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란 무엇인가

기기&Item 2001/05/30 14:40
[010530] PDA란 무엇인가

이 글은 제가 속해있던 신문부에 기고했던 전자관련 칼럼에 실렸던 글입니다.


요즈음에는 사람들이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손바닥에 납작한 기계를 올려놓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을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과연 무엇을 하는것일까' 하고 생각하신 분들이 많을텐데요. 이것은 포스트PC라고도 불리는 PDA라는 기기로 이번 ----에서는 이 기기에 대해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PDA는 Personal Digital Assistance 의 약자로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그에서 휴대성을 극대화해 바지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의 크기를 가진 기기입니다. 기기의 특징을 보자면 크기를 줄이기 위해 키보드를 삭제하고 터치스크린을 채용하였는데요 이 터치스크린부분에는 스타일러스라고 부르는 플라스틱이나 금속제의 작은 펜이 사용되고 이는 보통 본체에 수납가능한 형태로 제조됩니다. 본체에는 보통 전원버튼과 4~5개의 작은 버튼이 장착되는데 Instant-ON(버튼을 누르는 즉시 실행되는 기술) 이라는 기술의 채용으로 각 버튼에 직접 프로그램을 할당해 각 프로그램의 신속한 호출을 가능하게 합니다. 윈도우라면 단축아이콘에 비교 할 수 있겠네요.

PDA의 또 다른 강력한 특징은 바로 PC와 연결하여 동기화(Synchronization) 된다는 점입니다. PC와 PDA의 데이터를 서로 교환하여 양측에 같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술입니다만 보통은 PC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PDA로 옮기는 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PC라는 우주정거장에서 데이터의 보급을 받아 발진하는 PDA라는 셔틀로 비교할 수 있겠습니다.(이상한 비유로군...)
기본적 골격은 이와 같습니다만 요즘에는 제조회사마다도 특징이 있어서 더욱 더 선명한 컬러액정패널을 채용한다거나 크기를 대폭적으로 줄여서 전체 기기를 접혀진 크기의 폴더휴대폰 수준으로 축소한 기계도 있습니다.

그럼 PDA로 할 수 있는일을 알아보도록 하죠. 기본 컨셉이 Organizer, 즉 개인정보관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니만큼 주소록, 계산기, 스케쥴관리, 금전출납부, E메일관리, 메모 등의 기능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것만놓고 본다면 단순한 전자수첩으로 치부해버릴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를 보충하기 위해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PDA용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중의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지하철노선도나 강의시간표들을 그림파일로 만들어 집어넣어 보거나 음악CD리스트, 서적목록 등을 정리하는 DataBase관리 프로그램이 있겠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를 PDA용으로 만든 포켓오피스라는 프로그램도 존재하며 각종 사전, 게임, 문서편집기들도 있고 무협지나 신문, 판타지소설 등을 집어넣고 볼 수 있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정도가 대표적인 프로그램입니다만 PDA자체가 하나의 컴퓨터이므로 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를테면 전철역간 시간계산이라든지 별자리 찾기, 다이어트관리, 자동차연비계산, 기념일계산, 낙서 프로그램 등 찾아보면 정말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많죠.
또 PDA용으로 따로 발매되는 확장 안테나를 설치하면 위성에서 신호를 받아 자신의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GPS기능-(1970년대부터 미국의 군사위성을 이용한 위치 파악 시스템으로 위성 항법 시스템은 시간, 기상 상태에 관계 없이 지구 전역에서 사용 가능한 가장 이상적인 항법 시스템으로서, 처음에는 군사적인 용도를 위해 개발되었지만 경제성 및 유용성으로 인해 급속도로 민간용으로 확장되어 현재에 이르러 가장 일반적인 항법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동안 미군을 제외한 사용자들에게 고의적으로 오차를 크게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다가 클린턴 미 대통령이 이를 해제하여 최근에는 오차가 3-7m 정도로 크게 줄어들었다)-을 사용 할 수도 있고 웹브라우저를 설치하면 휴대폰과 연계하여 터치스크린을 보면서 웹 서핑을 즐기거나 E메일을 확인 할 수도 있죠.(다만 전화비가 많이 나오는 것 뿐입니다만...) 그리고 PDA 내부에 CDMA(Code Division Multiful Access) 통신 칩을 내장하면 PDA 만으로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경우는 따로 핸드폰이 필요없게 되고 PDA 자체만으로 가능하게 되는거죠. 키보드가 필요하다면 전용키보드도 판매하고 있고 카메라로 유명한 KODAC에서는 PDA에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추가할 수 있는 제품도 내놓았습니다.

최근에 나온 고급형으로가면 하드웨어성능의 향상으로 MP3파일이나 동영상파일같은 멀티미디어 파일을 저장해놓고 이동하면서 감상하는것도 가능합니다. 언제라도 함께!!
현재 우리나라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있는 것이 미국 3com사의 palm(손바닥만하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과 국내 제이텔사에서 출시한 Cellvic이라는 기기이고 그 뒤를 컴팩컴퓨터의 iPAQ(아이팩.이라고 읽습니다)이 뒤쫓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러나 PDA의 시장성을 느낀 기업들이 국, 내외 할것없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그런 과정에서 휴대폰과의 통합을 이룬 모델도 개발되었고 노트북크기에 액정만 설치해 TV를 보면서 웹서핑을 즐기는 기기도 발표되는등 여러형태로 커스터마이징이 이루어진 기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덕분에 앞으로의 발전도 매우 기대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PDA는 끝없는 가능성과 무한한 파워를 지닌 매력적인 기기입니다. 좀 더 편리하고 즐거운 생활을 즐기고 싶다면 구입을 고려해보는건 어떨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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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4/07 09:27 2001/04/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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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MT66-S

기기&Item 2001/03/25 00:50
[010325] MD-MT6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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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다이얼 기능에 더욱 길어진 재생과 녹음시간의 MD-MT866
-MiniDisk 사이즈의 컴팩트 디자인
-듀얼 조그 다이얼을 이용한 빠르고 쉬운 조작(문자입력, 음량조정, 편집)
-충전 거치대를 사용한 휴대폰 충전 방식의 편리한 충전방식
-길어진 재생시간과 녹음시간
-(Ni-MH 배터리및 AA배터리 동시사용시 30시간 재생/ AA 배터리사용시 15.5시간 재생 가 능)
-재생,녹음,충전시 액정부의 테두리가 푸른빛으로 발광
-(Edge Lighting LCD 디스플레이 기능)
-16Mbit DRAM의 40초 충격방지 메모리 사용
-디지털 레코딩용 광학케이블 제공
-24-Bit ATRAC sound
-3가지 방식의 X-BASS 시스템
-74분의 MD를 모노방식으로 녹음시 148분 녹음 가능
-LCD 리모트 컨트롤의 조명 기능
-제품색상: BLUE / SILVER 두가지 (본체색깔 기준)
-(BLUE를 구매하실 분은 주문후 3660-2090으로 전화요망)
-크기 : 72.0 x 19.5 x 78.9 mm
-무게 : 137g (충전지포함)

포터블 플레이어를 살 요량으로 MD와 MP3P, MP3CDP, CDP 를 알아보았는데 휴대의불편함으로 CDP와 MP3CDP가 제외되고 남은게 MD와 MP3P.
MP3P의 경우 디코더가 디지털이니까 결론은 "뽀다구만 나면 돼야" 였는데 뽀다구나는 소니 뮤직클립의 경우 가격이 40만원이상을 질주하는...그렇다고 플레쉬메모리가 많은것도 아니고...단지 뽀다구때문에 미친짓을 할 수는 없지않은가!! 게다가 재생시간도 짧아!!
...녹음하는건 편하긴하지만(녹음이라는 개념도 맞지않지만) 국산중에서는 사고싶은게 없고 소니것들은 다 한 번 변환을 거쳐서 파일을 전송하기 때문에 '녹음의 편리성'이 메리트가 없어진다. 는 사실에 MD로 방향전환.
기종을 추려내는 과정에서 살아남은 831,r91,r900,mt-66,mt-77 이정도인데 831은 '국민MDR'이라고 불릴만큼 성능은 검증된 기기지만 좀 오래되었고 크기도 큰 관계로 제외. r91...생긴게 맘에 안들어서 제외. r900...은 뽀대도 나고 맘에 들긴하는데 가격이 너무 세서...좌절.

그럼 남은 것은 옆에 보이는 mt-66과 상위기종 mt-77. mt-77의경우 mdlp기능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나같은경우 그 기능이 전.혀. 필요가 없으므로(...차라리 md를 한장 더 가지고 다니지... 그 음질을 또 깎어먹냐-_-),게다가 상위기종주제에 mt-66보다 더 맘에 안들게 생겼어!!

,그런고로 mt-66입니다. 여기에 소니백폰 G72정도를 살 예정입니다. 응원 좀 해주세요~

......그런데 문제는 mt-66은 추천하는 사람은 커녕 언급하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다는...-_- 에잇! 나는 나의길을 갈래
----------------------------------------------------

그렇게 그렇게 해서 구입한 mt66. 사양에 866으로 적혀있는것은 한국샤프수입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놈도 중고로 구입... 모 님에게서는 '중고매니아'라는 소리도 들었는데 중고가 좋아서 그런건 아니고 단순히 돈이 없기때문... 그러고보니 게임보이만 빼고 모든 모바일기기가 다 중고로군요...나도 이러고 싶진 않았는데...

분명히 사진은 뽀샤시합니다... 몸체도 그럭저럭 뽀샤시한데.. 정작 사 놓고보니 몸체는 드러낼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좌절입니다. 정작 보이는 리모콘은 굉장히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데다 클립을 꽃으려고 할 경우 위의 정지 버튼이 같이 눌러지는 단점마저 있습니다.
그리고 샤프모델을 고른데에는 거치대를 준다는 이유도 있었는데 막상 받아보니까 충전하면서 재생이 안되더군뇨...-_- 이런 미친;;
음질에 대해서는 그리 할 말이 없습니다. 음질은 기계 자체보다 소스에 치우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요.. 그래서 구매한것이 바로 체르니3000!
2만원대의 저가형에 광출력단자를 장착한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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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겁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사운드카드는 옥소리MEF-II입니다 옥소리는 미디가 대박이긴하지만 잡음이 너무 많더군요.

물색물색. 광출력있는것중에 체르니하고 사블이 들어왔는데 어차피 광출력은 사운드카드에 차이가 있는게 아니니까 좀 더 싼걸 사기로 했죠.

그런데 웬걸 2000만있는줄 알았더니 3000!!
결국 중고가 나오길 기다리다 사운드카드를 산... 오오 잡음이 부족해!

바뜨, PCI슬롯이 모자라서 눈물을 머금고 부두II를 뽑아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래이디언을 사고싶은데요...

쓰다보니 느끼게 된 거지만 광출력도 무조건 좋은 건 아니더군요... 싱크가 칼같이 나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MP3자체의 잡음까지 그대로 가지고간다는겁니다. 그래서 사실 디지털오디오를 사려고 했으나 가격이 좀 세서 좌절했습니다. 지금은 그리 비싼편은 아니지만 2000에서 쓸 수 없다고 해서...

2000얘기가 나오니 하는말인데 체르니가 윈2000에서치명적인 버그가 있습니다. 사운드출력시 시디롬엑세스가 일어나면 잡음이 발생합니다. 그리고처음 설치시 잔향음이 나와서 몇가지 패치를 해 줘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옥소리만 듣다보니까 미디도 막 마음에 안들고.. 저가에 광출력 단자가 있다는 것 말고는
그리 메리트가 없는 기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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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25 00:50 2001/03/2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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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절초

Games 2000/12/31 00:58
[001231] 제절초

BOOKMARK 1

여름의 저녁.
구름낀 하늘아래, 굽어지고 좁은 산길이 이어진다.
길의 양측에는 잡목림이 우거져 그다지 경치는 좋지 않다.

옆에 있는 나미는 아까부터 계속 조용하게 앉아있다.
장시간의 테니스에 지쳐 잠들어버린건지도 모르겠다.
<나미, 자고있어?>
나는 조용히 말을 걸었다.
나미는 어렴풋이 눈꺼풀을 들었다.
꿈속에서 나오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옆에 내가있는것을 알아채고 황급히 웃음을 지었다.
<으,으응. 눈을 감고있던것 뿐이야>
그렇게 말해도, 자고있던건 확실하다.

<깨워서 미안해. 괜찮으니 좀더 자>
<으응, 나야말로 마츠야상에게 운전이나 시키고... 혼자 심심했지. 산 속이라 라디오도
잡히지않고...>
나미는 창밖을 보았다.
<저, 마츠야상>
<왜그래?>
<저 꽃, 무슨 꽃일까? 아까부터 계속 보이는데...>

길옆에는 노란꽃이 이어져있다.
가냘프게 얇고 긴 줄기와 원형의 잎.

<아아, 저거. 저건 제절초(弟切草)야.
동생을 베었다고 쓰는 제절초>
<제절초?>
<응>

제절초에는 기묘한 이야기가 있다.
기분전환이나 할겸 나미에게 가볍게 이야기해주려고 생각했지만, 조금 무섭게 꾸며서 들려주기로했다.

<저 타원형의 잎을 빛에 비춰보면, 검은 점들이 많이 보이지... 그것은 동생이 흘린 원한의 피라구>
<동생의 피...>
<옛날 평안시대에 한 장인 형제가 있었어. 그 집에는 대대로 상처를 치료하는 비약이 전해져왔던거야.
그런데 그 비전이 세상에 알려져버렸지. 동생이 자기의 애인한데 가르쳐준탓이야... 화가난 형은>
나미가 숨을 죽였다.
<칼로 동생의 목을, `파악`>
...나미는 작게 목을 움츠렸다.

<그 핏자국이, 잎에 남은거야... 그리고나서 저 꽃은 제절초라고 불리게 되었지>
<그런일이...>
내리기시작한 비를맞으며, 주위의 제절초가 서로 수근대는것처럼보였다.

<슬픈이야기네. 형제끼리 서로 죽이다니>
희미하게 눈물까지 보이고있다.
형제가 없는 나미를 감상적으로 만들어버렸다.

나는 좀 지나치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다.
문득, 나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마츠야상, 길을 헤매고있는거 아니야?>
...확실히 아까부터,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고있다.

불안해진 나는
<뭐, 돌아가는것도 괜찮지>
하고 강한척을 해 보였다.
순간, 반대편에서 무서운속도로 차가 지나쳐갔다.
<우와앗!>
나는 핸들을 급히꺽었다.
어떻게 반대편차는 피한것같지만 차가 비탈길로 뛰어들어갔다.
...이상해. 브레이크가 듣지않는다.
차의 속도가 점점 올라간다

<마츠야상, 브레이크!>
<밟고있어! 제길>
<어떻게든 해봐!>
왼쪽은 나무들. 오른쪽은 강물이다.
<저 나무에 걸겠어!>
나는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다.
<나미. 입 꼭다물어!>

차는 멈췄다.
몸에 상처는 나지 않았다.
<괜찮아?>
<...최저>
나미는 입을 뾰족하게 내밀었지만 눈은 웃고있다.
<괜찮은것같네>
나는 안심했다.
<몸은 그렇지...>
<마음에 상처받은거야?>
<그런게 아니야>
나미는 웃었다.
<차 괜찮아? 끼어버린거같은데>
순간 콰쾅, 하고 벼락이 떨어지면서 옆의 큰나무에 맞았다.

<꺄악!>
나무는 일순간에 두개로 쪼개져 불타오른다.
<쓰러진다!>
우리들은 차에서 빠져나왔다.

<아앗! 마츠야상의 차가!>
쓰러진 나무는 정면으로 차를 찌부러뜨렸다.
천정이 패이고, 프론트유리는 깨어져, 보기 안좋다.
<...괜찮아. 우리들은 무사하니까>
나는 분함을 억누르고, 강한척 말을했다.
<오픈카로 개조할수 있을까?>
앗, 그런 방법이 있었군!
그리고 차가 불타오른다.
<그것도 어렵겠네...>
순간이라도 희망을 가진 내가 바보같았다.
<어차피 무리야... 보통차를 오픈카로 개조하다니 전혀 이상해질걸...>
내가 투덜거리자 나미가 등을 두드렸다.
<그래. 그것보다 마츠야상 어쩌지... 차가 저렇게되어서... 비까지 내리고있고...>
불안한듯이말한다.
<어쨌든 길을 찾아보자>
<길을 찾자고해도... 너무어두워>
차의 불꽃도 이미 사라졌다.
<이럴때를 위해서...>
나는 부서진 차에서 회중전등을 꺼냈다.
스위치를 켜자, 노란꽃의 무리가 떠올라왔다.
<뭐지? 여기 제절초투성이야>
<저기, 저쪽에 우편함이 있는데>
나미가 조금 앞의 숲을 가리켰다.
붉은 우편함 반대편으로 숲속에 이어진 좁은길이 보인다.
<저 앞에 집이 있지않을까>
<좋아, 나미 가방을 꺼내. 갈아입을 옷은 가져왔겠지?>
내가 트렁크를 여니, 나미는 가방만이 아니라 차의 시트까지 끄집어냈다.
<뭐에쓸려고, 그런거>
<우산대용. 어차피 이런데 놓여있어봤자 쓸데없으니까 쓸수있는것은 써야지>
<걷기 불편하지않아?>
<괜찮다구! 쓰고싶어!>
우는아이와 나미는 별다를게 없다.
우리는 시트를 뒤집어쓰고, 우편함쪽으로향했다.
숲 안쪽으로 빛을 비추니 좁다란 길의 옆은 마치 우리를 맞이하는것처럼 노란제절초로 이어져있다.
<왠지 무서워>
뒤에서 나미가 그렇게 말했다.
<그럼, 여기서 아침까지 있을까?>
<그런... 비도 내리는데...>
<다른데 갈 곳도없고..>
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걸어가면 갈수록, 제절초가 더더욱 많아진다.
왠지 정말로 그 집까지 길안내를 해주는듯하다.
라고 생각하고있으니, 길이 세군데로 갈라지게 되었다.
중간의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길과 같은 크기이지만 왼쪽의 길은 조금 좁고 지면이 젖어있다.
오른쪽길은 나무가 우거저 도깨비라도 나올듯한 분위기다.
나는 가운데로 가기로 했다.
이윽고 길이 넓어져 걷기 편하게 되었다.
<그런데말이지..>
나는 걸어가면서 말했다.
<왜?>
<이상했어. 그 브레이크>
<차 말이야?>
<응... 분명히 아무이상도 없었는데말이야. 게다가 지금생각해보면 돌아오는길은 계속 오르막뿐이어서 아까 브레이크를 밟은게 처음이었다구>
<그말은, 누군가의 장난이라든가..>
<응, 하지만 장난이라고하기엔 너무심해>
<그렇네, 잘못하면 죽었을지도 모르니까말이야>
<남에게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한적도 없는데... 저 어쩌면...>
번개가 친다
<번개...>
나미는 몸을펴면서 하늘을 올려보았다.
<에?>
<번개가 또..>
<정말이네... 또 넘어지면 곤란한데.
서두르자!>
길은 이제 완전히 평탄해져있었다.
우리들은 뛰면서 숲을 빠져나왔다.

갑자기 시야가 트여, 눈앞에 광대한 저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들은 낙뢰의 공포도 강하게 쏟아지는 빗줄기도 잊은채 잠시 그 경치를 바라보았다.
비를맞아, 검게 빛나는 거대한 철문.
그 철창 사이로 광대한 정원이 보인다.
<대단한 저택이네.>
나미는 숨을 죽이면서 중얼거렸다.
확실히 대단했다.
문에서 저택까지는 오십미터정도 될까.
먼데다가 비 탓으로 저택자체는 잘 보이지않았지만, 왠지 그 표면이 움직이는듯보여서 불쾌했다.
<들어갈까?>
<응. 좀 무섭긴 하지만...>
나는 문으로 다가갔다.
잠겨있지는 않은것같다.
오른쪽 문기둥의 인터폰이 붙어있다.
망설임 없이 그 인터폰을 눌렀다.
잠시 기다려봤지만 대답이없다.
<없는걸까?>
나는 다시한번 인터폰을 눌렀다.
역시 대답은 없었다.
<이상하네>
<하지만 빛은 들어와있어>
확실히 저택에는 빛이 스며내오는 창이 몇개 보인다.
문을 미니, 소리도없이 열린다.
역시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어쩌지?>

<꺄앗!>
<와앗!>
다음순간 우리들은 낙뢰에 의한 조건반사처럼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헝클어져있었다.
풀이 허벅지높이까지 자라있어, 벽돌로된 길 좌우편은 마치 풀로된 벽처럼 되어있다.
<전혀 돌보지않았구만그래>
<저, 이거 제절초아니야?>
나미가 발밑을 가리킨다
<정말이야, 여기에도 피어있어>
<여기만이 아니야. 자 여기에도 저기에도!... 잠깐만 회중전등좀 빌려줘!>
나미는 정원 전체를 훑듯이 빛을 비추었다.

<...!>
무심결에 숨을 죽였다
한두송이가 아니었다.
정원 한면이 틈도없이 제절초로 메워져있다.
<어떻게 이렇게많이...>
그때, 지금까지 없었던 강한 바람이 불어와. 무수히 많은 노란색 꽃이 파도처럼 일렁거렸다.
그 파도는 문에서 저택쪽으로 이동해서 최후에 저택 자체를 흔드는듯이 움직이고는 사라졌다.
나는 왠지 불길한 것을 본 것처럼 가슴속에 검은 무언가가 서리는것을 느끼고 빗속에
서있었다.

<이봐!>
나미가 귀에 손을 대었다.
<뭔가 들리지않아? 왠지 바삭바삭하는...>
<응? 바람으로 풀이...>
<틀려! 그게아니야...>
갑자기 풀섶에서 얼룩반점을가진 뱀이 뛰쳐나왔다.
크게 벌린 입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빛나고있다.
<이, 이거, 이소리!>
<무슨소리하고있어! 뱀이야! 뱀!>
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황급히 저택쪽을 향해 뛰었다.
<지금 그소리 뱀이지? 어째서 저런게 이런곳에 있는걸까>
달리면서 나미가 큰소리로 외친다
<그런거 내가 어떻게알아! 뱀한테나 물어봐!>
<물어보는중에 물려버리겠어!>
우리들은 아우성을 치면서 전속력으로 도망쳤다.
현관앞의 계단을 미친듯이 뛰어오다가 뒤를 돌아보니 뱀은 벽돌길을
스물스물기어서 쫓아온다.
나는 문의 손잡이를 잡고 흔들었다.
하지만, 자물쇠가 잠겨있어, 밀어도 당겨도 열리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열어주세요! 죄송합니다!>
저택의 안에서는 전혀 대답이 없다.
<마츠야상! 오고있어! 이리로 오고있다구!>
나미가 날카롭게 소리를 지른다.
나는 오른쪽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 힘껏 문에 부딪혔다.
문이 낡아져있던것은 행운이었다.
두세번 부딪히니 자물쇠가 부서져 우리는 저택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이젠 따라오지않아... 앗 피가 나오잖아!>
나미는 내손을 잡았다.
왼쪽손의 피부가 벗겨져 피가 흐르고있다.
<아아... 괜찮아 이런것쯤>
나는 상처난 부위를 핥았다.
<안돼. 제대로 조치하지않음>
나미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내손을 감쌌다.
희미하게 장미냄새가 난다.
<지금은 이런것밖엔 할 수 없지만, 나중에 제대로 치료해줄게>
<고, 고마워>

왠지 멋쩍어졌다.
<그것보단... 부서져버렸어>
<이집 사람이 발견한다면 혼내지않을까...>
<먼저 사과해야지>
나는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BOOKMARK 2

넓은 현관이다.
이층까지 연결된 홀로 되어있고 천장에 큰 샹데리아가 걸려있다.
좌측에는 커다란 벽돌구조의 난로가 있고 그 앞에는 소파가 ㄷ자형으로 놓여있다.
<여보세요->
나는 안쪽을 향해 소리질렀다.
<실례하겠습니다->
나미도 해보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아무도 없는걸까?>
<음... 뭐 됐어. 좀 앉을까, 너무 지쳤어>
나는 소파를향해 걸어갔다.
난로의 옆에 서양식 갑옷이 놓여있다.
TV나 사진에서 본적은 있지만 실제로 보는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세시대의 병사들은 이런것을 입고 싸웠던것이다.
무겁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근데, 저게 뭘까?>
나미가 내 어깨를 두드렸다.
<응?>
<저거말이야>
나미는 현관 홀의 우측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커대한 수조가 벽에 딱 맞게 놓여있었다.
은색틀에 어디에나 있을법한 보통수조다.
문제는 크기였다.
이상할정도로 크다.
<뭐가 들어있는거지?>
나는 수조에 접근했다.
그러나 유리에 이끼가 끼어있는데다가 물이 너무나 더러워서 무엇이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나는 위에서 보려고 생각하고 난로앞에서 일인용의 작은 소파를 가져왔다.
소파에 올라가 위에서 보니 어두운 물 바닥에 유달리 검은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만 생물체인지, 돌조각인지 그렇지않으면 단순한 장식물인지 잘 알수가 없다.
<뭔가 보여?>
<아니, 아무것도...>
그때, 검은 덩어리가 조금 움직여 탁구공만한 기포가 올라왔다.
<웃!>
나는 무심결에 얼굴을 돌렸다.
마치 고기가 썩은듯한 구역질나는 냄새다.
숨을참고 다시한번 수면을 보았지만 아무 변화도 없다.
뭐였을까...
그때...,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층이야!>
<역시 누가 있는걸까...>
<가보자>
우리들은 현관정면에 있는 계단을 올라갔다.
<저어..>
<응?>
계단을 중간쯤 올라갔을때 나미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에 이 집 사람이 있으면 뭐라고 말하지?>
<정직하게 말할수밖에없어 길을 잃어버렸다고말이야. 어쩔도리가...어랏?>
<왜그래?>
<저쪽에 분명히 갑옷이 놓여있었지?>
나는 날로쪽을 가리켰다.
<응...어어?>
갑옷은 사라져있었다.
<...뭐 상관없어. 어쨌든 소리가 난곳으로 가보자>
계단을 다 올라가니, 복도가 좌우로 나뉘어있다.
<소리는 확실히 이쪽에서 난것 같은데...>
우리들은 오른쪽 복도로 향했다.
<어떤 방인걸까...>
순간 다시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쉿! ..또 들려온다>
우리는 소리가 들리는걸로 짐작되는방에 도착했다.
<여기다...>
<대답이없네...>
<없는건가?>
나는 마음을 다잡고 문을 열었다.
방은 어둡고 인기척도없었다.
왼쪽구석에 테이블이 있고 그 위에 놓인 전기스탠드가 작지만 붉은빛을 발하고있다.
그리고 그 옆에 또 하나의 낮은 테이블이 보인다.
체크무늬의 천으로 감싸인책이 한권 놓여져있다.
우리들은 방 안쪽으로 들어갔다.
<앗!>
갑자기 뒤쪽의 문이 닫혀져버렸다.
나는 문에는 신경쓰지않고 책을 보려고 테이블로 향했다.
<어랏!>
발에 코드가 걸려 스탠드가 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붉은 빛이 바닥을 비추어 낮은쪽 테이블의 발을 비추고있다...
고 생각했지만, 실제론 그렇지가 않았다.
붉은 빛이 비춘것은 은색의 스포크를 가진 휠체어였다.
<앗, 휠체어가...>
테이블이라고 생각했던것은 휠체어에 앉아있는 사람의 무릎이었다.
바닥에 구르는 스탠드의 빛은 그사람의 슬리퍼를 비추고있다.
<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들어와버려서, 일단 노크는 했지만...>
나는 횡설수설하면서 바닥에서 스탠드를 집어올리려고 허리를 굽혔다.
<사과할 필요는 없어요>
나미가 묘한소리를 한다.
나는 얼굴을 들었다.
거기에 앉아있는것은 미이라였다.
스탠드의 빛이 사라져, 방안이 새카매졌다.
휠체어가 움직였다!
<아야야...>
나는 엉덩방아를 찧었다.
<싫어!>
나미가 옷을 잡아당긴다.
바퀴의 쇳소리가 가까이 다가온다.
<제길! 열려! 열리라구!>
손이 떨려서 문이 잘 열리지않는다.
<빨리, 빨리 열어!>
우리들은 구르듯이 복도로 나왔다.
하지만 여기도 새카맣다.
오른쪽인지 왼쪽인지도 알수없다.
<나미! 내 회중전등 어디있어!>
<모르겠어! 생각이 안나!>
어쩌면 주머니에 라이터가...
다행스럽게도 라이터가 들어있었다.
조금은 익숙해진 계단이 둥실 떠오른다.
<저쪽이다!>
우리들은 황급히 아래로 내려왔다.
회중전등은 수조앞에 놓여있었다.
<앗 뜨거워!>
이젠 가지고 있을수가없다.
나는 라이터에서 손을 떼고 손을 더듬어 회중전등을 집어올렸다.
스위치를 넣고, 이층으로 향한다.
희미한 둥근 빛이 이층 통로에 퍼진다.
미이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안돼, 다리가...>
나미는 맥없이 주저앉았다.
나도 그 옆에 같이 앉았다.
그건 그렇고...
미이라라니... 이 현대시대에...
잘못본건 아닐까...?
나는 나미가 무서울까봐 혼자서 미이라를 확인해보려고 계단으로 향했다.
<어디에 가는거야?>
나미가 뒤에서 말을 건다>
<아까것이 진짜 미이라였는지 확인해보려는거야>
<이제 됐어 그런거! 그만두라구!>
나미는 겁을내고있었다.
<하지만 신경이쓰여. 나미도 무섭잖아, 정체를 모른다면.. 잘못 본걸수도있고>
<그렇긴 하지만...>
<곧 돌아올게>
나는 계단에 발을내딛었다.
<잠깐! 혼자두지말아줘... 나도 갈래..>

우리들은 다시 아까 그 방으로 돌아갔다.
문은 열려있었다.
머뭇거리며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전기스탠드와 책이 바닥에 구르고있는것뿐,
미이라의 모습은커녕 형체도 없다.
<이상한데..>
그 순간 스탠드에 불이 들어왔다.
<엇 불이 들어왔다.>
방이 밝아졌다.
스탠드에는 또 작은 빛이들어와, 바닥의 샹들리에도 밝게 빛나기 시작했다.

<앗, 고양이가>
테이블의 어둠속에서 검은 새끼고양이가 뛰쳐나왔다.
<이리와..>
나미는 무릎을꿇고 고양이를 안아올렸다.
<이상한데..>
나는 머리를 흔들었다.
<환상이라도 본걸까? 하지만 나미도 봤지?>

대답이 없다.
나미는 고양이에게 정신이 팔려있다.
나는 떨어져있는 책을 집었다. 아무래도 일기인듯 하다.
날짜는 육년전이다.
페이지를 넘겨가니 돌연 새빨간 페이지가 나타났다.
<피다...>
<응?>
아무것도 쓰여져있지 않은 페이지에 제절초가 책갈피처럼 꽂혀서 그 위에 검게
물든 빨간 액체가 흠뻑 적셔저있다.
<게다가 얼마되지않은거야...>
일기를 들여다본 나미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설마 미이라의 피인가?>
<무슨소리야?>
순간 무언가가 다가오는소리가 들렸다
<설마, 아까 사라진 갑옷이...>
<그런 바보같은!>
소리는 문앞에서 멈췄다.

<앗 고양이가!>
새끼고양이가 문틈으로 빠져나갔다.
우리들은 숨을 멈추고 문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뿐, 아무것도 일어날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문틈으로 살짝 복도쪽을 내다보았지만...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상한데...?>
<기분이 않좋아. 빨리 이저택을 빠져나가자>
나미가 불안한듯이 말한다
<응. 나도 기분이 나빠. 하지만 왠지 이젠 도망갈수없을듯한 나쁜 예감이 들어>
<어째서 그런얘기를 하는거야?>
나미는 화가난듯이 말했다.
<아니, 어디까지나 예감이긴하지만>
<날 놀리는게 그렇게재밌어? 알았어 혼자서 실컷즐기라구. 난 돌아갈래>
나미는 방을 나가버렸다.
<어이, 기다려>
나도 황급히방을 빠져나왔지만, 나미는 혼자서 계단을 내려가고있었다.

<기분나빴다면 사과할게. 기다려>
<안녕, 잘 쉬라구!>
나미는 현관문을 열었다.
<기다려봐>
하지만 밖을보자마자 황급히 문을 닫았다.
<왜그래?>
<뱀이, 뱀이 밖에...>
나는 열쇠구멍에서 밖을 내다보았다.
뱀들이 머리를 돌리고있었다.
<예감이 맞았네>
<뭐야, 기쁜듯이>
<기쁠리가 없잖아. 나도 싫다구 이런데 있는거>
<어쩌지..>
나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전화를 찾자>
<전화같은거 없어>
<그러니까 찾는거아냐!>
<왜 화내는거야!>
<화내고있지않아!>
<하지만 무서운얼굴하고...>
<원래이래!>

나는 현관 안으로 향했다.

BOOKMARK 3

나는 현관 안으로 향했다.
좌우로 복도가 이어져있다.
<어디로 가야하지?>
<문이 적은 왼쪽을 찾자>
우리들은 복도로 들어갔다.
<그런데, 어느문부터 들어가지?>
<우선은 앞쪽의 문부터 조사하자>
나는 좌측의 나무로된 양 개폐식 문에 손을 댔다

문을 연 순간 곰팡이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이 어두워 나는 조명스위지를 더듬어찾아 켰다.
불이들어오니 정면에있는 커다란 나무책상이 우선 눈에 띄었다
책상은 창을 등지고 이쪽을 향해있어 창 이외의 세방향의 벽은 전부 책장으로 메워져있다.

<서고같네>
나는 창에 가까이 다가가 열리는 지를 시험해봤지만, 여기에도 자물쇠가 걸려있어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역시...>
포기하고 방안을 둘러보았다.
<왠지 오랫동안 사용하지않은방같아, 곰팡이냄새에...>
책상위에는 수정구슬이나 타롯카드등 점에나 사용할 수 있을 듯한 도구가 널려져있다.
<저! 저거...>
나미가 책장을 가리켰다.
책사이에 해골이 꽃혀있다.
<해, 해부학을 하는 사,사람인걸까?>
차분히 말하려고 했지만 목소리가 떨렸다.
<으흠, 에- 어떤책이 있는건가...>
나는 황급히 진열되어있는 책의 겉표지를 읽었다.
<[흑마술, 그 기본과응용][예수와 물고기][버포멧, 저주와 복수의 오의]... 이상한 취미를
가졌구만>
<그다지 친구가 되고싶지않은 타입이네>
<사실이라면 알고싶지도 않은 타입이지만... 어쩔 수 없지, 사정이 사정인만큼. 다른것을
찾자>
우리들은 서고를 나왔다.

복도를 걸어나와 현관까지 오니 나미가 말을 걸었다.
<저, 저거 전화아니야? 저기 수조아래 선반에>
<정말이네...>
검은 다이얼식의 전화다.
<이걸로 집에 연락할수있겠네>
나미는 활짝웃었다.
<그렇지만...이런곳까지 마중나와줄까...>
<어쨌든 전화를 해보자구>
<...응>
나는 수화기를 귀에댔다.
<자... 우웃!>
눈앞에 철도끼가 스쳤다.

올려다보니, 아까 사라졌다고생각하고있던 갑옷이 어느사이엔가 수조옆에 서있다.
나는 슬금슬금 갑옷으로 다가가 투구를 열었다.
안은 비어있다.
<그, 그렇겠지... 응, 그렇구말구...>
<아악!>
나미가 소리를 질렀다.
<왜그래?>
<끊어졌어! 지금 쓰러진 도끼때문에 전화선이 끊어져버렸어!>
<뭐라고!>
나는 황급히 수화기를 귀에 갖다댔다.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다
되는대로 다이얼을 돌려봤지만 전화기는 죽어버린것처럼 어떤 대답도 해주지않는다.
<안돼, 아무소리도 나질않아>
나는 수화기를 놓고 일어섰다.
<어쩔수없어. 다른방법을 찾자>

순간 전화벨소리가 들려왔다.
<...거짓말>
넓은 홀에 벨소리가 울려퍼진다
<어떻게 이런일이...>
나는 주저하면서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아무소리도 들리지않는다.
<이봐요!>
다시 전화가 울렸다.
<다른전화야!>
저택어딘가에서 전화가 울리고있다.
<저쪽에서도!>
<어떻게된거야!>
주위에 전화벨 소리가 마구울린다.
<여보세요!>
나는 지금 집어든 수화기에 외쳐봤지만 역시 아무 대답이없다.
<누구야?>
<몰라. 아무것도 말하질않으니>
<또 소리가...>
다시 이층에서 어떤소리가 난다
<좋아, 이렇게 된이상 누가 숨어있는지 찾아내주지>
나미의 얼굴이 울상이되어간다
나는 화가난얼굴로 외쳤다
<적당히좀 해두라고! 거기 있지! 누구냐! 이제 됐으니까 나와!>
소리는 홀을 울릴뿐이다.
<찾아내주마 여기서! 절대로 찾아내보일테니까 기다려!>
<기다려, 혼자두지마>
나미의 소리를 뒤로하고 나는 계단을 올라갔다.
<나와라! 나오라고!>
위로 올라가서 나는 가까운곳에있는 문을 무작정 두들겼다.
그러나 대답은 없다
<들어간다!>

순간, 안에서 형용할수없는 냉기가 내 몸을 감싸왔다.
분노는 사라지고 대신 등에 오한이 달린다
<마쯔야상? 뭐... 지 이건?>
엄청난 기운에 뒤에서온 나미도 입구에 서있다.
방의 중앙에 나무관이 한구.
마치 드라큘라라도 들어있을듯하다.
그것을 감싸고 수많은 촛불이 밝혀져있다.
나는 관에 빨려들듯이 손을 뻗쳤다.
<그만둬! 무슨짓이야!>
나미가 외친다
나도 해서는 안될듯한일을 하려고하고있는것은 알고있다.
그러나 손이 뚜껑을 열어버린다.
안에는 노란 꽃을 가진 제절초가 쌓여있다.
그리고 위에는 사람모습으로 잘려진 종이가 한장.
그 종이에는 검은 점으로 [복수] 라는 글자가 쓰여져있다.
<복수...>
<복,수,...>
어느사이에 나미가 옆에와있었다.
<그래! 생각났어...>
나는 나미의얼굴을 보았다.
<제절초의 꽃이름은... 복수...>
<복수, 제절초의 꽃이름, 복수...>
나미는 종이인형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나미...>
얼굴이 새파랗다.
<나가자!>
나는 나미의 손을 잡아끌었다.
<뭔가 아주 불길한 예감이들어. 아무리 둔감한 나도 느낄수있어 나가자!>
나는 나미를 잡아끌듯이 밖으로 나가자마자 양손으로 문을 닫았다.
<다음은 이방이야!>
나는 반대편문으로 갔다.
<또 찾는거야?>
나미가 울듯한 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래서는 어쩔수없잖아!>
나는 큰소리로 말했다.
<어쩌면 여기서 밤을 새워야할지도몰라. 단지 이상한 놈이 있는 저택인건지 그렇지않으면
우리들에게
위해를 가하려는건지, 적어도 누가 있는지는 조사해야해!>
나미는 입을 다물었다.

나는 곧바로 문을 열었다.
정면에 창, 왼쪽 구석에 작은 책상, 침대...
극히 평범한 방이었다.
<아무것도없는데...>
문을 닫았다.
<저쪽에 아직보지않은 방이있어>
나는 일부러 사무적인 어조로 말하고 복도안으로 향했다.
나미는 조용히 따라온다
<여기는 아까 보았지만...>
아까 미이라가있던 방도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역시 미이라는 없고, 일기도 아까 떨어뜨린채로있다.
<이제 두개>
나는 미이라가있던 방의 정면에있는 문을 열었다.
<앗!>
<왜그래?>
나미는 안을 들여다보고 놀란 표정으로 내 얼굴을 보았다.
<여자방같애>

커튼이나 침대, 벽지등, 전체가 백색이나 엷은 핑크색으로 되어있고 여러가지 물건이
정리되어 놓여있다.
<역시 사람이 있어>
나는 왠지 안심을 했다.
<누군가가 사는것은 확실한것같네. 들어가볼까?>
<아니 좀...>
지금까지의 방은 생활감이 전혀 없었기때문에 탐험기분으로 대담한 일도 했지만 이 방을
보고
조금 상태가 달라졌다.
왠지 갑자기 내가 잘못을 하고있는듯한 기분이 되어졌다.
<없을때에 맘대로 들어가는것은... 여자의 방이고...>
<그렇겠지...>
<하지만 있으면 어째서 안나오는거지?>
설마 어딘가에 숨어서 우리들을 놀래키는것을 즐기고있는것일까...
<좋아, 이왕 이렇게 된거 인사도 해야하고, 불만도 말하고싶으니 본격적으로 집사람을
찾자>
나는 문을 닫았다.

<여기에도 없을까?>
나는 옆의 문 앞에 섰다.
하지만 손잡이에 손을 뻗치자 나미는 갑자기 내 손을 쥐었다.
<엇...!>
<여기는 안돼>
<왜그러는거야, 그런 무서운얼굴을 하고>
<이젠 그만두자>
진지한 눈동자다.
<왜 그래 갑자기...>
<그만둬, 부탁이야. 왠지 아주 나쁜 예감이들어 특히 이방은. 제발 이방만은 그만둬>
<왜 이방만 안돼는건데>
<어쨌든 안돼!>
<이상한소리를 하는군 여기에 있을지도모르는데말이야...>
<아니, 없을거라고생각해. 분명히 없어. 이제 가자, 내려가자구>
내손을 잡아끈다
<괜찮잖아, 이제 이 방만 본다는데>
나는 나미의 손을 뿌리치고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하지만 열리지않았다.
<어라? 열쇠가 걸려있나?>
<그러니까 그만둬>
아, 알았다 우리들에게 짖궂은짓을 하고 여기에 숨은걸거야...
<여보세요! 누가 없나요! 여보세요!>

문의 반대편에서는 어떤 대답도 없다.
잘 보니 문의 네 구석이 철붙임이 되어있었다.
<열리지않는 문인가...?!>
<저, 마츠야상. 나 배가고파졌어>
< !!? ....무슨소리야 갑자기..>
<정말이야 배가 너무고파. 뭔가먹을걸 찾아보지 않을래? 아, 그렇지. 부엌에 가보자
뭔가 먹을게 있겠지>
<그렇지만...>
<마츠야상도 배고프잖아. 점심부터아무것도 먹지않았는데...>
<그건 그렇긴한데...>
<응, 그러니까 아래로가서 뭔가 찾아보자구. 어쩌면 이 집 사람이 아래에
있을지도모르고>
<응, 뭐 그렇다면...>
결국 나미에게 밀려버렸다.

나미는 계단을 내려가자 혼자서 성큼성큼 앞으로나가 당연한듯이 바로앞에있는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마츠야상, 빨리>
왠지 신경이 쓰인다.
<나미, 어떻게 여기가 부엌인지 알았지?>
<응? 그러고보니...>
나미는 놀라며 나의 얼굴을 봤다.
<...어쩐지...발이 이쪽으로 향하길래... 이상하네...>
<...어쨌든, 들어가보자>

<새카만데>
<하지만 왠지 좋은냄새가?gt;
<식당임은 틀림없는것같지만...>
나는 벽의 스위치를 켰다.
방의 중앙에는 넓고 긴 테이블이 놓여져, 그 위에는 요리를 담은 접시가 배열되어있었다
하지만...
<뭐지 이건...>
그것들은 전무 아무렇게나 헝클어져있었다.
고기요리의 소스가 난자하고 테이블 위의 냅킨에는 차색얼룩이 져있었다.
잘려진 생선에는 파리가 들끓고 수프가 테이블끝에서 흘러내려져있다.
<고양이라도 들어왔던걸까...>
<그런것같지...>
과일만은 겨우 원형을 보전하고있지만 이미 검은색이 되어서 먹을 생각은 나지않는다.
<어쩌지 나미. 냉장고라도...>
어라?
<왜 그래? 무서운얼굴로...>
<지금...>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지금 뭔가가 들리지않았어?>
<뭐가...?>
<왠지 여자의 비명같은...>
<나는 별로...기분탓아니야?>
<아니, 확실히 들렸어. 저쪽이야>
나는 창가로 갔다.
어두워서 밖은 보이지않지만 왠지 나쁜예감이 든다.
<잠깐만 보고올께!>
나는 창에서 떨어져 출구로 향했다.
<잠깐. 어쩔생각이야?>
<뭔가 있는건지도 몰라. 너무나 신경이쓰여!>
<기다려 나도!>
우리는 식당을 나왔다.
<라이터라도 켜줘>
<어쩔건데?>
나미는 은촛대를 손에 들고있었다.
테이블 위에 있던것이다.
<나도 뭔가 밝혀줄 물건이 없으니 불안해서...고마워 돌려줄게>
나미는 불이붙은 양초, 나는 회중전등을 든채로 복도를 천천히 걸어나갔다.
<그런데 정말로 소리가 들렸어?>
걸어가면서 나미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본다.
<응. 히이이이이이~하는 한이 쌓인듯한 가늘고 긴 울음소리같은...>
<기분나빠...>
나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어째서 비명같은게...>
<강도같은게 아니었을까...>
<강도?>
<그럴수도 있잖아.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어째서 불이켜졌는데 집사람이 아무도
없는건지 그것도 납득이 가지않고...>
복도는 쭉 걸어간후 왼쪽으로 꺾여 저택의 뒤쪽으로 이어져있다.
단지, 이어지긴 이어지지만 벽이 좁아지고 천장도 낮아져간다.
게다가 묘하게 어둡다.
회중전등을 비추니 안에 작은 철문이 떠올랐다.
<저 문의 반대편이다>
<왠지 기분나쁜문이네. 비밀의 실험실같은 느낌이야>
나미가 말한대로였다.
<열릴까나...>
노브에 손을 댄 순간, 아까 그 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소리야! 들렸겠지, 아까와 같은 소리야>
나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머리를 흔들었다.
<가자>
나는 마음을 단단히먹고 문을 열었다.
갑자기 바람과 물이 얼굴에 흩뿌려졌다.
<뒷문인것같네...>
<아무것도 안보여>
회중전등을 멀리 비춰보니 오른쪽에 무언가 빛을 반사하는것이 있다.
<온실이야...>
라는것은 비명이 저 안에서?
<앗!>
뒤에서 나미가 작게 외쳤다.
<왜그래?>
<사라졌어...>
나미는 손에 든 양초를 아까운듯이 바라본다.
<그거야 어쩔 수 없지. 비가내리니깐>
<어쩌지?>
<밖이라 쓸수도 없으니 여기에 두고가자>
나는 촛대를 발밑에 두고 나미의 손을 잡았다.
<자, 가자>
우리들은 서로 손을 잡고 진창속을 걸어나갔다.
말랐던 옷은 바로 흠뻑 젖어버리고 구두도 진흙투성이가 되었다.
<사람이 있을까?>
나미가 작게 묻는다
<없겠지>
<뭐야그건. 그래선 온 의미가...>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는 의미지>
<그런...>
순간적으로 나미의 얼굴표정이 변했다.
<왜냐고하면, 만약 누군가 있다면 아까부터 우리들이 비추고있는 회중전등의 빛을
분명히 알아차렸을거야. 어떤반응도 없는걸 보면 이미...>
<어째서 그렇게 무서운것만 말하는거야>
나미는 울듯한 얼굴이 되었다.
눈앞에 유리가있고 안은 칠흑같이 어둡다.
회중전등을 안에 비추자 제절초가 눈앞에 떠올랐다.
<앗!>
나와 나미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또야...>
다른 관엽식물에 섞여서 작은 황색 꽃이 피어있다.
<복수의 온실...>
나미가 작게 중얼거렸다.
<기분나쁜소리는 그만두라구>
<뭐야, 자기도 말한주제에!>
우리들은 주의깊게 유리에 빛을 비추면서 온실주위를 돌았다.
하지만, 그 이외는 특히 이상한것도 없어 뒤편까지 와버렸다.
<온실의 안도 조사해볼까>
나는 입구로 발을 향했다.
<이제 됐잖아>
<하지만...>
그 순간,
[히이이이이이]

!!
소리가 나는 방향에 빛을 비추어보니 온실의 문이 바람에 날리고있다.
<...>
슬쩍 나미의 얼굴을 보니 입을 반쯤연채 옆눈으로 나를 보고있다
...안좋군
<좋아! 저 문까지 경주다!>
나는 달려나갔다
<뭐야- 문소리일 뿐이잖아->
나미가 따지는듯한 어조로 외쳤다.
<경주다 경주!>
나는 신경쓰지않고 계속 달렸다
<기다려- 꺅!>
뒤돌아보니 지면에 엉덩이를 대고 있다.
<넘어졌잖아- 최저야!>
나는 웃으면서 문으로 향했다.
<기다려- 어두워서 보이질않아>
입구에 도착했다.
나는 뒤돌아서 나미가 있는곳에 빛을 비춰주었다.
빛의 구속에서 온실의 유리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 문을 본 순가, 내 웃음은 얼어붙었다.
<정말- 먼저 가버리구->
나미가 쫓아왔다.
그리고 나의 얼굴을 보았다.
<또 그런 무서운 얼굴 하고... 이젠 속지않을거니깐>
나는 유리문을 턱으로 가리켰다.
<정말 촐랑댄다니깐...>

BOOKMARK 4

유리문에는 크고 빨간색으로 [나미] 라고 쓰여져있었다.
흔들리는 유리가 반사하는빛이 빗속의 우리를 쓰다듬듯이 비치고있다.
<우, 우연이겠지>
나는 말했다.
하지만, 왜 소리가 오므라드는지 나도 알수있다.
비록 우연이라고 해도 어째서 이런곳에 이름이...
나미가 파래진 얼굴로 빗속에 망연히 서있다.
말을 잃고 단지 눈만이 흔들리는 유리문에 맞추어 움직인다.
바람에 흔들리는 문이 다시 소리를 냈다.
<돌아가자>
나는 일부러 밝게 말을했지만 나미의 대답은 없다.
<돌아가자!>
나는 나미의 손을 강하게 잡아끌었다.
그러나 움직이려고 하지않는다.
<왜, 어째서...>
<너무 신경쓰지마>
<하지만...>
<우연이라구 우연. 우리들 여기에 처음 온거니까 관계없는거야. 이집 사람들중에 때마침
같은 사람이 있었던거야. 확실히 저런곳에 쓰여져있는것은 이상하지만 집사람에게 물어보면
분명히, 겨우 그런일이었습니까 하고 말할듯한 일이라구. 분명히>
나는 공포를 떨쳐내듯이 큰목소리로 단숨에 말했다
<응...>
사라져버릴듯한 작은 목소리로 나미가 끄덕였다.
<비를 너무맞으면 몸에 좋지않아... 돌아가자>
나는 나미를 잡아끌듯이 걸어나왔다.

저택에 돌아왔지만 나미는 아직 어두운 얼굴을 하고있다.
이대로는 나미가 너무 불쌍하다.
거기다 그런것을 본것도 사실은 내 책임이다.
뭔가 힘이날 방법은... 그래!
<어이!>
나는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냈다.
<왜?>
<목욕하고싶지않아?>
<뭐!>
나미는 놀란얼굴을 했다.
<어차피 진흙투성이가 되버렸고>
<하지만...>
<괜찮아괜찮아... 분명 저쪽일걸로 생각되는데...>
나는 멋대로 앞으로 나갔다.
희미한 어둠속의 복도를 오른쪽으로 돌자 바로 앞에 유리문이 있었다.
<여기다>
나는 문을 열었다.
안은 새카맣다.
회중전등을 비추니 생각한대로 세면장이었다.
커다란 거울이 붙은 하얀 세면대가 왼쪽에 있고, 그 앞이 양식 변기, 안은 유리문이다
저 안쪽이 목욕탕이겠지.
<나미, 먼저 손 씻어>
나는 나미에게 양보했다.
<응>
팩킹이 낡았는지 수도에서는 물방울이 떨어지고있다.
나미는 수도를 틀었다.

하얀 세면대가 시뻘건색으로 물들었다.
<피...!>
나미가 내어깨에 달라붙었다.
<아니야! 녹이라구 녹!>
잠시 기다리자 붉은 물은 투명해졌다.
<수도관이 낡아서 그런거야. 자, 이제 괜찮지>
나는 흐르는물에 손을 담구었다.
나미는 상당히 예민해져있다.
어떻게는 본래의 밝은 나미로 되돌려주고싶다...
<아, 비누가없구만. 나미 비누필요해>
<나는 그냥 물만으로...>
왠지 묘하게 얌전하다.
언제나의 나미라면 비누꼭 필요해 라고 말할텐데...
<나미는 필요없어도 나는 필요해!>
나는 장난스럽게 억지를 부렸다.
<어쩔수없네. 그럼 찾아볼테니까>
나미는 거울옆에있는 장을 열어 안을 찾기시작한다.
조금은 웃는얼굴이 돌아온듯하다.
<앗, 그래. 잊고있었어>
나는 복도로 나갔다.
<어디가?>
<곧 돌아올께. 비누 찾아두라구>
밖에놓인 촛대를 잊고있었다.
나는 어두운 복도를 걸어나가 철문을 열었다.
...그러나 거기에 촛대는 없었다.
<이상한데>
나는 회중전등으로 주위를 찾아보았지만 발견되지않는다.
나는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세면장에 돌아왔다.
<왜그랬어?>
<아니, 아무것도... 그것보다 비누는?>
<없는걸>
<여기는 봤어?>
나는 세면대 아래쪽의 문을 가리켰다.
<아 거기는 아직...>
<자 여기라구>
나는 신나하면서 그 문을 열었다.
<웃!>
안에서 뭔가 불쾌한 냄새가 끼쳐왔다.
숨을 참고 안을 봤다.
중앙에 S자형의 배수관이 지나고 그것을 피하는듯이 오른쪽에는 욕실용의 세제나
살충제,샴푸,비닐다발등이 쓰레기처럼 난자하게 놓여져있었다.
배수관이 썩은 물이 새는지 먼지와 각각의 용기에서 번져나온 약품이 혼재되어
토할정도의 상황이되어있다.
<정말로 이런곳에 있는거야?>
<이게아닐까나>
나는 배수관의 왼쪽에있는 커다랗고하얀 플라스틱상자를 꺼냈다.
안에는 십자마크가 붙은 나무상자가 들어있다.
<이거 약상자아니야?>
<그아래에도 뭔가 있어. 나미, 약상자좀 들어봐>
나미는 약상자를 받아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안에서 기름이묻은 커다랗고 검은 벌레 여러마리가 상자 아래에서 뛰쳐나왔다.
<꺅, 바퀴벌레!>
나미는 소리를 지르며 손에 든 약상자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반동으로 상자가열려 안의 작은병이나 여러가지 팩키지약들이 바닥에 흩어졌다.
바퀴벌레는 어느사이엔가 방구석으로 사라져버렸다.
<아아~ 흩어져버렸다구>
나는 웃으면서 흩어진 약을 줏어담았다.
<미안...나도 정말... 내가 줏을게>
나미는 무릎을꿇고 약을 원래대로 담기시작했다.
<이제 없지? 바퀴벌레>
<응... 아, 있어 비누>
나는 일어나서 수도를 틀었다. 나미는 아직 흩어진 약을 줍고있다.
<먼저 씻어. 비누도 찾았고>
<응...>
<더러운손으로 약잡는것도 그렇고...>
<그렇네>
나미는 내옆에서서 손을씻기 시작했다.
두사람의 손과 손목에서 흐르는 오물로 검게변한물이 소용돌이를 이루며 배수구에
빨려들어간다
<마츠야상>
<응?>
<지금 약을 정리하면서 생각난건데... 이상하지, 모르는약이 많아>
<모르는약이라고?>
<왠지 본적도 없는약>
<보여줘>
나는 조금 흥미가 생겼다
<좀 기다려>
나미는 약상자에서 몇개의 약을 꺼냈다
<이런거>
나는 그중하나, 튜브식 약을 들어 라벨을 읽었다.
<크롤로마이센배합... 뭐야이거?>
뚜껑을열어 조금 누르니 하얀 크림약이 비어져나왔다.
<가려울때먹는건가>
그러나 그런약특유의 코를 찌르는듯한 냄새는 없다
라벨에는 이름이외에는 아무것도 쓰여져있지않다.
다른 튜브의 라벨을 읽었다.
<비타민E배합...사르파제>
갑자기 나미는 놀란 얼굴을했다
<그건, 베트남전쟁의...>
<고엽제! 어째서 고엽제에 비타민E가 배합된거지!>
라벨에 약효가 쓰여있다
<어쨌든 화상약인것같네... 잠깐 다른것도 줘봐>
호기심이 발동했다.
<국소의결저지제...헤파린... 어린소혈액유출물질. 이거 전부 케로이드약이야>
나의 지식이 아니다. 라벨에 써있다.
나미는 바닥에 구르는 약을 집어들어 뚜껑을 땄다.
<저, 이거봐. 색이 변해있어>
둥글고 평평한 작은 플라스틱용기다. 안에는 젤리형태의 약이 들어있다.
<이런색의 약은 처음봐... 확실히 별로 보지못한 약들뿐이군>
<그렇지?>
나미는 승리한듯한 얼굴을했다.
<하지만 뭔가 바르는약뿐이군. 그것도 전부 화상관계의...>
<누가 다친걸까?>
<하지만 이렇게 종류가 많다니... 뭐 좋아. 그것보다 이젠 정리하고 씻자>
<아, 잠깐 기다려 아직 저기에 하나 떨어져있어>
뚜껑이 열린 작은 차색의 유리병이 뒹굴고있다
<빈거 아니야?>
<으응. 뭔가 엷은 황색의... 이것도 바르는약일까>
남은양은 거의 없지만 엷은 황색의 약이 조금 남아있다. 병 표면에는 손으로 쓴
라벨이 붙어있지만 상당히 오래된종이라 너덜너덜하다
<아크리... 놀? 팅...이거 이렇게 읽는건가? 희미해서...>
<팅크유 아니야?>
<알고있어?>
<화상약이야 그것도>
<어떻게 알고있는거야?>
나미가 너무나도, 그것도 당연한얼굴로 말해서 나는 조금 놀랐다
<왜냐니, 옛날부터있는거잖아>
<정말인가, 아까의 고엽제처럼 틀린거아니야>
내가 고집스럽게 웃자 나미는 잡아채듯이 병을 들어올려 약상자에 담았다.
<믿지않아도좋아>
<아냐아냐 믿어>
...그렇다고해도 역시 화상약인가.
나는 머리를 갸우뚱하며 일어나 안쪽 유리문을 열었다.

희미한 청색타일이 펼쳐진 마루에 양식풍의 하얀 욕조가 놓여있다. 벽에도 타일이
붙어있지만 잘 보면 타일자체도 금투성이다.
커다란 저택에비하면 욕조는 작고 욕조에서 나와도 겨우 몸을 세울정도밖에는 되지
않는다.
...서양식은 이런가
<이래선 둘이 들어갈 수가 없잖아...>
<응? 뭐라고?>
<아니, 별로>
<혼자서 들어가기엔 충분해>
<듣고있었잖아>
나미도 욕실에 들어왔다
<이거 더운물 확실히 나오는걸까>
나는 샤워의 콕을 조금 돌렸다. 붉은물이 졸졸나온다. 차갑다
<이래서야...>
나는 포기하고 콕을 크게 돌렸다
그런데 잠시기다리니 물이 끓기시작해 동시에 증기도 솟아올랐다.
나는 떨어지는 물에 손을 담구었다.
<아아 이거 좋구만>
<어디어디>
나미도 손을 담궜다
나는 심술스럽게 바로 콕을 비틀어 물을 멈췄다.
나미는 가볍게 이쪽을 노려보고 세면대로 향했다.
<화났어?>
대답이없다
세면장에 돌아가자 나미는 세면대의 옆에걸린 타월을 집어든다
<이집 타월을 쓸거야?>
<상관없잖아, 닦고나서 말리면 똑같애>
그렇게 말하고 내옆을지나 욕실로 들어간다
<옷, 안벗어?>
<안에서 벗는게 당연하잖아!>
<아, 그렇지>
<그럼 먼저 들어갈테니...>
나미는 문을 닫았다
<어, 이거 문이 낡았어. 잘 안 닫히는데>
문틈이 기분나쁘게 덜그럭댄다
<왜 화내고있어. 괜찮잖아 그대로라도>
<하지만...>
얼굴을들어 무서운얼굴로 나를본다
<엿보지마>
<엿보지않아>
<절대로, 만약 엿보면 절교야!>
<네네>
결국 자물쇠는 걸리지않은채로 샤워를 하게되었다
나미가 타월을 걸어 옷을벗는것이 유리문 뒤에서 살짝 비친다.
...아아 나미가 건강해져서 잘됐어, 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같이 들어가도돼?>라고 물어보았다.
돌연 유리문저편에서 나미의 움직임이 뭠췄다.
이런 화가난걸까...
나는 어깨를 들썩이며 나미의 다음 반응을 기다렸다
그러자 잠시후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기다려>
<잠시 기다려줘>
그런가 역시 진흙을 흘려버려야 되는거군...
얼굴이 실룩거린다
샤워소리가 멈췄다.
잠시 기다리자 천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됐어>
나는 이이상 할수없을정도의 벙글벙글얼굴로 문을 열었다
<이야 설마...>
<들일리가 없잖아!>
얼굴에 물을 끼얹었다.
앞을보자 나미가 김속에서 귀신같이 서있다.
옷은 입은채로...
<또 한잔 어때?>
<...됐습니다>
나는 실망해 얼굴을 떨어뜨리고 세면대로 돌아왔다.
아아 세상은 쉽지않구만...
<갈아입을옷가지고올게>
그렇게 말하고 세면장을 나왔다.
나는 가방을 집고 한숨을쉬며 현관 홀을 바라보았다.
조용했다.
벽시계를 보지 바늘은 정확히 열시를 가리키고있었다
<이상한일만 일어나지만 어떻게는 무사히 아침이 되면...?!>
철컥, 철컥, 철컥,

...다시 갑옷의 소리가!
아까 갑옷이 있었을 자리를 보니 없어져있다.
소리는 세면대쪽에서다.
나는 복도로 돌아갔다.
갑옷은 보이지않고 소리만이 멀어져간다.
달렸다.
그렇지만 세면장 앞에 도착했을때 갑자기 안에서 나미의 비명이 들려왔다.
<꺄악!>
<무슨일이야 나미!>
나는 황급히 문을 열었다
앞을 타월로 감싸고 흠뻑젖은 나미가 몸에서 김을뿜으며 서있다
눈썹을 팔자로하고 울듯한 얼굴이었지만 나를 보자마자
<까-! 나가!>
황급히 뛰쳐나왔다.
<무슨일이야! 소리질러서 걱정했다구!>
나는 유리문너머로 말했다
<잠깐 기다려 옷 갈아입을테니>
<도데체 무슨일이야>
<열탕이야. 갑자기 뜨거운 물이 나왔어>
<뜨거운물-?>
<갑자기 샤워물이 뜨거워져서 멈추려고했더니 잡을수없을정도로 뜨거워져서...
거기 좁잖아. 어쩔수없이 뛰쳐나왔어>
역시 설비고장인가
<몸은 괜찮아? 화상은?>
<괜찮아. 곧 나갈테니>
<아, 갈아입을옷가방 여기에 둘게>
나는 유리문 앞에 가방을 놓았다.
문이 조금 열리더니 나미가 손을뻗었다
<됐어>
잠시후 나미가 말했다
안에 들어가니 열기가 대단했다.
뜨거운온기를 감싼 공기가 떠있다.
나미는 옷을 다 갈아입고 거울앞에서 머리를 말리고있었다.
볼이 홍조를 띄고있다.
<아까는 미안해>
<으응. 이제됐어>
나는 욕실의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직 샤워물이 나오고있어 만져보았다
<으악! 뜨거워>
<그렇지>
<조금만 늦었으면 대화상이었겠군... 아 그래! 어쩌면 그래서 화상약이 많은건가>
머리위에 전구가 번쩍했다.
<아아... 하지만 그러면 순서가 틀려. 보통은 욕실에 둔다구>
<...뭐 남의집일에 이러쿵저러쿵말하고싶지 않지만... 어쨌든 무사해서다행이야>
<하지만 어쩌지. 이래선 뜨거워서 샤워를 멈출수 없어. 이대로 틀어놓을수도 없고>
<응... 아 그래!>
뒤에있던 큰 기계가 생각났다.
위치로봐서 보일러일것이다
<잠깐 보일러실에 갔다올게>
<그런게 있어?>
<아까그런것같은 물건이 있었어. 잠깐 그걸 보고올게>
<괜찮아?>
<괜찮아. 곧 돌아올테니>
그렇게 말하고 나는 세면장을 나왔다.

BOOKMARK 5

어두운 복도를 빠져나간다.
뒤쪽 철문앞까지와서 나는 아까전 철갑옷의 소리를 생각해냈다.
설마 이쪽으로...
나는 침을 삼키며 문손잡이를 잡았다.
마음을 단단히먹고 문을 밀며 살짝 뒤로 물러났다.
...아무것도 없군
<후웃!>
비는 거의 그쳐있었다.
<가자>
나가 발을 내딛으려고 할 때 누군가가 뒤에서 내어깨를 잡았다.
<으힉!>
나미였다.
<놀랐잖아!>
나는 푸념을했다
<하지만 혼자선 무서운걸>
어리광부리는 목소리를낸다
<부탁이니까 갑자기 말을거는건 그만둬줘. 수명이 십년은 줄은 것 같다>
<하지만->
<알았어. 그럼 같이갈까?>
<또 더러워지는거야?>
<그럼 어쩔래!>
<그렇게 화내지마... 보일러실은 어디에있어?>
<자, 저쪽 욕실창에서 빛이나오니. 저쪽 앞에 무언가 지하실같은게 있어>
<가깝네>
<그렇지>
<그럼 여기있을래. 여기있을테니 빨리 갔다와>
<뭐냐. 가깝다고 말해놓고는... 같이가는거아냐?>
<더러워지는걸>
잘 보니 나미는 맨발이었다.
<아 그래, 알았습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나는 콘크리트 계단을 내려갔다.
<위험해지면 소리지를테니까 돌아와>
<뭐가 위험해져!>
나는 왼손으로 벽을짚고 걸어갔다
마른 잎들이 소리를낸다
그렇게가니 벽에 구멍이 뚫린듯한 입구가 나타났다.
어두운 돌계단을 내려가 나는 회중전등을 안에 비추었다.
어둠속에서 밋밋한 은색의 커다란 기계가 떠올랐다.
위에서는 금속제파이프가 몇개나 나와 벽이나 천장을 꿰뚫고있다.
<생각한대로군>
나는 회중전등으로 눈 앞의 계기류를 비추었다.
<뭐야 이거...>
온도계의 바늘은 이미 80도를 넘어있었다.
그리고 그 바늘은 아직도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아까는 아직 온도가 올라가기시작했으니까 다행이지 만약 이런 열탕이 나미에게
끼얹어졌다면...
등에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온도조절손잡이를 찾아낸 나는 또한번 놀랬다.
놀랍게도 100도에 설정되어있다.
그러고보니 소리가 이상하다
저택과 함께 보일러도 낡은것같다.
나는 온도조절 손잡이를 40도로 내렸다.
어쨌든 상태를 볼 수밖엔...

<어땠어?>
뒤로 돌아오니 나미가 물어보았다
<그게말이지, 열탕이었다구. 보일러온도조절계가 100도였어>
<뭐...!>
나미가 놀랬다.
<뭐, 바로나왔으니까 나미가 쓴건 50도정도였겠지만... 지금 몇도였을거같애?
80도였어 80도. 그 정도면 분명히 죽을거야>
나는 조금 떠들면서 저택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어째서 100까지... 뜨거워서 들어갈수없을텐데>
<뭐... 하지만 이젠 괜찮아. 40도로 바꾸어놨으니까 이젠 나아졌겠지>
<나 이제됐어, 무서워...>
<뭐 무리하게 권하진 않지만... 옷도 갈아입었고>
우리들은 세면장으로 돌아갔다.
<자, 정말로 내려갔나>
나는 욕실의 문을 열었다.
<우왓>
갑자기 고온의 열기가 얼굴에 끼쳐져왔다.
하얀 열기가 감돌아 마치 구름속같다
그러나 물의 온도는 이미 내려가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콕을 비틀었다.
<어쨌든 멈췄구나>
나미는 쿡 웃었다
<그런데 지금 몇실까?>
나는 아까본 벽시계를 생각해냈다
<그러니까, 확실히 10시를 지났을때였으니까... 어라? 나미 손목시계차고있었잖아?>
<그게 어딘가에 떨어뜨려버려서... 식당에 갔을때는 있었는데>
<그래... 뭐 나중에 같이 찾아보자구. 하지만...>
나는 일부러 약한얼굴을 했다.
<미안하지만 먼저 샤워해도 될까. 지금 열기에 감싸여서 너무 들어가고싶어서.
오분이면 나갈테니까. ...이제 열기도 없고>
<그렇게 진지하게 부탁하지않아도 돼... 아, 그래 그전에 좀 기다려>
나미는 욕실에 들어가자 젖은 폴로 셔츠와 짧은 바지를 짜면서 나왔다.
아까 나미가 들어갈때 입고있던것이다.
<여기 배수 나쁘지않아? 아까부터 전혀 물이 줄이않았는데>
나는 목욕실의 바닥을 보았다.
세면장보다 조금 낮지만 여기로 넘쳐흐를만큼 물이 차있다.
<막혔나?>
나는 안에 들어가 배수구를 찾았지만 그런것은 보이지않는다.
나는 욕조와 안쪽벽에있는 주먹 한개크기의 구멍을 위에서 들여다보았다
<게겍!>
바닥에 고인물속에 검고 긴 머리카락이 심해에 흔들리는 미역처럼 감겼다 풀렸다
하면서 떠있었다.
길이로봐서 나미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이게 원인인것같다.
어쩐지 사체가 생각나 기분이 나쁘다.
나는 조금 주저하면서 뒤로 눈을 돌리고 물 속으로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가늘고 긴 머리가 나의 손가락과 손을 감아든다
나는 몇십갠지 몇백갠지 한번에 잡히는것을 빼냈다.
어느부분은 하늘하늘 손바닥을 빠져나가는느낌이 들고 어느부분은 머리카락이
끊어지는 소리가 손목을통해 전해져온다.
잠시 잡아끄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힘을 주어 계속 당기자 머리카락이 두개로
나뉘어 예상이외로 많은 머리털이 수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젖은 머리카락은 생물처럼 흔들린다.
나는 이를 악물고 안을 나왔다.
나미는 내 손에 든 것을 보고 양손으로 입을 누르고 눈을 돌렸다.
무리도 아니다
진흙이나 오물들이 묻어 있어 더할것이다
나는 세면대의 아래에 놓인 휴지통에 그것을 던져버리고 왼쪽 벽의 종이 홀더에서
난폭하게 종이를 꺼내 손목에 묻은 머리카락을 떨어냈다.
<산발이라도 했었나보네...>
나는 기분나쁜것을 떨쳐버리기위해 일부러 그런말을했다.
겨우 뽑아낸 털 만으로 이정도로 물이 괼리는 없다.
나는 종이를 물에 흘리고 세면대의 앞에서 필요이상으로 손을 씻었다.
<어때, 아직도 쌓여있어?>
<점점 줄어들어>
잘됐다.
아직 머리카락이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가 들어가면 그걸로 좋다.
다시는 만지고싶지않았다.
<그럼 나 들어갈테니... 바로 나올테지만 만약 그 사이에 집사람이 돌아오면
미안하지만...>
<알았어>
나미는 세면대로 가서 내 옷을 씻었다.
문은 좀 힘을 주니 철컹 소리를 내며 닫혔다.
<뭐야 닫히잖아>
물은 아직 좀 뜨거웠지만 들어가지 못할 정도는 아닌다.
나는 옷을 바닥에 벗어두고 찰랑찰랑하는 물이 담긴 욕조에 발을 넣어 욕조에 몸을
담구었다.
<하아>
물을 잡아 얼굴을 씻고 크게 한숨을 지었다.
왠지 다시 살아난것같다
차라리 집의사람이 돌아오지 않으면 좋을텐데. 그러면 여기서 천천히 쉬고 내일
돌아갈텐데...
기분이 좋아지니 대담해진다
멋대로 생각해버렸다.
<그렇게는 안되겠지만...>
나는 샤워 콕을 틀었다
이제 그런 뜨거운물은 아니라 기분이 좋다
깜박 타올과 비누를 잊어버렸다.
나는 발에 묻은 오물을 손으로 털어버렸다.
물은 점점 차올라간다.
<양식은 이래야지>
남의 집을 멋대로 사용하고 좋을대로 말하고있다.
나는 이런 자신이 좋았다.
<슬슬 나가볼까>
나는 나미에서 들리도록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
하지만 세면장에서는 어떤 대답도 없다
나는 문을 두드렸다
<나간다>
그러나 대답이 없다
<이상하군. 어디로 가버렸나>
아, 그래
숨어서 또 놀래킬 생각이군
그렇게 생각한 나는 문에 손을대고 말했다
<거기 있는거 알고있어...>
그런데 열리지가 않는다
손가락만큼은 열렸지만 다시 닫혀버린다
<이봐, 이미 알고있다구 열어줘>
나미가 잡고있다고 생각한 나는 안에서 문을 두드리고 당겨보았다.
그러나 정말로 나미는 없어진듯하다
<아까 무리하게 닫았기때문인가...>
나는 문을 조금 들었다 놨다해보았지만 열리지는 않는다.
그때, 갑자기 샤워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급히 콕을 비틀어보았지만 이미 최대한으로 잠겨져있다
<설마...>
나쁜예감이 든다
<나미. 열어줘! 나미!>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대답은 없다.
아래를 보니 문의 레일에 츄잉검정도 크기의 금속이 있었다.
<뭐야 이건!>
그것이 버팀봉이 되어 문이 열리지않게 된것이다
아까 잘 닫히지않았던것도 이것이 원인이었을것이다.
<응->
손가락이 아플정도로 힘을 주어보았지만 무리였다.
<어째야 되는거냐!>
나는 창을 찾았지만 작아 나갈수는 없을것같다.
나쁜 예감은 적중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가 조금씩 올라가고있었다.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숨이 막혀. 더이상 참을수가 없다
나는 유리를 깨고 밖으로 나왔다
...잠깐 기다려
옷을 갈아입으니 무서운 상상이 머리를 스쳤다.
지금은 온도가 올라가는게 느렸으니 다행이지만 만약 아까 나미가 들어갔을때
완전히 문이 잠겼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미의 힘이 약하니까 문이 완전히 닫히지 않아서 다행이지...
혹은 내가 먼저 들어갔다면...!
나미가 걱정되었다.
<어쩌면 시계를 찾으러...>
난 식당으로 갔다.
그러나 나미의 모습은 없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안의 부엌까지 찾아보았지만 역시 없다.
<어디로 간거지?>
그때 하얀 옷이 복도를 스쳐갔다.
황급히 문에 얼굴을 향했지만 드레스 자락이 살짝 눈에 들어온 정도였다.
<누구지...?>
나는 서둘러 뒤를 쫓았지만 복도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상한데? 나미가 저런옷을 입었을리는 없고...>
생각없이 현관까지 와 버렸다.
<응!>
이층에서 무언가 이야기소리가 들린다
귀를 기울이자 사라졌다.
<이상하군... 지금 확실히 들린것 같았는데...>
나는 살짝 이층으로 올라갔다.
계단을 올라가니 복도 저편에서 이야기소리가 들려왔다.
가까이가니 소리가 확실해졌다.
젊은 남녀의 이야기 같다.
...집사람들이 돌아온걸까?
소리의 분위기도 밝은 느낌이다
기괴한 일들만 일어나지만 단지 내가 너무 지나치게 생각한걸까?
만약 그렇다면 멋대로 들어와 쓸데없는짓을 했다.
뭐라고 변명을 해야하지...
나는 복잡한 심경으로 방 앞까지 왔다.
어쨌든 사과하고 인사를 해야겠지.
나는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들었다.
순간, 회화가 멈췄다.
문이 조금 열린다
<앗>
알아차렸나?
나는 몸이 굳어 안에서 사람이 나타나는것을 기다렸다.
안에서 하얀 손이 보인다
여자다.
<저, 저어...>
엉겁결에 소리가 나왔다
돌연, 안의 사람이 몸을 당겼다
반대편도 숨을 죽이고있다.
다음순간, 그 안의 사람은 갑자기 사과를 해왔다
<죄, 죄송합니다. 저....>
<에엥?>
나미의 목소리다
<엣?>
<나미?>
<마츠야상?>

BOOKMARK 6

문을 활짝 여니 거기에 나미가 서있었다,
<뭐~야>
<모야...>
몸의 힘이 빠졌다.
<뭐하고있는거야. 난 집사람들이 돌아온줄 알았네>
<나도야. 이젠 놀래키지좀 마>
<왜 이런곳에있는거야? 욕실에없어서 걱정했구만...>
<들려 들어봐!>
나미는 뭔가 대단한 모험담을 말하려는듯이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
<아까 시계를 찾고 위에서 얘기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래서 분명히 집사람이 돌아왔
다고 생각하고...>
<나도야. 그래서 올라온건데>
<그게 말이지. 아하하>
나미는 웃으면서 나의 어깨를 쳤다.
<웃기다구, 들어봐봐>
<듣고있어>
<뭐였을거같애?>
<글쎄?>
<그게말이지, 들어봐!>
<그러니까 듣고있잖아!>
조금 안달이난다
<집사람인줄 알고 긴장해서 방문에 노크를 했거든>
<응>
<그런데 대답이 없는거야, 근데 얘기소리는 계속나길래...>
<그래서?>
<딱 열어봤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우후훗>
<웃지말고 빨리 말해!>
<아무도 없었어. 자, 뭐였을것같애?>
<적당히좀 하라구! 사람이 걱정하고있는데>
나는 소리를 높였다.
<아하하. 미안, 그게 말이지>
나미는 거기서 잠시 말을끊고 중대 뉴스를 발표하려는듯이 뜸을 들였다.
<라디오였어>
<라디오?>
<응, 저거>
나미는 방안에 있는 검은 라디오를 가리켰다.
<정말이네... 그럼 왜 바로 내려오지 않은거야. 난 걱정이 되서...>
<응, 그럴려고했는데...>
나미는 찬장위로 눈을 돌렸다.
서양풍의 여자아이 인형이 두개 올려져있다.
빨간 점퍼스커트를 입은 천인형으로 두개가 똑같다.
<이 인형 어디서 본 기억이 있어서...>
<이거?>
나는 인형을 집어들었다.
<잠깐 건네줘>
나미는 뭔가 매우 소중한것처럼 살짝 양손으로 인형을 받아들고 두개의 인형을
볼에 부볐다.
<우와아->
나미의 얼굴이 지금까지 본적없는 매우 안심한 표정이 되었다.
<왜그래?>
<왠지 그리운느낌이들어... 아이때로 돌아간 느낌>
<이런인형 아무래도 똑같은걸, 남자아이인 나로서는>
<틀려, 그런게 아니야. 특별한거야>
<흐음>
나미는 눈을 감고 멍해있다.
여자아이의 기분은 잘 알수가없다
<아아, 그것보다말이지, 아까사람그림자같은게 보였는데 이집사람이 아닐까>
<응?>
<아마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였던것 같은데...>
나미는 눈을 들었다.
아직 꿈을꾸고있는 느낌이다
<좀 신경이 쓰여서 내려가 조사해볼 생각인데...>
나는 출구로 향했다
<알았어>
나미는 팔을 뻗어 보물을 다루는듯이 살짝 인형을 원래 장소로 되돌려놓고
방을 나올때도 미련이 남는듯 인형에 손을 흔들었다.
<바이바이...>
<자아, 모험을 속행해볼까>
<응...>
아래로 내려와도 나미는 아직 좀 멍해있다
<이문이 의심스러운데>
현관 정면에 문이 있다.
어쩌면 하얀 드레스는 여기로 들어갔는지도 모른다.
나는 문을 열었다.
어둡고 좁고 긴 공간이 단지 안으로 이어져있을뿐이다.
<터널같구만>
돌이 드러난 벽에 촛대가 늘어서있다.
나는 회중전등을 켰다.
안에 문이 있다.
<저 문을 열면 말이지...>
나미가 중얼거렸다
<응>
<또 여기와 같은 현관이지. 그런데 시간만이 되돌아가는거야
<...?>
<이 복도는 과거로 돌아가는 터널인거야>
진지한얼굴이다
<무슨 말인지...>
나는 신경쓰지않고 밖으로 나갔다.
문은 셔터문이었다.
틈새에서 밖의 바람이 느껴지고 바닥은 축축히 젖어있다
<열면 현관이라구>
나는 문을 열었다.
<우왓!>
갑자기 뭔가 차가운 것이 힘없이 얼굴에 와 닿는다.
비에 젖은 덩굴이었다.
나는 덩굴을 털어내고 밖으로 나갔다.
거기는 바깥 정원으로 이어진 발코니였다.
아래는 나무로 된 발판이었지만 이미 몇년은 방치해둔모양인지 너덜너덜하다
중앙에는 나무 테이블이 하나, 그 주위에는 덱츄어가 셋, 각각 멋대로 방향을
잡고있다.
아래로 이어져있지만 지금은 덩굴이 달라붙어 도깨비저택의 입구같다
비는 이제 완전히 멎어 덩굴에 붙은 물방울이 얼굴과 어깨에 차갑게 닿는다.
<대단한 현관이군>
나는 비꼬았지만 나미에겐 들리지 않은듯하다
갑자기 나의 손을 잡으며 나미가 기둥을 가리켰다
<저거>
<응?>
<뭔가 빛나지않아?>
<정말이다...>
좁고 긴 그림자가 서있는듯이 보이는 그 기둥의 아래쪽에 노란색 희미한 빛이 보인다
불이 타고있는것도 전기적인 빛도 아니다
뭔가 미끈한 느낌의 평온한 빛이다.
우리들은 그 기둥 앞까지 걸어갔다.
<뭐야 야광물질이잖아>
손가락크기의 가로선이 조금 사이를 두고 아래위로 두개가 있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곳에...>
나는 허리를 굽혀 아래 가로선에 빛을 비추었다.
나무 기둥에 원래 발라져있던 페인트는 말라서 딱지같이 되어있었다.
야광염료는 그 위에서 일자형으로 가로질러 발라져있다.
그리고 잘 보니 나무기둥이 무언가로 긁힌듯한 상처가 나있다.
횡일자형으로 깊게 패인 상처로, 그 오른쪽에는 무언가 문자인듯한것도 새겨져있다.
<뭐지, 뭔가가 써있는데...>
나는 그것을 자세히 보았지만 오래된 염료가 울퉁불퉁하게 되어있어 판별이 어렵다.
<벗겨보면 알수있어>
나미는 그렇게 말하고는, 손톱으로 염료를 긁었다.
염료는 재미있을정도로 파삭파삭 벗겨져, 계속 보고있으니 나무기둥의 살이 드러났다.
-나미-
거기엔 그렇게 쓰여져있었다.
뱃속에 뭔가 검은것이 차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미는 그것을 본 순간 손가락을 멈추긴 했지만 다시 계속 긁기 시작했다.
<어, 어이... 나미>
뒤에서 어깨를 쳐봤지만, 나미는 그것을 무시하고 오직 염료만을 긁고있다.
결국 나미는 위의 형광물질이 발라진 곳에서 상하10센치에 걸쳐 오래된 염료를
거의 벗겨내버렸다.
일문자의 긁힌 상처는 조금 사이를 두고 상하로 두개씩, 합계 네개가 그려져있었다.
그리고 각각 그 옆에 나미, 나오미, 나오미, 나미라는 이름이 새겨져있었다.
천천히 나미를 돌아보았다.
표정이 굳어있다.
<타케쿠라베네>
*타케쿠라베 - 나무에 금을 그면서 키를 기록해놓는것
<응? 아, 아아. 그렇군...>
<나오미라니 누굴까>
<응?>
<나미는 나잖아. 그렇다면 나오미는...>
<어이, 무슨소리하고있어!>
나는 과장스럽게 나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집 아이의 이름 아냐. 너무 신경쓰지말라구>
<그럴까...>
<그래. 우연의 일치라구. 어떻게된거야. 나미답지않은데, 어두운얼굴로>
<그렇다면 좋겠지만... 저, 혹시 아까 말한 하얀 드레스의 그사람...>
<응?>
<나와 닮지 않았어?>
<...아, 아니 그것까지는...>
<그래...>
나미의 저 말은 뭐였을까.
조금 의문이 생긴다
<나미...>
나미는 타케쿠라베의 흔적을 열심히 보고있다.
안색이 좋지않다
어쨌든 여기에서 떨어지는게 좋을 것 같다.
<이봐, 이젠 들어가자구. 모처럼 목욕했는데 이슬로 또 젖어버리잖아
<하지만...>
아직 나미의 얼굴은 어둡다
나는 나미의 귀에대고 말했다.
<그러면 이번엔 둘이서 들어갈까?>
<바보...>
겨우 조금 웃었다.
<자, 가자!>
<응...>
나는 나미의 손을 잡고 셔터문을 향해 걸어나갔다
문을 나가기전에 돌아보니 어두운 발코니의 구석에서 남은 형광염료 얼룩이 남아있었다

<저 방을 조사해볼까...>
저택좌측에 아직 가본적없는 방이있다
나는 그쪽으로 발을 돌렸다.
<열릴까?>
나는 문 앞에 서서 노브를 당겼다.
<어둡네>
방 구석에 양초의 빛이 하나 보일뿐이다
앞의 벽에 붙은 스위치를 켰다.
빛이 들어왔다
천장의 샹데리아가 눈부시다.
<넓은데...>
<저거, 피아노아니야?>
나미는 방의 오른쪽을 가리켰다.
<정말이군, 피아노 홀인가>
우리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정면은 뒤쪽 정원을 향해 전면 유리문이 되어있다.
점심쯤이라면 여기에서 멋진 경치가 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어두운 유리가
거울처럼 방안을 투영하고 있을뿐이다
어느사이엔가 나미는 피아노 앞에서서 건반을 치고있었다.
<나미, 피아노 칠 수 있어?>
<칠 수 있을정도는 아니지만... 피아노 소리가 좋아>
<흠... 그건 무슨 곡이야?>
<모르겠어. 제목도, 누구의 곡인지도 몰라>
<누구한테 배운거야?>
<으응. 곡만 옛날부터 알고있는데 언제 들은건지는 전혀 생각나지 않아.
나로서도 이상하지만>
<뭐, 그런일도 있는거지>
갑자기 나미는 손을 멈추었다.
<왜 그래? 벌써 끝이야?>
나미는 나의 어깨 너머로 뒤를 보고있다
<저거...>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한장의 인물화가 걸려있었다.
기모노를 입은 삼십세전후의 여성으로 먼 산을 배경으로 편안히 긴 머리를 왼쪽
어깨에서 가슴으로 내리고 양손을 합쳐 야생풀같은 꽃을 가슴 앞으로 잡고있다.
<그림...이군>
<그런거야 당연한거야... 뭔가 모르겠어?>
나미는 도전적인 웃음을 띄웠다
나는 안달했다
유명한 사람의 그림인가?
그림은 전혀모른다.
<응... 앗! 이 꽃은 제절초...>
<응. 그러고보니 그렇긴 하지만... 그 이외에 뭔가...>
<음->
<나와 닮지 않았어?>
<응?!>
뜻밖의 말이었다
나는 다시 한번 천천히 그림의 여성을 보았다
처음엔 어디가 닮은건지 나미가 한 말은 잘 몰랐다.
화장 탓인지 옛날 느낌이고 그림 전체가 오래되기도 해서. 지금의 나미와는
그다지 닮지 않았다.
그런데 계속 보고 있으니 눈이나 턱선이 닮은건가, 하고 생각한 순간 한가지
사실은 눈치챘다.
나미는 목을 갸우뚱하며 웃을 때 조금 턱이 나오는 버릇이 있다
그때 얼굴 좌우의 밸런스도 깨져, 잘못하면 기묘한 표정이 된다.
그것은 잘못앉은 아기같이 불안한 표정이 되어, 나는 나미의 웃는 얼굴은 좋아하지만
나미가 미소를 지을때마다 가장 중요한것이 깨져버리는듯한 두려움마저도 든다
그리고 그림속의 여성의 그 웃음이 똑같은 위험함을 가지고있던것이다.
표면적인 것보다 오히려 그런 태도나 표정이 일치하는쪽이 나를 놀래켰다.
<전혀, 전혀 다른데>
그러나 나는 거짓말을 했다
기분을 나쁘게 하고싶지않았기때문이다
<그래애?>
나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목을 갸우뚱했다.

...똑같다!

나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하지만...하지만 나미... 이렇게 예쁘지않아>
나는 얼굴을 돌려 나미의 시선을 피했다.
<...어째서, 어째서 나는 추한거야!>
나미는 피아노를 치고 일어났다
<그런말하지않았어...>
<말했잖아 지금!>
<말하지않았어>
<말했어!>
나미는 입을 뾰족히하고 화를 낸다
지금의 얼굴은 전혀 닮지 않았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안심해서 그만 입이 움직였다
<...말했어>
<왜 웃는거야... 이젠 피아노 쳐주지 않을테니깐>
나미는 등을 돌렸다
그때 바람이 불었다
<앗, 안돼>

BOOKMARK 7

커튼이 흔들렸다고 생각하니, 피아노 위의 양초에 불이 옮아 붙어 앗하는사이에
앏은 커튼 전체에 퍼졌다
<캬앗!>
불타는 커튼이 나미의 얼굴에 뒤집어씌였다.
<나미!>
나는 황급히 커튼을 떼어냈다
커튼 레일에 달린 금속구가 차례차례 떨어져나간다
나는 불이붙은 커튼을 바닥에 던져버리고 발로 밟았다.
다른데 옮겨붙을새도 없이 어떻게 불은 꺼졌다.
<후- 위험해질 뻔했군. 나미, 괜찮아?>
대답이 없다
등을 돌리고 벽앞에 서있다
<왜 그래? 어디 화상이라도 입었어?>
내가 물어보니 나미는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천천히 끄덕였다.
<어디? 어디가?>
<얼굴을...>
<에엣!>
내가 놀라서 가까이가자 나미는 조용히 그림의 여성을 가리켰다.
커튼이 흔들릴때 열로 그림에 영향을 준것이, 마치 화상처럼 얼굴의 오른쪽이
그을려있었다.
<...아아 뭐야. 그런 의미였어. 깜짝놀랬잖아, 나는 또...>
나는 웃었지만 나미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댔다
<...어머니? ...언니?>
<언니?>
무슨 소린지 알수가없다
나미는 외동딸일텐데
내가 당황하고있으니 돌연 나미는 몸을 흔들며 출구로 뛰어나갔다.
<어디 가는거야!>
나는 나미의 손을 잡았다.
<놔줘! 그 미이라를 찾지않으면...>
<미이라? 미이라라면 그 휠체어의?>
<그래, 그러니까 놔줘!>
나미는 나의 손에서 떨어지려고 발광을 했다.
<정신차려 나미! 왜 그래!>
<놔!>
<놓을수 없어! 정신차리라고!>
나는 나미의 양 어깨를 강하게 붙잡고 정면으로 눈을 보았다
<어떻게 된거야? 설명을 해줘>
<나, 나... 옛날에 이 집에 있었어. 살았었어>
그런 얘기는 처음이다
<...옛날이라니, 언제?>
<모르겠어... 하지만 매우 어렸을때라는건 확실해. 어머니와 아버지와 그리고
언니도 함께...>
<언니라니... 나미는 혼자잖아?>
<으응. 언니가 있었어>
나미는 조용히 말했다
<어째서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던거야! 나는 그런 얘기...>
<숨긴게 아니야! 마츠야상에게 그런거 숨기지않아! 나도 지금 안거야.
지금 생각났다구!
...정말 충격이야. 어머니가 따로 있었다니... 그걸 지금 안거야. 지금 생각났다구>
입술이 흔들리고있다.
<미안... 숨겼다니, 그런말해서>
나는 사과했지만 믿기지않는 이야기다
우연히 들어온 저택에 나미가 살았었다니...
<하지만 나미... 나, 나미를 믿지못하는건 아니지만, 뭔가 틀린 거 아니야?
여기에와서 이상한 일들뿐이라 지쳐서 잘못생각한건...>
<으응. 그렇지않아>
나미는 머리를 흔들었다.
<조금이지만 점점 생각이나. 하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나, 나... 마츠야상!>
나미는 도움을 구하려는 눈으로 나를 올려보았다
<어쩌지? 그 미이라, 어머니나 언니 둘중 하나일거야. 나 어떡해야돼지?>
나는 할말을 잊었다
나미는 아래를 보며 떨고있었다.
<나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른건지도 몰라>
<돌이킬 수 없다니, 무엇을...>
<그게 생각이 나지않아, 하지만 분명히 했어. 무언가, 언니에게. 하지만, 하지만
그 무언가가 생각이 나지않아. 그 미이라를, 미이라를 찾지않으면...>
나미는 흔들거리며 복도로 나갔다.
<알았어 나미. 나도 도울게 그 미이라를 다시 한번 찾자. 함께>
나와 나미는 방을 나섰다.

홀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듯 조용하다.
<역시 이층부터 볼까?>
나는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나미는 저렇게 말하지만 그런 일이 있을리가 없다
자신의 이름을 보고 기분나쁜 일이 일어나서 조금 혼란스러워진것일 거다
저택을 한번 돌고 아무일도 없으면 소파에서라도 좀 쉬자
내일이 되면 모두 웃음거리가 되겠지
<자, 어느방부터 찾아볼까?>
이층 복도로 올라가 나는 뒤돌아보았다.
<얼레?>
나미가 없다
<어디로 간 거지? 아까까지 뒤에 있었을텐데...>
<먼저 간건가?>
나는 이층 복도의 안을 보았다
미이라가있던 방이 조금 열려 안에서 빛이 나오고있다
나는 방으로 다가갔다
문은 저절로 열렸다
나미?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나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 사람이 나오는것을 기다렸다
나미였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나미, 걱정했...>
돌연, 나미는 팔을 들어올리더니 나의 머리를 향해 은색으로 빛나는것을 내리쳤다
<우왓!>
겨우 그것을 피하니 나미는 빨개진얼굴로 휘청거리며 내 뒤를 쫓았다
나미가 손에 든 것은 렌치였다
<무슨짓이야 나미!>
내가 소리를 질러보았지만, 나미는 자세를 고쳐잡고 다시 내머리를 내려치려고한다
귀신같은 형상이다
<그만둬!>
나는 머리위로 손을 잡았다
하지만, 생각한것보단 힘이 약하다
잠시 우리들은 양손을 위로 올린채로 서있었다
그러나, 역시 여자의 힘인것이다
내가 질것처럼되자, 돌연 나미는 가지고있던 렌치를 나의 머리에 떨어뜨렸다
<앗!>
그것은 정확히 머리에 맞았다
내가 머리를 감싸쥐고있을때 나미는 복도를 날려나가고 있었다
<크으으...>
아픈곳을 살살 만져보았다
조금은 부어있지만 피는 나지않는다
<뭐, 뭐지... 도대체...>
바닥을보니 렌치와 함께 한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이 떨어져있었다
서로 부딪힐때 떨어진것인듯하다
주워들고보니 나와 나미가 둘이서 놀고있는것을 멀리서 찍은것이다
<언제 이런걸...>
나는 렌치도 줏었다
손잡이에 검테이프가 말려있고 거기에 마츠야라고 쓰여있다
<이것은 나의...>
차의 공구함에 넣어두었던게 틀림없다
나는 차의 사고를 생각해냈다
이 렌치를 갖고있다는것은 내 차가 가까운데 있다는것이다
브레이크 조정도 그 녀석이 했을 가능성이 크다
<설마 나미가?>
아니, 그런일은 있을수없어
나미도 사고의 피해자다
함께 목숨을 걸었던거다
거기다 이 사진은 나미에게 주었을리도 없다
<그럼, 어째서 나미가 이런것을...>
거기다 어째서 갑자기 나를 덮친것일까?
<어쨌든 찾지않으면...>
나는 나미가 달려간쪽을 향해 복도를 달려나갔다
물건소리가나는 방이있다
문을 열었다
<앗, 나미>
나미는 방 좌측구석에있는 서적대의 앞에서서 뭔가 조그마한 수첩같은것을 읽고있었다
내가 방에 들어가자 나미는 천천히 이쪽을 보았다
<마츠야상...>
<나미, 아까는 어째서...>
<이걸봐!>
나미는 읽고있던 수첩을 내밀었다
왠지 괴로운 표정이다
나는 아까의 일을 물을 기회를 잃고 그대로 수첩을 받아들었다
육아일기였다
안을 펼치니, 아이의 이름은 [나미] 라고 쓰여져있다
<이것도...>
나미는 육아일기를 또 한권 꺼냈다
이쪽엔 [나오미] 라고 쓰여져있다
생년월일은 둘다 똑같은 해, 똑같은 날이다
<...쌍둥이?!>
<나 역시, 역시...>
나미는 오므라드는 목소리로 그것만을 말하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방에서 달려나가버렸다
너무나 엄청난일로 나는 망연히 서있었다
역시 나미가 말한대로, 여기에 살던 것이다 언니가 있던것은 사실이었다?
<그럼, 아까는 나미가아닌, 언니 나오미...?>
쌍둥이라면 똑같다고해도 이상할건 없다
그럼 어째서?
어째서 나미의 언니가 차를 고장내고 나를 덮친것일까
뭔가 원한이라도 있었던걸까?
<그러고보니...>
욕실의 사건을 생각해냈다
그것도 나오미의 탓이라고한다면...
어째서 원한을 산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땠든 우리들에게 위해를 끼치려고하는
것은 틀림없다
나미가 걱정되었다
<나미!>
복도로 나가자 안쪽의 방문이 닫혀있었다
분명 나오미의 방이겠지
나는 그쪽을 향해 걸어나갔다
하지만, 문득 아래를 보니 젖은 발자국이 다른 방으로 이어져있다
그리고 안에서는 피아노 소리가...
나미는 도대체...
나는 피아노 홀로 향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나미는 피아노를 치고있었다
내가 들어온것도 모르는지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다
<나미>
가까이가서 말을 걸어보았지만, 대답도 하지않는다
<나미, 걱정했어. 이젠 좀 괜찮아?>
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러나 변함없이 무시하고 피아노를 계속치고있다
<나미!>
쾅!
조금 화가난 나는 손바닥으로 거세게 피아노 건반을 내리쳤다
나미는 나를 노려보았다
<너무하는군>
얼음같은 목소리다
<어째서 이런짓을하는거지?>
<아니, 그게, 나미...>
나는 갑자기 할말을 잃었다
<그손 치워>
<으, 으응...>
내가 건반에서 손을 떼니 나미는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마츠야상>
부드러운 목소리로 돌아왔다
<응?>
<미안해>
<뭐가?>
<이제 헤어져>
<응?>
<나는 여기에 남을래. 여기서 어머니와 가족 셋이서 살래. 이번엔 내가 피아노를
치고 어머니에게 들려줄차례>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이번엔 내차례라니...나미, 자기가 한 얘기가 무슨소린지 아는거야? 진심이야?>
<으응>
<계속 여기에 있을거야?>
<물론이야. 나는 그걸 위해서 여기에 온거야>
<여기에 왔다니... 이저택에 들어온건 우연이었잖아>
<그럼 이끌려온거라고 해둘게>
나미는 입주위에 웃음을 띄우고 즐거운듯이 손가락을 놀리고있다
나는 머리가 혼란해졌다
<마츠야상. 나오미와는 만났어?>
<어...>
<나의 언니. 나 아까 만났어. 거기서 모두 들었어. 역시 우리들은 쌍둥이였어.
그리고 옛날에 함께 이 집에서 살고있었어, 아버지와 어머니와 넷이서...>
<하지만말이지, 어렸을때 내가 일으킨 화재로 아버지는 돌아가셨어. 언니는 큰
화상을 입고, 어머니는 충격으로 드러누웠어. 거기다 어머니 혼자서는 두 딸을
키울 수 없어서 나는 남의집에 맡겨졌어>
<하지만, 나 겨우 돌아왔어. 여기서 드디어 가족 셋이서 살수있어>
나미는 기쁜얼굴을 하고있다
나는 오므라드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어째서 그럼 헤어지는거야? 진짜 가족이라고해도...>
나미는 목안에서 크크큿하는 웃음소리를 냈다
<'방해'가 되는거야>
<뭐...>
<당신이 방해가돼!>
나미는 이쪽을 쏘아보았다
나는 높은곳에서 떨어지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나미>
<나는 지금부터 어머니를 만나러 갈거야>
나미는 일어나 출구로 향했다
<비도 그쳤고, 이제 당신은 이 집에서 나가줘. 우리들의 방해를 할거라면
어떻게 되도 몰라>
<나미!>
소리질렀지만, 움직일수가 없다
문 앞에서 나미는 이쪽을 돌아보았다
<안녕>
그리고 문은 닫혔다
방에 남겨진 나는 잠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싸움도 했지만, 계속 친하게 지내왔는데, 갑자기 헤어지자니...
비록 지금 얘기가, 어머니와 언니의 얘기가 사실이라고해도 나미가 나를
방해꾼으로 생각하다니...
<믿을 수 없어...>
어쨌든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는 문을 열고 복도로 나왔다
이층의 복도를 걷자 나미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나미...>
나는 그것을 쫓아갔지만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지금것은 나오미가 아니었을까?
아까의 나미는 절대 나미라고는 생각할 수없다
모습은 그대로지만, 그 언제나의 귀여운 나미와는 전혀 다른사람같았다
<분명 그럴거야. 나미가 나와 헤어지자고 할 리가 없어... 그렇다면 나미는!>
나는 계단을 올라갔다
이층의 한 방의 문이 열려있다
<기다려!>
문이 닫혔다
계속 열리지않던 그 방이다
나는 문의 손잡이에 손을 뻗쳤다

파아앗!

돌연 문 틈에서 가스가 불어나와 내 얼굴을 감쌌다
<쿨럭! 쿨럭쿨럭!>
바로 얼굴을 감쌌지만 늦었다
나는 그 가스를 깊이 들이마셔버렸다
점점 의식이 멀어져간다
<나미...>
나는 흔들려가는 의식속에서 필사적으로 나미의 얼굴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것도 곧 희미해지더니 천장을 본것을 마지막으로 나의 의식이 끊어져버렸다

BOOKMARK 8

덥다
나는 사막을 걷고있었다
더워서 몸이 무너질듯하다
거기다 숨이막히다
서있을 수도 없게되어, 모래위에 누워버렸다
뜨거운 모래가 볼에 닿는다
<앗뜨거!>
눈이 뜨였다
눈 앞에 석유 스토브가 희미하게 보인다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눈을 뜨려고하니 머리속이 쿵쾅거린다
몸을 돌렸다
반대쪽에도 조금 떨어진곳에 스토브가 놓여있다
이상한 열기다
숨쉬기도 괴롭다
하지만 그 열기에 잠이 온다
왠지, 왠지 큰일이 있었던듯한 기분이 들지만, 생각이 나지않는다
<안돼... 졸려...>
잠이 덮쳐온다
무언가 중요한 일이... 그러니까 잠들면 안돼
잠들면 안돼...
잠들면...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점점 달콤한 암흑속으로빠져들어간다...

마츠야상...!

나미의 목소리다!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둘러보니 좁고 어두운 창고같은 방에 몇개인가의 스토브가 빨간 빛을 내뿜고있다
공기는 엷어 머리가 이상하다
출구를 찾으니 수미터정도 앞에 나무 문이 보였다
사이에는 천조각이 끼여있다
<안돼. 이대로는 곤란해!>
나는 일어나서 출구로 향했다
그러나 발이 엉켜 스토브를 넘어뜨렸다
스토브는 옆으로 넘어지고 나도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스토브는 불을뿜으며 타오른다
저 문만 열면...
<나무문이다, 부딪혀보면 어떻게든...>
그러나 일어나려고 해도 힘이 받지않는다
문까지 갈 수가 없다
의식이 흐릿해진다
여기서 죽는건가?
<나미...>
머릿속에 나미의 얼굴이 떠올랐다
<미안... 안되겠어. 움직일 수가 없어>
최후에 본 나미의 웃는 얼굴이 언제였더라?
테니스장, 차안에서...
<그래. 제절초의 얘기를 했었지...>
그래
나미가 슬프게 대답한다
<그런 얘기가 아니었으면 좋았을걸>
스토브는 검은 연기를 내기 시작한다
나미의 얼굴이 뱅글뱅글 돈다
숨이 막히는것도 시간문제다.

이제 이별이야
우리들 가족 셋이서 살아가겠어...
나미의 차가운 목소리가 머리에 울린다
<틀려! 그건 나미가 아니야, 나미가 그렇게 말할리가 없어. 그건 나오미다
그건 나오미였던거야...>
동생을 벤다...
<설마, 나미. 아니겠지. 셋이서 살아가는게 방해되니까 나를 죽이는건 아니겠지>
복수...
<그런 복수는 없겠지... 나미, 나 정말로, 정말로 좋아했었어>
스토브의 불이, 주위에 떨어져있는 나무에 옮아 붙었다
이젠 열로 숨을 쉴 수가 없다
<나미.,.. 정말로 이별이야?>
눈물이 나왔다
<안녕...>
나는 눈을 감았다

콰쾅!

갑자기 볼에 차가운 바람이 닿는다
차갑고 신선한 공기가 흘러들어오자 의식이 돌아왔다
앞을보니 문이 열려있다
일어설수있어!
나는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방 바깥은 돌계단이었다
어떻게 지하실에 갇힌듯하다
깊게 숨을 들이쉬니 전신에 힘이 모여들어온다
<나미, 곧 가겠어>
나는 돌계단을 뛰어올랐다
나무 문을 열자 서고가 나왔다
문 뒤편이 서고가 되어있다
<이런곳에...!>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미의 목소리다
나는 서고를 나왔다
<어머니, 이젠 먹지않아?>
식당문의 열쇠구멍으로 보니 테이블끝에 그 세사람이 앉아있었다
중앙에 앉은 미이라
그것을 양쪽에서 감싸는듯이 같은 드레스를 입고 같은 얼굴을 한 두 젊은
여자가 앉아있다
<그럼 와인은? 또 한잔 어때?>
양쪽이 미이라에게 와인을 권하고있다
같은 모습을 하고있지만, 나는 알 수 있다
힘을 잃고 묶여있는것이 나미.
그리고, 기쁜듯이 웃고있는것이 나오미다
나는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마츠야상...>
나오미가 놀란얼굴로 이쪽을 본다
<어디에 있었어? 나 찾았는데...>
<나미를 내놔>
<뭐?>
<나미를 내놔!>
<무슨소리야? 의미가...>
<거기에 묶여있는 나미를 내놓으라고 말하고있다>
<나미는 나야>
<아니, 나미는 이쪽이다>
<마츠야상...>
나오미는 나의 손을 잡아 나미의 앞에 세웠다
<내가 나미야. 그리고 이쪽이 나오미, 나의 언니>
<거짓말이야>
<거짓말이 아니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 아냐>
<거짓말이다!>
나는 절규했다
<마츠야상. 나를 못믿는거야? 아무리 쌍둥이라고해도...>
<틀려. 쌍둥이라도 나는 알수있어. 네놈은 나미가 아니야. 나미는 자신의 언니를
묶는 짓을 하지않아>
<어쩔수 없었다구!>
나오미는 나를 바라본다
다른건 알고있어도 나미와 같은 얼굴이다
나는 그만 얼굴을 피해버린다
<계속, 여기서 살아와서 슬펐잖아. 슬퍼진 나머지 머리가 이상해진건지도 몰라...
나를 보자마자 달아나지 못하게 하려고 칼을 휘둘렀어... 그래서 서로 싸우다가...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구!>
<거짓말이다! 너는 나미가 아니야!>
<마츠야상! 너무해!>
나오미는 슬픈 얼굴로 외친다
나는 순간 말을 흘렸다
<...그럼, 그럼 여기서 뭘하고있었어! 지금 여기서!>
나는 미이라를 쏘아보았다
<당신에게는 단순한 미이라로밖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하지만 이건 나의 어머니야,
그리고 이건 언니아. 지금까지 계속 슬픈 생각만 시켜와서... 지금의 내가
뭘 할 수있겠어? 이러고있는게 그렇게 이상해? 그렇게 이상한 일이야?>
나는 할말이 없어졌다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나서 나오미는 말을 시작했다
<아직 나를 믿지못하는거구나... 좋아, 증거가 있어. 우리들은 어렸을 때 화재를
원인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었어. 나오미에게는 그때 입은 화상의 흔적이 남아버렸어
앞머리를 들어보면 알 수 있을거야>
나는 힘을 잃은 나미의 얼굴에 손을 뻗쳤다
<잠깐 기다려!>
나오미는 테이블의 위의 나이프를 집고서 묶여진 나미의 포박을 풀었다
끈이 바닥에 떨어진다
<마츠야상이 그것을 확인한다는것은 나를 믿지않는다는거야. 만약, 그 앉아있는쪽에
화상이 있다면... 이제 우리들은, 끝이야>
나이프를 자신의 목에 갖다댄다
<자아, 보시라구. 마츠야상이 몰라줄 정도라면 살아도 소용이 없어. 화상의 흔적이
있던지 없던지, 당신이 나미라고 믿는것은 그쪽이잖아. 자 보라구!>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있다
나는 힘을 잃은 나미의 얼굴에 손을 갖다댔다
그러나 손이 떨린다
입속이 마른것을 눈치채면서 오른손을 천천히 나미의 앞머리와 이마 사이에
집어넣었다
그때, 머리속에 나미의 목소리가 울렸다

마츠야상, 위험해!

뒤를 돌아보니, 나오미가 손에 든 나이프를 나를 향해 내려치려고 하고있었다
나는 나미를 감싸고 바닥에 굴렀다
나오미는 기세넘치게 나이프를 찔러들어왔다
<나미! 눈을 떠! 일어나!>
나는 외쳤다
나오미가 넘어진 나의 위를 타고올라와 목에 손을 댄다
<나미! 일어나! 나미!>
나는 필사적으로 나오미의 손을 뿌리쳤다
나미는 아직 눈을뜨지않는다
<제길!>
나오미를 날려버리고 나미를 껴안아 출구를 향해 달렸다
<기다렸!>
복도에서 무언가가 폭발했다
<어라...나...>
나미가 눈을 떴다
<나미!>
<뭐야? 나 어떻게 된거야? 뭐야?>
<이유는 나중에 말할테니 어쨌든 뛰어!>
식당에서 나오자 서고의 앞 복도의 바닥아래서 불이 올라온다
<분명히 지하실의 불이 옮겨붙은거겠지...>
갑자기 머리에서 차가운 액체가 뿌려졌다.
올려다보니 천장에 설치된 스프링 쿨러가 작동하고있다

순간 불이 갑자기 더욱 거세게 타오른다
<틀려! 이거 물이 아니야! 가솔린이다!>
서고의 앞은 벽이고 천장이고 모두가 화염에 휩싸여있다
<도망치자!>
<우리들은 현관 홀로 뛰었다>
하지만, 현관의 문 앞도 불이 타오르고있다
<마츠야상!>
<나미, 잠시 기다리라구!>
나는 갑옷의 옆에 있는 도끼를 쥐고 수조를 향해 내리쳤다
안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와 바닥 가득히 퍼진다
<안돼! 이것도 물이 아니야!>
<나미, 도망치자!>
나는 나미를 주방으로 밀어넣었다
석유에 인화한 불이, 벽처럼 두사람을 막는다
<안되겠어, 나미! 너는 그쪽 복도로 도망쳐! 나는 이쪽에서 뒤로 나갈테니까!>
나는 현관정면의 문을 향해 달렸다
여기서 정원으로 나갈수있을것이다
<마츠야상!>
나미가 불 저편에서 외친다
<뭐야!>
<만약, 만약 무슨일이있어도 나를 잊지말아줘!>
나미는 복도를 달려가버렸다

무슨의미야?

나는 문을 열었다
뒤쪽 정원으로 나가 저택을 돌아보니 불은 벌써 이층까지 번져있었다
여기저기의 창문이 폭발하듯이 깨져, 거기에서 불이 얼굴을 내민다
<나미는...>
나미가 나와야할 문은 아직 닫혀있다
나는 뒤쪽 출구를 보고 달렸다
이상해, 이미 나와있을텐데...
주방의 창에서도 불이 뻗어나온다
설마, 연기에 휘말려서...!
욕실의 창을 곁눈으로 보고 뒤쪽 마당앞까지 왔다
콘크리트의 계단을 올라가니...
문으로 누군가가 끌듯이 나미가 나왔다
<나미!>
나는 마당에 쓰러질듯한 나미를 안았다
<나미, 정신차려!>
저택을 이제 여기저기에서 불이 뻗치고있었다
창 유리가 터지듯 깨어져간다
나는 나미를 업고 온실쪽으로 피했다
온실에 도착하니 나미는 지쳐있었다
나는 나미를 살짝 앉히고 귓가에 이름을 계속 불러주었다
<나미, 이제 괜찮아. 살았어>
이윽고 나미의 눈이 천천히 뜨였다
<나미. 잘됐어!>
나는 나미를 끌어안았다
그런데 나미는 고개를 흔들면서 앞이마를 들추어보였다

...이럴수가...
그렇다면...
뒤를 돌아보았다.
저택이 무너져내리고있었다
순간 나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츠야상!>




2000/12/31 00:58 2000/12/3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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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1231] RPG의 사기행각 - 상점편

RPG의 사기행각 - 상점편 제1부

여기서는 제목에 언급한대로 상점오야의 사기행각의 고발과 숨겨진 우라를 낱낱이 파헤쳐보고, 싶다.

(의문형인가..)

게임을 하다보면 한가지 이상하다고 느끼는게 있을텐데 그건 바로 ' 어디서나 물품의 가격이 똑같다' 는 점이다.

물론 생산자가 권장소비자가라도 정해놓았는지 모르지만 (꼬리표같은게 붙어있을수도..) 적어도 몇% DC 같은게 있을수도 있는것 아닌가?

번화한 마을이라면 조금 싸게 살 수도 있을텐데 단 1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는 여기서 상점조합의 존재를 생각해보게된다.

분명 게임상에 상점조합이라는게 존재한다거나 건물이 떡. 하고 있는것은 보지못했다.

그러나 분명 모든게임에서 같은물품이 어느곳에서나 똑같은 가격에 팔린다는것은 역시 암흑세계의 상점조합장이 각 상점주인에게 프렛샤- 를 준다고 할수가 있다.

숨겨진 마을이나 노점상의 상인도 예외는 없다. 그들은 '상점주인 찾기 레이더'를 소유하고있어 차원을 넘어 상점주인을 찾아 자기들이 정한 가격으로만 팔게하는것이다. 정말 놀라운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첫째, 조합장은 매우 코스모틱. 한 사람이라는것이다.

우주의 평화를 바라는 조합장은 전우주의 모든 물품의 가격을 통일할 야심을 지녔던것이다!

자기가 살고있는 세계에 그치지않고 다른행성, 혹성에까지도 그 레이더를 사용하는것이다. 찾아낸 상인에겐 예외없이 그 '질서의 철퇴'가 떨어지게 되는것.

둘째. 어쩌면 정신병자일수도...

하지만 도데체 뭐가 불만이길래 상인의 권리를 박탈하는것인가?(분명 조합장의 탈을 쓴 어두운 뚱땡이로 사료된다)

그 조합장이란자는 세라정신병동 203호실에서 항상 주위 히스테리한 상점주인들에세 고통을 너무받아 정신이 더욱 이상해지고 결국 상점주인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만이 남은 복수의화신 버서커- 가 되버린거다. (물론 신사답게 싸움은 하지 않는다)

셋째. 조합장은 매우 '나조'한 사람이다

'나조'한 사람이라면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맨 후자가 매우 설득력있게 생각된다(말이되냐..)


RPG의 사기행각 - 상점편 제2부


또 하나의 의문이 있다 어째서 상점주인은 귀중품을 처분할때 1원밖에 주지않는것인가? (게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살 수 있는 귀중품은 반 값은 쳐준다(이 문제에 관해서는 나중에 따로 얘기하기로 한다)

특히 이런경우는 비매품일 경우가 많은데 특정한 적을 물리쳤을때 얻을 수 밖에 없다던지, 특정 이벤트후 사라져야만하는 물품따위라던가, 이것들의 대.부.분.은 팔아도1원. 그나마도 아예 사지않는경우도 있다.

게다가 더욱 더럽고 치사한것은 그 팔았던 물건이 아까워서 다시 사려고하면 절대 내주지않는다는것이다.

찾으려고 가게를 폭파시켜도 절대 찾을 수 없다.

우리는 다시 여기서 조합장을 떠올리게 된다. 희귀물품 수집가이지만 구두쇠인 조합장은 초보모험자들의 실수를 항상 노리고있다. 상점주인을 교육시키는것이다.

여행자들이 귀중품을 팔러오면 무조건 이 돈 하나로 해결하라고 하면서 '1원가득 주머니' 를 준다(라고해봤자 주머니의 무게는 5Kg이상은 담을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주머니다. 동전 하나에 5g이라고 치고 그 크기를 계산해보면 200개 이상은 담을 수가 없다. 이런 한심한 주머니에 조합장은 $까지 새겨놓은 것이다. 물론 판박이 스티커로) 이 주머니는 그래도 쓸만해서 많은 생물들 사이에서 널리 애용되고있다. 조합장은 주머니판매로 올리는 이익도 짭잘하다고...

음 어쨌든, 귀중품을 팔러오면 상점주인은 판매대위에 물건을 올려놓고 정말 팔건지를 묻는다. 여기서 '네...' 라고 대답하지마자 상점주인은 잽싸게 물건을 집어 카운터밑의 물질전송장치로 던진다. 이게 곧바로 조합장에게 전송되기때문에 다시 찾으려고해도 찾을 수 없게되는 비참한 상태에 빠지게되는것이다.(조합장은 물리학에도 능통한것같다) 건수를 올리면 조합장에게 잘보이게되기때문에 상점주인은 더욱 필사적이 되고 전 시공간(全 時空間)에서 날라온 희귀물건은 조합장의 컬렉션- 에 들어가게 되고(다시말해 창고) 다시는 세상의 빛을 못 보게 봉인당해버린다.

역시 조합장은 나조한 캐릭이었던것인다.

그러나 걱장말라. 언제나 중심되는힘에 반대 세력은 있는법. 세상에는 '더 레지스탕스 상점주인 of 조합장' 이라는게 있어서 가끔씩 조합장의 컬렉션을 탈취해 파는 무레들이 있다.(물론 위험수당이 붙어 좀 비싸다)

생명의 위협으로 대부분 몸을 숨기고다니니 찾으려면 고생깨나 해야 할 것이다.

RPG의 사기행각 - 상점편 제3부

이번엔 물품을 팔 때의 상황에 대해 말해보기로 한다,

보통 중고물건을 팔 때 상점에서는 물품에 관계없이 반값을 쳐준다. 그게 아무리 오래되서 썩었던지 피범벅에 아주 걸레가 된 방패라고 해도 원가의 반값은 쳐주는 것이다. 매우 고마운일이 아닐 수 없지만 자세히보면 매우 불리한 상황이다. 보통 모험자들은 자기 무기나 방어구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항상 잘 닦고 연마해둔다. 무기나 방어구에 피가 묻으면 부식이되기때문에 항상 깨끗이 하지않으면 곤란하다(산성침이라든가가 묻으면 정말 처치곤란하다)

뭐 대부분 잘 처리하겠지만.

어쨌든 무기의 성능향상이 필요해 새 무기를 살 때 그 전까지 써오던 것들은 대부분 팔게된다. 이런 손때묻고 정든 무기를 팔아도 상점주인은 냉정한 얼굴로 "반값"을 선언한다. 이건 거의 암묵적인 규칙이기때문에 다들 알아서 넙죽 받아간다.

그러나! 웃기는건 사서 장착해보고 다시 되파려고해도(여러가지 이유로) 무조건 반값이라는것이다. 뭐 컴퓨터야 산날부터 중고라곤 하지만 이게 컴퓨터도 아니고 제 눈앞에서 한 번써본것 뿐인데 반값이라니... 정말 살기 팍팍하군.

아주 배짱장사다. 안팔면 말지라는 식이다. 손님은 왕이라느 말이 게임에서는 통하지 않는듯하다. 더 웃기는건 이 되판물건을 다시 사려고하면 제값을 받는다는거다. 새것뿐만이 아니라 사놓은 중고물건도 상점조합과 연계된 대장간등에 맡겨서 새것같이 만들어서 제값받고판다. 정말 싸가지바가지인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상점주인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마을에 상점한개!" 하는 조합장의 슬로건으로 독점이 되는것은 좋은데 경쟁상대가 없으니 왠지 헬렐레~ 해지고

독점이라고 해서 가격을 맘대로 정할 수도 없다. 게다가 조합장의 컬렉션- 을 위해서 항상 빠른 손놀림을 연마해두어야하며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말아야하는(할인을 막기위함이다) 철인8겹의 철면피에다가 알바생도 고용할 수없어 카운터 앞에서 그냥 하루를 꼬박 보내야한다(퇴근시간이야 있겠지만)

결국 조합장의 가격통일음모로 상점주인만 스트레스 만땅되는것이다.

우리는 이런 상점주인의 고뇌와 고통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것이다. 앞으로는 물품을 살때와 팔 때 상점주인의 노고를 한번싹

생각해보자. 그리고 묵념하자.

"...이런 미친.."


여기까지 읽어준 모든분에게 감사드리고 이 글이 생활의 활력소가 될...(리가 있냐 바보야)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마치기로한다.

지금까지 파헤쳐본 사실과 말도 안되는 억측을 조합해보면 결국 가장구린 우라는 조합장이었고 상점주인은 불쌍한인간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한심한 결론이다.

그리고 이 글은 '전형적 일본식RPG' 에 기초하여 쓰여진 글임을 밝혀둔다.(따지면 곤란해진다) 쓸데없이 반론을 전개하면 필자는 곤경에 처해버린다..

그럼 이것으로 상점주인 우라캐기의 장대한 대서사의 막을 내리기로 한다.


fin

2000/12/31 00:54 2000/12/3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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