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네 나이에 그정도 액수의 돈을 수중에 가진 사람 별로 없다"
5개월넘짓 계속해 온 일을 끝마친 나에게 사장님이 하신 말씀.
그런데 웃기게도 나는 돈을 많이 버는 일에는 별 관심이 없다.
세상에 그렇게 벌어놓고 관심이 없을 수가 있냐고 말하신다면 할 말 없지만 이것은 필요최소요구에 의한 행위로, 아무렇게나 써 없애는 '용돈'으로서의 개념과는 거리가 먼 돈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면 부자가 되는 법을 설명해 놓은 책들도 많고 수많은 데이터와 미래예측에서 나온 결과로 돈버는 방법을 기술한 사이트도 많고 이렇게이렇게 하면 돈을 번다고 주구장창 썰을 풀어놓은 사람도 많고 하여튼 세상 모든 인구가 도데체 돈을 버는데에만 미쳐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 돈은 현대 문명사회의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는 요소이며 서비스를 많이 구입 할 수록 나의 생활은 편리해지고 더욱 수준 높은 삶을 살 수 있게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내 인생은 그리 편리할 필요도 없고 수준 높을 필요도 없다. 필요최소요구라고 말하고는 필요최소가 충족되면 더 높은 필요최소가 생기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긴 하지만 나의 필요최소는 정말 낮은 수준의 것이다. 지금 다니는 학교를 졸업하는 것. 그 이외의 다른 것은 필요없을뿐. 좋은 컴퓨터도, 좋은 차도, 좋은 집도, 좋은 서비스도.
그렇게 기를 쓰고 악다구니처럼 돈을 벌어야 한다면, 글쎄, 굳이 없어도 상관없다. 없어도 상관없고 정 필요하다면 돈없이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다 없으면 말면 된다. 굳이 나의 소중한 영혼을 깎아먹어가면서 돈을 벌어 그런 필요최소요구 - 사실은 전혀 필요'최소'도 아닌 - 를 채워야 할 필요성은, 전혀 느끼지도 않는다.
내가 번 돈은 사실 그리 큰 액수도 아니다. 여기서 랭귀지스쿨 학비대고 집값내고 한국에 돌아가서 빌어먹을 성균관대학교 2년 등록금 대면 끝이다. 사실 요걸로도 모자란다.
차라리 나는 돈을 버는 것보다는 잃지 않는 것에 관심이 있다. 적극적인 오펜스보다 확실한 수비쪽이라고나 할까.
얼마전에 외화정기예금쪽을 알아본 것도 자산을 불린다기 보다는 벌어놓은 돈을 환율하락으로 까먹지 않을 방법을 찾아보다 나온 결과로, 자산을 불리고 싶었으면 펀드에 가입을 하거나 아니면 카지노에 갔겠지. 사실 카지노는 돈을 '잃는' 곳이긴 하지만 말야(웃음)
우리가게 사장님은 부자다. 사람들이 흔히들 말하는 그런 '부자' 말이다. 아들에게 '그깟 페라리 사주면 그만' 이라고 하는 대사도 황당하고 돌릴 수 있는 자금이 몇백만불 단위임에도 불구하고 더 돈을 벌려고 또 엄청 커다란 프로젝트를 작성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옆에서 보면 '저렇게 살아서 돈 많아봤자 뭐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면서 파김치가 된 몰골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자신의 몸에 채찍질을 하며 멈추지도 못하고 달려가는 모습은 과히 보기 좋은 모습이 아니다.
'공격자제, 철벽수비'라는 건 사실 돈에 국한 된 것이 아닌, 내 인생 전체를 지배하는 개념중 하나이다. 내 모든 언동과 행위는 저 사상에 부분적으로 종속되며 그것은 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어쨌든 내 인생엔 돈이 별로 필요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돈을 벌어 뭘 사야지 뭘 사야지 하는 생각도 없다. 그래서 더더욱 돈을 버는 수많은 방법이 꼴사납게 여겨진다.
사실 '잃지 않는 것' 이라는 말에서 마저도 꿈틀거리는 검은욕심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돈을 버는것' 만큼 궁극적인 욕심의 끝을 나타내는 말은 없을 것이다. 말 자체에서 느껴지는 다크포-스는 날 너무 어지럽게 만들고 내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저 다크포스에 휘감겨 앞도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취하지 않는 것'
나는 과연 그 경지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되면 나는 아마 지리산으로 들어가야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마지않아 주시긴 하지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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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욕심이란게 그런거 아니겠어;;
어쨋거나 돈 많으면 좋고 말야. <-;;
자, 그렇다면 로또교에 들어라~