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마셔보는 람빅. 람빅은 맥주효모를 인위적으로 넣어 양조하는 일반 맥주와 달리 공중에 떠 다니는 야생효모를 잡아 원료로 사용하는 독특한 맥주이다. 람빅이라는 이름은 벨기에 브뤼셀 근처에 있는 램비크에서 유래되었으며 람빅이라는 명칭은 브뤼셀에서 만들어지는 람빅에 한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만들어지는 람빅은 람빅 스타일이라고밖에 사용할 수 없다. 마치 필스너를 못써서 필스라는 명칭을 쓰는 것과 비슷한 경우.
람빅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오늘 마신 것은 람빅의 기본이 되는 괴즈(Geuze) 스타일. 괴즈는 만든지 얼마 안된 미숙성 람빅과 숙성된 람빅을 섞어 병속에서 다시 발효시키는 스타일로 보통 7:3 정도의 비율을 유지한다고 한다.
야생효모를 이용하므로 숙성이 오래걸리는데 좋은 람빅은 세번의 여름을 거친다고 하며 숙성이 오래 될 수록 특유의 신 맛이 더욱 진해진다고 한다. 오늘의 괴즈는 2007-2008 시즌 생산품.
맥아함유율이 54.1%로 낮으며 남는 부분을 밀이 점유하고 있는데 밀맥주는 아니지만 효모와 함께 뿌연 색감을 만들어낸다.
코르크 마개를 따자마자 와락 풍겨나오는 새콤한 과일향. 스파클링 와인을 떠올르게 하는 경쾌한 탄산의 소리와 잔 바닥에서부터 끝없이 올라오는 풍부한 기포. 거품은 조밀하지 않지만 아주 점도있게 말려올라온다.
일단 입에 대면 우선 강렬한 신 맛이 과일향과 함께 몰려오는데 맛이 화이트 와인에 상당히 닮아있다. 일단 신 맛에 놀란 혀가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진짜 람빅의 세계가 시작된다. 람빅은 신맛이 강한 것도 있지만 맛과 향이 아주 오묘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적은 양씩 한모금 단위로 마셔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맥주가 자유롭게 입속에서 뛰어놀고 나면 단맛이 입안을 닦아준 뒤 향긋한 향과 함께 깨끗하게 사라지며 마무리된다. 알콜 7%지만 알콜은 거의 인식되지 않는 아주아주 재밌는 맥주. 모르는 사람한테 커스터마이즈 된(부연 색 때문에)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이라고 하면 일단 믿을 정도로 맥주라고 믿어지지 않는 맛. 맛이 전형적이지 않은 트라피스트 맥주는 명함도 못내밀 정도로 특이하다.
*맥주 리뷰 사이트의 평가
http://beeradvocate.com/beer/profile/47/13159
http://www.ratebeer.com/beer/boon-oude-geuze/4631/
*괴즈 분 홈페이지
http://www.boon.be/?c=/bieren/oudegeuzeboon/&l=nl
*괴즈 위키
http://en.wikipedia.org/wiki/Gueu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