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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6월 3일자로 네이처에 이런 기사가 떴다.

US intelligence agency axes funding for work on quantum computing.

간단하게 요약하면 미국의 Intellig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ctivity (IARPA)라는 정부기관에서 양자컴퓨터그룹에 가던 돈을 갑자기 짤랐다는 얘긴데 문제는 이 양자컴퓨터그룹이 NIST라고 이온트랩연구에 관련된 정부산하기관이고 그룹 리더는 D.J. Wineland라고 이온트랩QC에서 거의 전세계 최고라고해도 특별한 이의가 없을정도의 대가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서 열띤 진의논쟁이 벌어졌는데 이게 QIT/QIS 에 대한 앞으로의 정부의 인식을 보여주는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

근데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그런것보다는 금년초에 발간된 A Federal Vision for Quantum Information Science 에 주목을 해야 될 것 같다.
United States National Science and Technology Council 에서 발간된 책자인데 읽어보면 QIS가 엄청 중요하다고 얘기하고 있다. 몇달만에 입장을 바꾸었다고 보기 보다는, 좀 더 자세히 읽어보면, QIS를 위한 어떤 큰 조직의 설립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The Call for a Coordinated Approach 부분)

그러니까 이번에 IARPA에서 돈을 짤른거는 QIS에 관한 거대통합조직 창설과정에서 예산의 재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단 총괄적으로 회수를 한 거였던지, 아니면 그 조직의 objective에 ITQC의 priority가 높지 않았거나(현재 QC의 진행과정을 볼 때 그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아니면 바깥으로 나와있는 연구소에는 지원하지말고 정말로 물밑에서만 움직이기 위해 외부지원금을 잘랐거나 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말해 QIS가 발전가능성이 없어서, 가 아니라 QIS가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려진 조치라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공식소식통에 의하면 IARPA에서 QIS에 관한 지원금 자체는 늘어났다고 하고 있으니 당연할 듯...


참... 이번 사건으로 느끼는 거지만 정말 사회와 분리된 과학은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새삼 절감한다. 일단 과학을 하는 주체가 인간들이고 인간들은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
과학으로부터 파생될 수 있는 윤리적 문제, 기술활용에 관한 고민같은건 시간도 너무 많이 걸리고 철학도 없는 과학도에겐 사유하기 너무 버거운 문제이니 넘어가자고 해도 지금 당장 내 월급을 좌지우지하는 프로젝트머니를 누가 줄 것이냐 생각해보면 사실 과학자들은 과학이라는 도구만 가지고는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 여기서는 사회적, 정치적 문제가 들어가기 시작하는 것이다.
근데 중요한 건 이 미쳐버린 자본주의 사회에서 프로젝트 -아니면 적어도 자기 월급- 를 생각하지 않고 살 수 있는 과학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는, 또한 과학은 사회와 완벽하게 유리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문제는 뭐냐? 그런 사회구조와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 시간을, 현재 고등교육과정에서는 제공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저 자신의 스펙(스스로를 상품으로 가치절하시켜버리는 이 싸구려 단어도 나는 상당히 경멸하지만)으로 어떤 시험을 통과할수 있을지 여부와, 자기가 할 일이 전망이 있을까를 남에게 물어보는 값싼인생들만을 양산하게 되어버린 이 사회.

대한민국만이 그런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에 가봐도 마찬가지다. 이 지구촌이 다 미쳐있다.
예외는 언제나 존재하긴 하지만 난 general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뜬금없이 예외를 들어 논리를 공격하는 미친넘을 존중하지 않는다.


돌파구는 언제나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항상 그 방법에 대해서 생각하고는 있어야 한다.

돌파구는 무엇인가.
2009/06/18 10:19 2009/06/18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