에 대한 상식고양을 위해, 자연계라면 과학을 주제로 한 사회상에 대해 고찰할 수 있는 능력의 배양을 위해 일독을 권한다.
 
  두 문화  C.P.스노우 지음, 오영환 옮김
1959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행한 저자의 강연록과 논문 두 편을 덧붙인 책. 저자는 이란 강연록을 통해 현대 서구사회의 과학적 문화와 전통적, 인문적 문화 사이의 단절과 대립이 무척 심각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 해학과 재치가 어루러진 생생한 과학이야기  최무영 지음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이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 겸임교수인 최무영 교수가 2002년에서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강의한 것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2009/06/30 17:19 2009/06/30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